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연극회와 신(新),방연극회 학생들의 이야기로 다시, 메리홀에서 연극은 계속된다
작성자 서강가젯(Sogang gazette)
작성일 2023.06.22 11:07:53
조회 1,223



  

 연극·극장·관객의 뜻으로 두루 쓰이는 단어 ‘Theater’의 어원은 그리스어 ‘theatron’, 즉 ‘관객석’을 의미한다. 특히 연극은 영화 등 다른 예술과 다르게 ‘관객을 앞에 두고’ 배우들이 몸을 움직여 극적 줄거리를 펼치는 예술이라는 뜻을 가진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인해 연극을 포함한 공연예술은 한동안 관객들을 만날 수 없었다. 이는 대학생들이 꾸려 나가는 연극 단체도 마찬가지였다. 수많은 공연 일정이 무산됐고, 사람들이 모이지 못한 단체는 힘을 잃고 사라져 가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 다시 메리홀 소극장으로 돌아와 연극 공연을 제작하는 두 교내 단체가 있다. 서강의 오랜 연극 역사와 전통을 이어 나가는 중앙 연극 동아리 ‘서강연극회’와 학부생들의 연극 의지를 되살리기 위해 새로 탄생한 ‘신,방연극회’의 이야기를 서강가젯이 담아보았다.

  

  

 # 서강의 유일무이 중앙 연극 동아리, 서강연극회

  

  

 ‘서강연극회’는 개교와 함께 창단되어 60여 년간 그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교내의 유일한 중앙 연극 동아리다. 특히 연극·영화 관련 전공학과가 개설돼 있지 않은 본교에서는 문화예술인의 산실 역할을 해온 단체이기도 하다. 1970~80년대에는 제대로 된 음향과 조명기구를 갖추지 못해 이를 어렵게 빌려 가며 공연을 이어갔고, 1980년대에는 당시 신군부의 검열을 피하고자 군인들이 잘 이해하지 못할 작품을 고르면서 연극을 진행했던 일화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그 오래된 역사를 엿볼 수 있다.


 또한 기성 연극과 차별화된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극을 고수해 온 서강연극회는 그동안 각종 상을 수상하며 문화예술계에서 그 입지를 인정받고 있다. 1979년 <쥬노와 공작>부터 1995년 <주말보내기>, 1999년 <매지컬 미스터리 LOVE 투어>, 2001년 , 2005년 <지하철의 연인들>, 2016년 까지 수많은 작품이 전국대학연극제, H-Star Festival 등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 2023 신입생 워크숍 공연

  

  

 서강연극회는 매년 3월과 9월 정기공연, 그리고 5월 신입생 워크숍을 진행한다. 그러나 2019년 이후 3년의 기간 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사람들이 모여 연습실에 모이거나 극장을 대관하는 것이 불가능해져, 모든 공연을 진행하지 못하는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연극을 이어 나가고자 하는 학생들의 의지는 강력했고, 팬데믹 상황 역시 점차 안정화됨에 따라 서강연극회는 작년 110회 정기공연 <슬립>으로 시작해 111회 정기공연 <필로우맨>을 거쳐 올해 9월에는 112회 정기 공연을 준비 중이다.

  


▲ 서강연극회 2023 신입생 워크숍 공연 < Page 1 : 깔깔 > 포스터

  

  

 특히 지난 6월 2일~3일에는 이번 연도 신입생 워크숍 공연인 이 메리홀 소극장에서 진행됐다. 은 '개구리는 뭔가 개구리다', '런어웨이', '감각손식물', '돌의 이름' 등 네 개의 단편 극으로 구성된 공연으로, 연극 제목처럼 "깔깔" 웃을 수 있는 가벼운 내용이 주를 이뤘다. 제목의 ‘Page 1’은 4년 만에 메리홀에서 올리는 신입생 워크숍인만큼 새로운 연극회의 첫 페이지가 되었으면 하는 점에서, ‘깔깔’은 총 46명의 다양한 개성(색’깔’)을 가진 공연진들이 만나 새로운 색’깔’을 만든다는 의미로 지어졌다.

  

  


▲ < Page 1 : 깔깔 > 공연 중인 서강연극회 학생들

  

  

 이번 공연은 4년 만에 메리홀 소극장에서 이뤄진 신입생 워크숍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작년에도 신입생 워크숍은 진행됐지만, 당시 코로나로 인한 동아리 활동 제한으로 인해 메리홀의 학생 대관 승인은 불발됐다. 때문에 외부 극장을 빌려 진행했지만 시설과 편의, 그리고 관객 확보까지 여러 면에서 아쉬움이 남았다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신입생 워크숍의 연출을 맡은 김성준(경영 18) 학우는 3~4년 단위로 사람들이 교체되는 동아리 특성상 인수인계가 정말 중요하지만 이를 진행하기 어려웠다며, “코로나 기간 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올해 다시 메리홀로 돌아온 것이 정말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메리홀은 연극 동아리에 있어 최고 수준의 극장”이라며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메리홀의 소중함을 언급하기도 했다.

