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을 넘어 세계로! 김영서 학생 (아텍 16) 뉴질랜드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하다
작성자 서강가젯(Sogang gazette)
작성일 2019.10.07 16:41:12
조회 3,467




            


▲ (왼쪽) 친구와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김영서 학생
많은 학생이 2, 3학년을 거치며 수많은 고민에 휩싸이고 이와 동시에 쉴 새 없이 밀려드는 학업과 과제로 괴로워하곤 한다. ‘아, 휴학하고 싶다.’ 3학년인 필자의 주변은 물론 필자 본인도 학기가 시작될 때부터 생각하는 것이다. 단순히 공부하기 싫어서 드는 마음은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나를 둘러싸고 얽혀있는 고민들, 해야 할 일들을 잠시 내려놓고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신호는 아닐까. 마찬가지로 ‘아, 휴학하고 싶다.’를 마음속으로 외치면서 교환학생을 떠나 여유를 찾고 소중한 경험을 안고 돌아온 김영서 학생(아텍 16)을 서강가젯이 만나보았다.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아트앤테크놀로지학과 16학번 김영서라고 합니다. 저는 지난 학기 뉴질랜드의 Victoria University of Wellington에서 교환 학기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 가장 설레는 순간, 교환학생을 떠나기 전

 



어떤 기준으로 교환 학교를 결정하셨나요?


사실 이 학교가 뉴질랜드에 있어서 가고 싶었던 건 아니었어요. 아텍 학부 학생들을 우선 선발하는 학교가 5개 정도 있었는데 커리큘럼이나 비용 등 여러 조건을 따져보니 뉴질랜드의 빅토리아 대학이 가장 좋을 것 같아서 1지망으로 신청했어요. 뉴질랜드에 갔다 온 사람들도 굉장히 좋다고 얘기했고 저도 마침 휴식이 필요한 기간이어서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고요. 또 빅토리아 대학이 마음에 들었던 점은 아텍 커리큘럼이 흔하지 않은 편인데 비슷하면서도 더 확장된 수업들이 열리고 있어서 수업을 선택할 수 있는 폭도 컸어요.



떠나기 전 기대했던 뉴질랜드는 어떤 모습이었나요?


제가 들었던 뉴질랜드는 치안이 좋고 안전한 곳이었어요. 그래서 생활 측면에서 걱정은 거의 안 했던 것 같아요. 오히려 너무 살기 좋은 곳이어서 한국에 안 돌아오고 싶으면 어떡해야 할 지 고민할 정도였어요. 그리고 친한 친구가 뉴질랜드에 갔다 와서 친구로부터 얘기도 많이 듣고 친구도 소개받는 등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가서 한 달도 되지 않아 남섬에 위치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테러가 일어났었어요. 남섬은 큰 도시인데 그런 사건이 일어나서 무섭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했어요. 현지인들도 뉴질랜드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놀라워하는 분위기였고요. 전반적으로 모두가 우울했던 시기였어요. 그때 한국에서 연락도 많이 받았고 제가 오히려 괜찮다고 안심시켰던 기억이 나요.



수업을 듣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야 하셨다고요.


제가 주로 들었던 디자인학부 수업은 사전에 포트폴리오 제출해야 수업을 들을 수 있었어요. 저는 저희 학과에서 했던 과제들이 가시적인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데 그렇게 어렵진 않았습니다. 평소에 했던 프로젝트들이나 학과 수업에서 했던 프로젝트들을 모아 영상, 사진, 디자인, 코딩, 3D, 영화 6개의 카테고리로 나눠서 정리하고 영어로 번역하는 정도로 준비했었습니다.

     

            



# 교환학기의 시작


그렇다면 빅토리아 대학에 대해서 소개해주시겠어요?


제가 다녀온 학교는 뉴질랜드의 수도인 웰링턴에 있는 Victoria University of Wellington이었어요. 캠퍼스는 경영수업과 법학 수업이 열리는 Pipitea, 건축과 디자인 수업이 열리는 Te Aro, 그리고 메인 캠퍼스 총 3개로 도시 전역에 퍼져 있었어요. 학교 중간중간에 기숙사가 있었고요. 재미있는 점은 웰링턴이라는 도시가 빅토리아 대학을 위한 도시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어딜 가나 빅토리아 대학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어요. 저는 디자인 학부 수업을 들어서 주로 Te Aro 캠퍼스에서 생활했습니다.

