모두가 예술을 즐기는 세상을 꿈꾸는 스토리텔러, 오대우(심리 11) 동문 인터뷰
작성자 서강가젯(Sogang gazette)
작성일 2021.03.24 15:30:40
조회 1,444



  

 파란색의 비밀은 무엇일까? 바스키아 그림에는 왜 왕관이 많을까. 생각해 보지 못한 질문으로 시작해 예술 다방면의 이야기를 쉽고 친절하게 풀어내는 '널 위한 문화예술'은 2018년 혜성같이 등장해 3년차인 지금 20만 구독자를 달성했다. 그 사이 '예술의 이유'라는 두번째 채널이 개설되었고 유튜브뿐만이 아닌 다양한 온.오프라인 플랫폼에서도 '널 위한 문화예술'의 소식을 만나볼 수 있다. 그 뒤에는 (주)널 위한 문화예술의 대표 오대우 동문의 공이 혁혁하다. 서강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을 자산으로 미디어 스타트업을 설립해 더 많은 사람이 예술을 즐기고 이야기를 만드는 세계를 꿈꾸는 오대우 동문을 만나봤다.

  

  


▲ '널 위한 문화예술' 대표 오대우 동문(심리 11)

  

  

  

안녕하세요 대표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강대학교 심리학과 11학번 오대우라고 합니다. 저는 ‘널 위한 문화예술’이라는 문화예술 미디어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널 위한 문화예술’은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문화예술 이야기를 재미있고 친절하게 전달하는 콘텐츠들을 만드는 곳입니다. 시각예술 분야를 중심으로 문화예술을 주제로 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으며, 총 50만 명 정도의 독자분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서강대학교에 계셨습니다. 어떤 대학생 시절을 보내셨나요?


 원래 피디를 꿈꿨습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같이 예능과 교양적 요소가 적절히 섞인 음악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밴드 동아리에서 활동하다 보니 무대가 재미있고 무대 뒤가 궁금해 서강대학교에 있는 ‘메리홀’ 공연장의 조교로 일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과 ‘보름’이라는 단체를 결성해 만들고 싶은 영상을 처음 만들기 시작했고 SBS NEWS의 뉴미디어 채널 ‘스브스뉴스’의 인턴에 붙어 영상을 속성으로 배웠습니다. 되돌아보면 메리홀에서는 공연이라는 은유로 삶을 바라보는 방식과 알고리즘적 사고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배웠고, ‘스브스뉴스’에서는 콘텐츠를 보는 사람을 상상하며 콘텐츠를 구성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신문방송학과의 수업도 재미있었습니다. [미디어 기호학]은 콘텐츠를 깊게 볼 수 있는 시야를 길러준 과목이었고, [단편영화 제작]은 실무적으로 처음 영상을 다뤄본 수업으로 카메라를 들고 현장에 나가서 촬영을 해봤던 기억이 납니다. 한 번 듣고 나면 곱씹을 거리가 많이 나오는 좋은 강의를 들으며 순수학문에 가까이 다가가 보았던 경험이 사회에 나가보니 소중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경영학을 따로 전공하지는 않으셨습니다. 창업을 결심하신 계기가 있나요?


 처음에는 제작자의 입장으로 시작했습니다. 방송국에서의 경험은 콘텐츠를 만들 줄 안다면 굳이 소속되어 일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다만 어떤 콘텐츠를 만들지가 고민이었는데, 당시 근무하던 메리홀에 놓여 있던 [월간객석]이 힌트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쉽고 친절하게 다가가는 문화예술 미디어가 없으니 직접 만들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활동하던 단체, 보름의 방향성을 바꿔 문화예술계 시사 이슈를 다루는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았고 문화예술 미디어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가 있음을 재확인했습니다.

