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이라는 이름 아래서 피워낸 열정, 서강미술가회의 미술가들을 만나다.
작성자 서강가젯(Sogang gazette)
작성일 2022.01.25 11:10:26
조회 1,669



  

 서강대학교 교수 및 동문으로 구성된 서강미술가회가 지난 12월 22일부터 28일까지 서울시 중구 명동성당에 있는 갤러리 1898에서 제23회 서강미술가회 정기작품전을 개최하였다.

  

  


▲ 서강미술가회 제 23회 정기전 템플렛

  

  

 서강미술가회는 서강대 동문과 교수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예술단체이다. 지난 2007년부터 ‘피카소와 장자의 만남’을 기대하면서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작품 활동과 정기 전시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 서강미술가회 정기전은 다양한 주제가 다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동양화, 서양화, 수채화와 편화 그리고 그래픽이나 설치미술 등 회원들의 관심 분야에 따라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고 표현, 해석된다.


 회원들은 기업의 임원이나 교수 그리고 작가 등 다양한 직업에서 오는 각자의 체험을 토대로 삶의 영감을 표현하고 구성원들과 작품 주제를 서로 이야기한다. 상처와 기쁨, 성취와 상실 등 작품마다 담긴 개별상황을 전하며 예술을 통해 위로와 격려를 나눈다. 서강가젯이 작품전에 참여한 작가들을 만나, 그들의 인생과 작품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작가 차명희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작가 차명희

  

  

 차명희(서강대 신학대학원 가톨릭사회복지학, 석사 34학번, 박사 40학번)
#서강대학교 생명문화연구소 전임연구원 #사람에 대한 애정을 통해 철학적 질문에 답변을 구하는 예술가.


"서강미술가회를 통해 서강가족과 함께 한다는 것에 만족합니다. 여러분과도 함께 미술을 통하여 교류하고 싶습니다. 문이 활짝 열려 있으니 두드려 주십시오."

  

  

  

예술에 관심을 두고 서강미술가회에 가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예술에 관한 관심은 ‘접근성’이 높은 상황에서 비롯하였습니다. 동생들과 친구가 미술과 관련된 직업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계속 예술에 관심을 가지다가 도서관 옆 갤러리에 ‘서강미술가전시회’를 관람한 적이 있습니다. 서강 선배님들의 정성이 깃든 작품들을 접하며, 혹시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내어 문을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선배님들께서는 환대로 응답하셨고요.

  

  

  

이번에 출품하시게 된 작품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와 ‘삶의 자리’는 선배님께 어떤 의미일까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톨스토이의 단편소설)’는 저의 주된 성찰의 주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랫동안 “너는 잘살고 있나”라는 질문에 답을 구해왔습니다. 소설의 답은 ‘사랑’이었지만 저는 사랑을 실천함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러하기에 사랑 하나를 캔버스에 붙여놓고 그것을 보며 “나는 잘살고 있나”를 자주 물으려고 합니다.


 두 번째 그림은 ‘삶의 자리’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원래 이 작품은 이름이 없었어요, 그러다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이죠. 이름을 붙이게 된 계기는 사회복지 현장에서 만난 위기의 청소년들이 떠오르네요. 이들에겐 이름이 없었어요.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안과 밖이라는 경계를 우리 사회가 만들었을 뿐이었죠. 이들에게 이름을 찾게 해주는 일, 그들의 삶의 자리를 찾게 해주는 일이 아닐까요? 그리하여 삶의 자리라는 이름을 붙여 보았습니다.

  

  

  

선배님에게 서강미술가회란 어떤 곳인가요?


 저는 공생(共生)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어떻게 하면 함께 잘 살아갈 수 있을까요? 제가 찾은 답은 함께 ‘기쁘게’ 사는 것입니다. 서강미술가회의 동문들과 함께 나만의 작품을 기쁘게 창작하며 ‘자기류’로 자아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서강미술가회는 하나의 울타리로서 저를 지지해주고 있습니다.

  

  


별들의 침대, 작가 한경희


▲ 별들의 침대, 작가 한경희

  

  

 한경희(영어영문 전공, 신문방송 부전공 84학번)
#기업 전략&마케팅 컨설턴트 #삶의 굴곡에서 피어난 가장 아름다운 꽃


"예술은 욕망과 결핍, 상실, 절실함, 치유, 행복, 사랑 등 잊혔거나 억압된 인간의 감성을 깨워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하고 행위로서 그 과정을 통해 인간과 삶에 대한 깊은 사유와 성찰을 하게 해주는 생명 에너지입니다."