 

서강대는 캠퍼스 규모도 그렇고 학생사회도 그렇고 작고 좁은 느낌이에요. 그것도 그것대로의 장점이 있죠. 그래도 연세대나 고려대처럼 큰 대학교나 캠퍼스를 누려보는 것에 대해 환상이 있었는데 메인 캠퍼스가 되게 커서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캠퍼스가 커서 수업 중간에 옮겨 다니는 게 익숙지 않았지만, 학교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제공해서 크게 불편하지도 않았어요. 학교에서 수요일마다 채소나 과일 등을 판매하는 마켓이 열리거나 1년에 5번 정도 학생회 차원에서 쌀과 파스타면 등 기본적인 식품과 생필품들을 나눠줬는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정말 좋았던 점은 중간고사가 끝나고 2~3주 정도 동안 방학이 있어서 저는 그기간 동안 여행을 다녀왔어요. 방학이 3번 있는 느낌이랄까요?

               


학교를 선정하실 때부터 커리큘럼도 많이 고려하신 걸 보니 교환 학기에 있어 학업도 중요한 측면이었던 것 같아요. 혹시 기억에 남는 수업이 있다면 어떤 수업이었나요?


저는 미디어학부의 수업은 3개, 음대 수업은 1개를 들었는데 다 만족스러웠어요. 사실 저도 학업적인 면에서 크게 기대를 하고 간 건 아니었는데 예상외로 수업이 재미있었고 수업 방식도 저한테 잘 맞았어요. 그래서 아주 열심히 들었던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수업은 코딩 수업인데요, 아텍은 전공 선택으로 코딩 수업을 3~4개 정도 들어야 해요. 그런데 그 코딩 수업들이 한번도 안 배워봤거나 관심이 없는 친구들은 어려워하고 저도 한국에서 들을 때는 성적도 안 좋게 받았고 힘들었던 과목이라 영어로 듣더라도 교환 학교에서 비교적 부담 없이 들을 수 있겠지 해서 큰 기대 없이 신청했던 수업인데 제가 지금까지 들어온 대학 수업 중 가장 좋았던 수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서강대에서 수업을 들을 때는 막연하게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하라고 과제를 주셨어요. 기본적인 코딩 실력이 쌓여있지 않은 상태에서 무한한 창의성을 발휘하려니 머릿속에서 기획을 해도 코딩으로 구현해내지 못해서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았었어요. 그런데 그 수업에서는 창의성을 발휘하되 ‘창의적인 시계를 만들어라.’와 같이 아이디어의 경계를 정해줘서 부담이 훨씬 덜했고 차근차근 단계별로 배울 수 있었던 점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 수업에서 굉장히 보람 있었던 게 마지막으로 했던 프로젝트는 우수작을 뽑아서 웰링턴 시내에 있는 전광판에 전시해 주시는 거였는데 여기까지 와서 제가 한 프로젝트가 전시되면 정말 좋은 기회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굉장히 열심히 하기도 했고요. 마지막 프로젝트이다 보니 어려워서 제 실력을 완전히 발휘하진 못한 것 같지만 교수님께서 제가 교환학생인 것을 고려해주시고 전광판에 올려주셨어요. 전시될 때도 저는 다른 지역을 여행 중이어서 기록을 남길 수가 없었는데 교수님께서 직접 가셔서 기록 남겨서 보내주시기도 하셨어요. 정말 뿌듯했던 순간이었고 감사했어요.


한국보다 수업 규모는 큰데 개별적으로 신경 써주시고 배려를 해주시는 것도 좋았어요. 한국에서와 다르게 모르는 점, 막히는 점이 있으면 교수님에게 물어보고 도움을 받는 분위기가 훨씬 자연스러웠어요. 교수-학생의 관계라기보다 도와주시는 분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친근하고 편했어요.