마침 인턴이 끝나가던 시점이라 기자님께 투자를 받아보라는 조언을 듣고 투자사를 알아보러 다니다 미디어 전문 투자사인 ‘메디아티’를 찾았습니다. 그 당시 계셨던 대표님이 문화예술 공론장을 만들고 싶다는 열정을 좋게 봐주셔서 인큐베이팅을 도와주셨습니다.. 이때 본격적으로 사업 모델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경영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널 위한 문화예술’이라는 팀네임을 만든 것도 이때입니다. 비즈니스 빌딩 과정에서 문화예술 지식 정보 컨텐츠라는 현재의 방향성을 찾게 되었고, 3~4개월 동안의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쳐 투자를 받고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널 위한 문화예술'의 로고

  

  


▲ ‘널 위한 문화예술’과 ‘예술의 이유’ 유튜브 채널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다양한 채널에서 '널 위한 문화예술'의 소식을 접해볼 수 있지요.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 '널 위한 문화예술'의 비즈니스 모델이 궁금합니다.


 막강한 IP(지식재산권)를 통해 강력한 브랜드가 되면 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무궁무진합니다. 한 분야를 선점했을 시 파급력은 더 거세지고요. 잘 만든 하나의 콘텐츠는 어느 플랫폼에든 통하며, 연관된 사업과 부가가치를 창출합니다. BBC와 디즈니가 그러하듯 말입니다.

'널 위한 문화예술' 또한 콘텐츠를 잘 만들어 여러가지 매체나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모든 플랫폼에서 가장 잘 다루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기 위해 먼저 콘텐츠 팀은 대상을 확실히 하고 그에 맞는 콘텐츠를 만듭니다. ‘널 위한 문화예술’의 경우에는, '전시 한 번 봐야 하는데'라고 입버릇처럼 말을 하는 사람을 주 고객으로 설정했으며, 그 대상의 페르소나를 고려해 예술에 대한 부채감이 있으나 여유가 없는, 혹은 새로운 취미를 찾고 싶은 이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온라인 콘텐츠를 유통 팀은 다양한 경로로 선보여 ‘널 위한 문화예술’의 브랜드 가치를 높입니다. 현재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 일분(1boon), 네이버 포스트 등에 콘텐츠를 유통하고 있으며, 오디오 형식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콘텐츠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이야기를 편하게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를 제공하는 ‘애프터 뮤지엄’ 등의 오프라인 콘텐츠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콘텐츠가 있다면 형식은 다양하게 변주할 수 있기에 지금도 많은 것들을 구상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널 위한 문화예술'의 콘텐츠는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제작 과정이 궁금합니다.


 제작은 기획-구성-편집 단계로 이루어지는데요, 콘텐츠에 따라 제작 기간은 천차만별이지만 기본적으로 3주 정도가 걸립니다. 편집 기간보다 구성에 시간을 더 들이는 편입니다. 하나의 대본을 쓸 때 보통 참조하는 글이나 책이 10권은 넘어가기도 하고요. 에디터 팀에서 자료 간 비교검증을 통해 팩트체크를 진행하지만, 논문마다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가끔 오류가 나기도 합니다. 다루는 범위가 다양해질수록 전문성이 필요해지는 것을 느껴, 자문단을 꾸려 팩트체크 과정을 도입하는 것이 이번 연도 하반기의 목표입니다.

스타트업의 프로덕트를 만드는 과정은 실험을 설계하고 검증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저희가 만드는 콘텐츠 또한 프로덕트라고 볼 수 있기에 사람들이 이 제품을 필요로 하는가, 여기서 매출이 발생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가를 실험을 통해서 검증해야 합니다. 검증을 포함한 모든 의사결정의 중심에 저희는 데이터를 둡니다. 이때 조회수나 구독자 수보다는 시청 지속 시간에 집중하는데, 그것이 콘텐츠의 재미를 반영하는 지표이기 때문이죠. 콘텐츠 제작을 위한 점검표를 만든 후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통해 저희의 방향성대로 가고 있는지 검증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구간에서 시청률이 내려간다면 문장의 길이나 디자인의 가독성 같은 요소를 조정하며 무엇이 문제인지 찾아보는 것입니다. 개인의 창조성에 의존하기보다 함께 정한 기준을 준수하며 균등한 콘텐츠를 꾸준히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널 위한 문화예술의 규칙입니다.

  

  

  

'널 위한 문화예술'의 지향점은 무엇인가요? 어떤 목표를 보고 나아가시는지 궁금합니다.