  

  

  

선배님께서는 서강대학교 재학 중에도 강미반에서 그림을 그리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꾸준히 미술에 관심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그림을 그리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미술반 활동을 해왔고 미술대학 입시를 꿈꾸다 부모님의 반대로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을 나의 의지와 계획에 의해 선택하지 못했다는 자책과 후회로 많은 시간을 허비하던 중 내 삶은 내가 주체가 되어 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생각의 실현 중의 하나가 강미반 활동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강미반은 외롭고 힘든 대학 생활을 지탱해 준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선배님께서는 영문학과를 졸업하시고 조각가협회와 일하시는 등 예술과 연관된 커리어를 이어가시게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커리어를 이어나가셨는지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은퇴 후 아파트 커뮤니티 공간에서 화실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시에서 운영하는 아트센터의 크로키 및 사군자 클래스에도 등록하여 잊었던 그림에 대한 열정을 끄집어내었던 것 같습니다. 거기서 만난 크로키 선생님과의 인연으로 아트 관련 인터넷 방송 진행을 잠시나마 하게 되었고 그것이 또 다른 계기가 되어 (사)조각가 협회 주최의 [서울 국제 조각 페스타] 홍보 관련 일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또, 제가 창업을 하기 전까지 강미반 선배님(서강대 이기진 물리학과 교수)이 운영하시는 갤러리에서 초대 개인전을 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진정되는 즈음에 두 번째 개인전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출품하신 작품 ‘별들의 침대’와 ‘바람의 노래’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일단 사용한 주재료는 한지, 모래, 모델링 페이스트와 아크릴 물감입니다. 꽃은 한지에 염색을 하고 다양한 크기와 색깔의 꽃의 모양을 입체감 있게 만들어 건조해 콜라주 기법으로 작업했습니다.


 별들의 침대는 은퇴 후 어느 날 읽은 영시의 한 대목인데 그 표현이 너무 낭만적이어서 언젠가 그림으로 꼭 표현을 해 봐야지 하고 마음먹었었습니다. 밤하늘 다양한 감성과 감정, 이야기를 가진 많은 별의 안락한 침대가 되어주는 정원의 예쁜 꽃 들을 표현한 것입니다. 바람의 노래는 가을 황금빛 들판에 피어난 코스모스 꽃잎들을 가볍게 흔들며 한번 품어주고 떠나는 바람의 자유로움을, 시크함을, 그러나 따뜻하고 부드러운 사랑의 메시지를 보내고 떠나는 바람의 소리를 바람의 노래로 표현한 것입니다.

  

  

  

선배님에게 서강미술가회란 어떤 의미일까요?


 물 또는 기름과 같은 존재?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물감이 필요하고 물감에 적당한 농도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물이나 기름이 필요한데 바로 인생이 물감이라고 하면 서강 미술가 회는 물 또는 기름이 되겠지요. (웃음)

  

  


행복, 작가 권영순


▲ 행복, 작가 권영순

  

  

 권영순(화학전공 65학번)
#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 #소박한 행복을 전달하는 그림 바라기


"저는 영원히 그림 취미생입니다."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와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2006년쯤 친구(영문, 65학번)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몇 달 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함께 하지 않겠느냐고. 그림에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화실에 나가 연필 스케치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화실을 옮겨 지금의 화실 선생님과 화우들을 만나게 되었죠. 그 사이 완성된 유화작품이 모여 퇴직 때는 퇴임식 대신 퇴임 전시(2010년 5월, 정동 가톨릭 여성 연구원갤러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어느 날부터인가 그림일기를 쓰기 시작해 「그리움, 그림이 되다」라는 두 권의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선배님 이번에 출품하시게 된 작품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2021년 봄날 코로나 백신을 맞으러 고양 체육관에 갔습니다. 주사를 맞고 데리러 올 사람을 기다리며 공원을 거닐고 있는데 네잎클로버가 눈에 띄었어요. 행운을 가져온다고 해 모두가 좋아하는 네잎클로버잖아요. 클로버들을 핸드폰으로 이리저리 찍고 클로버 사진도 검색하며 네잎클로버 유화작품들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4S 캠퍼스 중심에 네잎클로버를 배치하고 그리기 시작하였습니다. 12월까지 크고 작은 클로버들을 다양하게 배치하고 클로버밭을 그리는 동안 하나하나 바라보며 함께 하다 보니 행복을 느꼈어요. 작은 잎은 사랑, 그 잎이 세 개 모여 행복이 되고 그 속에서 행운의 클로버, 내게는 은총인 네잎클로버가 선물같이 피어나 다양한 풀꽃들과 어울려 지내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특히 50호 그림에는 날아가는 민들레 홀씨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그려 넣었습니다.

  

  

  

선배님에게 서강미술가회란 어떤 의미일까요?


 서강미술가회에 가입한 지 10년, 해마다 명동성당 갤러리 1898에서 서강미술가회 전시에 참여하며 많은 사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습니다. ‘서강’이란 정다운 이름을 간직할 수 있게 해주는 미술가 회원님들, 다양한 그림을 그리며 전시 때마다 자기 그림 소개를 통해 서로 간의 삶의 여정을 나누고 있어요. 65년간 이어온 서강과의 인연이 그림과 전시를 통해 그 뿌리를 간직하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그저 이 모든 것에 감사할 뿐입니다.

  

  


▲ 서강미술가회 전시회 전경

  

  

 각자의 자리에서 미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만난 사람들. 각자 다른 위치에서 다른 인생을 그려내고 있어도 그들은 미술에 대한 열정으로 하나 되고 있었다. 따뜻한 서강이라는 인연 아래에서 그들의 열정이 계속되기를 서강미술가회의 활동을 서강가젯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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