또 모든 수업이 절대평가였던 게 제게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대학이든 사회든 항상 경쟁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야 했는데 거기서는 경쟁이 없고 내가 할 것을 스스로 하고, 교수님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아서 고쳐나가면 충분히 좋은 성적이 따라오더라고요. 한국에서는 항상 성적 때문에 필기하고 공부하는, 말 그대로 주객이 전도되었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곳에서는 진정한 공부를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뉴질랜드로 교환학생을 가면 이것만은 꼭 해야 한다는 게 있다면요?


저는 꼭 여행을 많이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뉴질랜드가 북섬과 남섬으로 나뉘어 있는데 웰링턴이 북섬과 남섬 중간에 있어서 여행하기 너무 좋은 위치일뿐더러 여행지가 정말 많아요. 한국인한테 알려진 관광지는 주로 남섬이 많은데 북섬도 갈 곳이 아주 많아요. 팁을 드리자면 뉴질랜드는 차가 있어야 움직이기 좋아요. 저도 운전을 할 줄 알아서 국제면허증을 가져가서 렌터카를 타고 다니려고 했는데 출국하는 날에 면허증을 받으려고 했더니 하필 공휴일이어서 받지 못한 채로 출국했어요. ‘운전 그냥 안 하지 뭐.’ 했는데 가서 너무 아쉬웠던 것 같아요. 교통이 좀 불편한 편이라서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할 때 버스가 거의 하루에 한 대씩밖에 다니지 않더라고요. 시간 조율도 어려웠고요.


여행하면서 제가 해 봤던 것 중 가장 재미있었던 건 세계 최초의 번지점프대에서 번지점프를 했던 것이에요. 뉴질랜드에는 그런 액티비티를 할 수 있는 곳이 많은데 한 번씩 해보는 것을 추천해요.



여행 다녀온 곳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어디였나요?


처음으로 여행 갔던 곳이 마틴버러라는 곳이에요. 친구랑 심심해서 일단 아무 데나 떠나자는 마음으로 갔는데 너무 좋아서 한 번 더 갔다 오기도 할 정도였어요. 마을 전체가 10~20개의 와인 농장으로 되어 있었고 와이너리 지도를 받아서 원하는 농장에 가서 와인 투어를 할 수 있는 마을이었는데 농장 간 간격이 자전거로 이동하기 딱 좋은 거리여서 자전거를 빌려서 와이너리에서 저렴하게 시음해보고 구경할 수 있었답니다. 저도 그곳에서 처음 와인을 알게 되었는데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고 여유로움 그 자체도 좋았어요. 그리고 저녁에 현지인들이 가는 펍에 우연히 갔는데 그 펍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동네 주민이고 서로 다 아는 사이인 거에요. 그런데 저희가 거기에 왔으니 얼마나 신기했겠어요. 저희를 낯설게 보셔서 처음에는 무서웠는데 얘기를 하다가 친해진 분이 저희가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시고는 차로 직접 데리고 다니면서 마을의 풍경들을 보여주셨어요. 처음에는 경계하기도 했지만 모르는 사람을 선뜻 태워서 구경시켜주셨던 게 정말 감사했고 마음 따뜻해지는 경험이었어요.    



한국과 문화적으로도 다른 점이 있었을 것 같아요.


한국과는 다르게 유흥이 많이 없었던 것 같아요. 주변 친구들한테 물어봐도 전체적으로 술도 별로 안 즐기는 분위기였고요. 대신 친구들이 집에 손님을 초대해서 홈 파티를 많이 했어요. 저도 홈 파티에 많이 가보고 싶었는데 현지인 친구는 많이 못 사귀어서 못 가본 게 아쉬웠어요. 또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고 밖을 보고 있으면 사람들과 “굿모닝” 하며 가볍게 인사하곤 했어요. 모르는 사이여도 웃으면서 안부를 묻는, 한국에서는 절대 없을 일이죠.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했지만, 점차 인사를 주고받으며 오늘 하루를 즐겁게 시작하게 해주는 힘을 얻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그런 면에서 한국이 좀 폐쇄적이라고 생각했죠. 수업에서도 옆자리 친구랑 인사하면서 친해지고 모르는 건 자연스럽게 물어봐도 되는 분위기였죠. 그랬던 기억을 안고 한국에서 복학했는데 다시 같은 수업 듣는 사람한테 말 걸기도 어렵고 어색하더라고요.