  

  


▲ < Page 1 : 깔깔 > 공연이 끝난 후 서강연극회 학생들의 단체 사진

  

  

 # 서강인의 연극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며

  

  

 서강연극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동인(경제 18) 학우는 “60여 년간 이어져 온 공연마다 서강연극회는 숱한 땀방울을 흘렸고, 자신을 공연 속에 던져 넣으며 기쁨과 환희를 느꼈다”라며, “지금도 새로운 사람들과 또 다른 막을 열며 역사는 계속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버티면서 당연히 주어졌던 것들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느끼고, 다시 메리홀에서 공연을 올릴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게 되었다는 그동안의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역사와 전통이 있는 서강연극회의 현재 목표는 거창하지 않다. 최전선에서 동아리를 이끌어 가는 학생들이 열심히 준비하여 올린 공연이 좋은 경험과 추억으로 남도록 하는 것이 서강연극회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 < Page 1 : 깔깔 > 공연 연습 중인 서강연극회 학생들

  

  

 # 새롭게 재탄생한 지융미 연극학회, ‘신(新),방연극회’

  

  

 지식융합미디어대학(이하 ‘지융미’)의 연극학회는 올해 재창단되었다. 본래 지난 2020년, 기존 학부 내에 존재했던 두 연극단체인 ‘공상’과 ‘신방연극회’가 통합해 ‘아르스’라는 연극학회가 탄생했지만 창단 직후 찾아온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모든 공연 일정이 무산되었고, 끝내 해산되었다. 이에 아쉬움을 느낀 김성준(아텍 19) 학우는 올해 초 인원을 모아, 해산된 기존의 연극학회를 전신으로 삼은 ‘신,방연극회’를 창단했다. 그는 작년 미디어&엔터테인먼트전공 행사인 ‘미엔날레’에서 연극제작팀 소속으로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얻었다며 “지융미 전공생들이 다시금 예전처럼 메리홀에서 수준 높은 연극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생겼다”는 창단 이유를 밝혔다.


 연극학회를 표방하는 신(新),방연극회는 프로젝트 방식으로 공연을 진행한 기존의 신방연극회와는 차별화를 둔다. 이에 이름에도 쉼표를 추가해 새롭다는 의미의 ‘신(新)’을 강조했다. 그리고 매 학기마다 메리홀에서 정기 공연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첫 정기공연 <옥상자리 고래별>

  

  


▲ 신,방연극회 제1회 정기 공연 <옥상자리 고래별> 포스터

  

  

 지난 5월 17일~18일에는 첫 정기 공연인 <옥상자리 고래별>이 메리홀 소극장에서 이뤄졌다. <옥상자리 고래별>은 해방촌 언덕배기에 자리 잡은 한 다세대 주택 옥상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인물들의 만남, 그리고 일탈로 발생하는 일련의 해프닝을 다룬다. 또한 댄스와 노래 등 여러 오락적인 요소와 함께 평범한 청춘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예술성이 짙은 기성 연극과는 다르게, 오락성이 강하고 관객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극을 추구하는 신,방연극회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 <옥상자리 고래별> 공연 중인 신,방연극회 소속 학생들

  

  

 해당 공연에서 ‘이화’역의 배우를 맡은 서리라(아텍 22) 학우는 “대학에 다니면서 연극 무대에 서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며 “우연한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지만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또한 조명팀 소속으로 연출을 맡은 주민교(지융미 23) 학우는 “아직 새내기라 핵심적인 업무를 책임지고 한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선배님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며 “단순히 연극과 무대에 대한 갈망만 있던 상태에서 하나의 연극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있게 된 것에 뿌듯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 새로운 숨결로 메리홀을 채우다

  

  

 신,방연극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성준(아텍 19) 학우는 “30명이 넘는 인원이 속해 있는 단체를 이끄는 것이 처음이었고 정기 공연 역시 처음이다 보니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좋은 팀장들과 팀원들이 있었기에 공연을 성황리에 끝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특색 있는 연극을 통해 다른 중앙동아리 못지않은 단체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한 “10년 이상의 역사를 이어 온 지융미 연극학회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자랑스럽게 빛나길 바란다”는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이어서는 메리홀에서 매년 5월과 11월에 진행될 정기 공연에 학우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는 말을 덧붙였다.

  

  


▲ <옥상자리 고래별> 공연이 끝난 후 신,방연극회 소속 학생들의 단체사진

  

  

 적막만 흘렀던 메리홀 소극장이 다시금 북적이며 학생들의 웃음소리와 환호성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연극의 4요소인 관객, 배우, 무대, 희곡이 모두 돌아온 지금, 코로나로 위축된 연극문화가 다시 꽃피울 수 있기를. 서강의 연극 의지 또한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다시 활기를 띠며 이어지길 바란다

  

  

 



  

  

첨부파일
가젯2번 285X200.jpg 다운로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