 세상에 더 많은 영감이 탄생하도록 하는 것이 널 위한 문화예술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우리나라에 위대한 예술가가 새롭게 탄생하고 누군가가 그에게 어떤 것이 처음 당신을 예술로 이끌었냐고 물어봤을 때, ‘널 위한 문화예술’이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러려면 저희가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들어야 하고 어디에나 존재해야 합니다. 예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미디어가 되어야죠. 그래서 당장의 목표는 ‘널 위한 문화예술’을 가장 친절하고 쉬운 콘텐츠로 만들고, 영상을 위주로 설계되어 온 지금의 콘텐츠 환경을 다방면으로 확장해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전시의 오디오 도슨트에 참여하거나 OTT 서비스에 입점하는 것이 예가 될 수 있겠네요.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 닿을 수 있도록요.

장기적으로는 수평 수직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습니다. 예술은 문화의 장벽을 넘어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글로벌 진출도 염두하고 있고, 현재는 고전 작가와 현대 작가들을 주로 다루고 있는데 동시대 작가분들까지 범위를 넓히고 싶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더 가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저희가 자료조사를 할 때도 100년 전에 BBC에서 마르셀 뒤샹을 인터뷰했던 걸 참고합니다. ‘널 위한 문화예술’ 또한 100년 뒤에 어느 세상에서 봐도 부끄럽지 않은 자료가 되는, 아카이빙의 가치를 되새기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널 위한 문화예술'도 '예술의 재미는 예술이 만드는 이야기다'라는 슬로건 아래 스토리텔링을 강점으로 하는 미디어고, 제가 만나본 대표님도 스토리텔링의 힘을 강조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유가 있으신가요?


 스토리텔링은 재미를 가져옵니다. 저를 미술에 매료시킨 것 역시 미술 안의 '이야기'였습니다. 그게 재미있었고 그래서 이 일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미디어의 역할은 암묵지를 명시지로 바꾸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려졌던 정보를 많은 사람이 쉽게 접할 수 있게 하고 싶어요. 그 과정에서 정보를 재미있게 전달하는 스토리텔링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스토리텔링을 잘하기 위해 정말 많은 이야기를 접하고 있습니다. 항상 소셜미디어에 접속해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표현하는 방식을 지켜보고 영상, 음성 콘텐츠를 즐깁니다. 가장 좋아하는 콘텐츠 중 하나는 1960년대에 디즈니가 만든 야구를 설명하는 애니메이션인데 그때부터 기획과 구성, 전달에 대해 고민했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큰 영감을 줘요. 콘텐츠 쪽의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콘텐츠가 본질적으로 어떤 데에서 재미가 있고 어떤 데에서 친절함이 있는지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건 많이 보는 데에서 오는 것 같고요.

  

  


▲ 왼쪽부터 ‘널 위한 문화예술’ 오대우 대표, 이지현 CCO, 이정우 에디터

  

  

  

그렇군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대표님의 꿈이 있으신가요?


 미래학적으로 노동이 사라지고 직업이 취미가 되는 시기가 올 거라 믿습니다. 그때 평생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봤더니 스토리텔링이었습니다. 저 역시 사업가보다는 스토리텔러로 남고 싶습니다. 이야기를 친절하고 재미있게 하는 사람, 특정 분야에 있어서는 최고의 스토리텔러로 기억되고 싶어요. 공영방송의 아홉 시 뉴스를 처음 만든 BBC의 존 리츠가 생각납니다. 그는 영국 국민의 교양 수준을 높여 영국을 세계에서 가장 교양 있는 나라로 만들려는 꿈을 꿨는데, 저는 교양이 충분히 쌓아지고 난 이후의 세계를 상상합니다. 그 세계에서 예술의 힘은 더 커져 있을 것이고, 사람들은 예술에 대해 더 자유롭게 말할 거에요. 그리고 예술이 자유롭게 말해질 수 있는 환경이라면 새로운 이야기는 얼마든지 만들어질 거라고 믿습니다.

  

  

 오대우 동문의 꿈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원대하고 컸다. 잠시 2021년은 '널 위한 문화예술'이 또 어떤 새로운 시도를 할지 기대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의 적극적인 행보가 더욱 널리 뻗어나기를 바라며, 좋은 콘텐츠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오대우 동문과 널 위한 문화예술의 미래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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