# 교환 학기 마무리하며 



교환학생을 마무리하는 과정은 어땠나요?


학교 관련해서 크게 해야 할 일은 없었어요. 그런데 힘들었던 건 거기서 만난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이었어요. 그렇게 많은 친구가 생길지도 몰랐고 저도 마음이 열리기까지 2~3개월이 걸리다 보니 집으로 돌아올 때가 다 돼서야 친구들과 정이 막 들었는데 헤어져야 했어요. 그래서 막바지에 친구들과 여행도 더 많이 가고 매일 같이 놀면서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했고 마음속으로는 헤어질 준비를 차차 했죠.


그리고 교환학생으로 보냈던 시간이 소중할 것 같아 블로그에 일기를 썼어요. 손으로 쓰는 것보다 블로그에 올리면 좋을 것 같아서 시작했고 저는 작심삼일인 편이라 하다가 중간에 그만둘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일요일마다 누워서 일주일을 돌아보면서 주 단위로 기록했어요. 조회 수가 생각보다 높게 나와서 더 신이 나서 열심히 쓰기도 했어요. 블로그가 많이 커서 한국에서도 유지하면 파워블로거가 되겠다고했는데 막상 돌아오니 그럴 여유가 없어 블로그 활동은 못 하는 중입니다. (웃음) 그리고 원래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같이 간 친구랑 서로 찍어주기도 많이 했어요. 저는 필름 카메라와 필름을 가져가서 그걸로 모두 기록했고 한국에 돌아와서 인화하고 지금은 일력을 만드는 중입니다. 판매할 생각도 하고 있는데 이렇게 기록해두길 잘 한 것 같아요.



교환학생을 갔다 오고 나서 어떤 점을 배우셨나요?


저는 지금까지 외국인 친구가 한 명도 없어서 제가 외국인이랑 친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있었어요. 외국인한테는 마음이 안 열릴 것 같고 속 깊은 얘기도 못 할 것 같았어요. 실제로 처음에도 친구 사귀는 게 가장 어려웠고요. 그런데 자연스럽게 시간이 흐르다 보니 룸메이트랑 친해졌고 영어가 비록 서툴러도 깊은 고민까지 통하더라고요. 언어만 다르지 생각이나 기분이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신기했어요. 또 외국인을 대하는 자신감도 생겼어요. 한국에서는 외국인과 내국인 나누는 게 되게 많은데 뉴질랜드에서는 그런 게 전혀 없고 다양성을 굉장히 존중하는 분위기였어요. 워낙 그 국민들 자체도 여러 인종이 살다 보니 굳이 나와 너를 외국인과 내국인으로 나누지 않는 거죠. 그 동안 제가 그렇게 살아왔던 걸 반성하게 되었어요.


그 외에도 말로 일일이 표현하긴 힘들지만 하나하나의 경험들과 일상들이 제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어요.



교환학생을 고민 중인 학우들에게 조언 부탁드릴게요.


제가 뉴질랜드에 갈 거라고 말하면 뭐가 유명한 곳이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많았어요. 뉴질랜드가 한국에 그렇게 잘 알려진 나라는 아니죠. 뉴질랜드라는 나라가 궁금한 분이나 자연이나 동물을 좋아하는 분들, 한국의 바쁜 사회에서 벗어나서 평화롭게 살고 싶은 분들에게 뉴질랜드에 다녀오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저도 원래 여유로운 성격은 아닌데 한창 3학년 1학기가 정신없이 끝나고 좀 쉬고 싶고 느낄 때, 휴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때 갔었고 결과적으로도 굉장히 만족스러웠어요.


굳이 조언하자면 가기 전 알바를 해서라도 돈을 많이 모아서 가라는 게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최고의 조언일 것 같아요. 가서 돈을 아끼노라고 하고 싶은 것을 못 하고 먹고 싶은 것을 못 먹고 오면 후회가 남고 아쉬울 거예요. 뉴질랜드는 물가가 비싼 편이어서 저도 매일 장을 봐와서 집에서 요리해 먹었고 외식을 많이 못 해봐서 아쉬워요. (웃음)



뉴질랜드 Victoria University of Wellington 교환학생 파견 정보 (2020년 1학기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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