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을 살리면서도 양국 대학의 장점을 흡수해 교류하다, 일반대학원 불어불문학과 리옹2대학 이중학위 과정 졸업을 앞두고
작성자 서강가젯(Sogang gazette)
작성일 2021.07.29 13:39:55
조회 3,073



  

 “결국 교류가 중요합니다. 공부를 혼자 한다고 생각하지만 혼자 할 수 없어요.” 문과대학에서 추진해온 국제화가 결실을 맺었다. 서강대와 프랑스 리옹2대학이 학문적 신뢰를 토대로 만든 이중학위 과정의 첫 졸업생이 나온다. 두 나라의 지식과 문화를 모두 흡수할 수 있는 기회를 직접 만들고 이를 위해 하나부터 열까지 체계도 새로이 창조했다. 경험의 범위를 넓힌 그들의 발자취를 서강가젯이 따라가보았다.

  

  


▲ 왼쪽부터 이올기(프문 15, 불어불문학 석사 18), 전종호 교수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전종호   불어불문학과 전종호 교수입니다. 프랑스 18세기 문학과 지성사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올기   8월에 서강대 불어불문학과 석사 졸업예정인 이올기입니다. 전종호 교수님 밑에서 18세기 문화와 프랑스 계몽주의 작가인 볼테르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일반대학원 불어불문과에서 리옹2대학 이중학위 프로그램을 졸업하신 소감 그리고 과정을 지도하신 소감 부탁드립니다.


이올기   3년의 긴 과정이었기에, 레이스가 하나 끝난 기분입니다. 특히 논문 쓰는 것만 해도 1년을 꼬박 썼는데 제 나이에 1년짜리 프로젝트를 혼자서 완수할 일이 잘 없잖아요. 그 점이 제일 소회가 남다릅니다. 그리고 전종호 교수님께서 지도해주신 덕분에 유의미한 연구 결과가 나와서 다행스럽습니다.

전종호   실은 이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이수해야 할 과목도 많았고, 논문도 프랑스어로 쓰고 논문심사에 프랑스 교수님도 참여하여 프랑스어로 이루어졌습니다. 이올기 학생이 우수하게 좋은 논문을 쓰고 잘 마무리되어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또한 이중학위 과정을 만들어도 좋은 학생이 있어야 합니다. 좋은 학생들이 와서 배출된 것에 대해서 리옹2대학과 우리학교 모두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도 이런 학생들이 나오길 바랍니다.

  

  

  

서강대 대학원 불어불문학과와 프랑스 리옹2대학의 이중학위 과정이 어떤 취지나 목표로 생기게 되었나요?


전종호   2007년부터 리옹2대학과 학술교류를 시작했고, 오랜 시간 이어온 결실이 맺어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서강대 불어불문학과의 여러 교수님들 간에 학과의 교육과 연구를 국제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는 공통된 의견이 있었고, 이를 위해 프랑스 유수 대학과 교류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학생들에게는 유학의 경제적인 부담을 덜고 한국에서 프랑스 석사와 동등한 학위를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프랑스에서 박사과정에 등록할 때, 한국의 석사학위를 그대로 인정해 주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은 예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본 이중학위 과정은 서강대학의 석사학위와 그에 해당하는 프랑스 리옹2대학의 Master 2 학위를 동시에 부여함으로써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연합내의 대학에서도 100% 인정이 됩니다.

  

  

  

두 분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이었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었던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이올기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1년 다녀온 친구가 있는데, 보통 취업준비로도 바쁘다 보니 쉽지 않은 결정이잖아요. 하지만 그 친구가 1년의 교환학생을 거치면서 변화하는 모습이 인상깊었어요. 저도 프랑스에 1년간 있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원래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고 있었어요. 만약 프랑스에서 처음부터 2년간의 석사를 한다면 부담스러웠을텐데, 제 학부에서의 터전 위를 기반으로 해서 1년동안 프랑스에서 체류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큰 메리트로 다가왔습니다. 학부 졸업 때 내 전공을 완전히 살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석사까지는 나와야 제 전공에 대해서 잘 말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또한 학비도 마련해야했는데 학부에서 석사로 갈 시 성적우수자 전액지원 장학금이 있다 보니 좋은 기회였습니다.

전종호   서강대 문과대학이 국제화를 위해 오래 전부터 노력을 했는데, 학문적 신뢰가 쌓이면서 그 결실이 하나씩 맺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나라의 대학을 다닌다는 것은 두 나라의 지식과 문화를 모두 흡수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중학위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올기   한국 대학원, 프랑스 대학원의 장점을 모두 흡수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좋았습니다. 한국 대학원의 강점은 공동체 의식입니다. 세부전공이 다르더라도 학문 공동체로서의 의식이 강하고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이라는 의식에서 오는 시너지 효과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프랑스의 경우, 유학생들이 힘들어하는 지점 중 하나인데, 박사를 위한 석사보다는 교원자격을 위해 석사를 가는 친구들이 많아 학풍이 다소 다릅니다. 이중학위 과정은 학문공동체의 느낌도 받을 수 있으면서 동시에 현지에 가서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양질의 세부적인 전공 수업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중학위 과정을 통해 쉽게 할 수 없는 여러 경험을 하셨을 것 같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이올기   프랑스에서 체류하면서 도서관을 갔었는데 압도될 정도로 많은 양의 18세기 책들을 보았을 때 정말 황홀했습니다. 또한 논문심사 때, 제 논문으로 교수님들이 토론을 해주셨는데 감동적으로 다가왔구요. 자국문학이 아니다 보니 연구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했는데, 그분들의 논의를 보며 제 주제가 어느 정도 연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기뻤죠.

전종호   리옹대학 입장에서도 이올기 학생이 첫 석사 이중학위 졸업생인 셈인데 모두 다 칭찬했습니다. 주제도 지금까지 한국에서 다루지 않은 주제이고, 새로운 자료를 많이 활용했으며, 심사 때 질문을 잘 받아내어 모두 만족했습니다. 이를 통해 더욱 더 국제적으로 서로 교류를 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프랑스에 계신 매우 우수한 선생님들과 지도를 통해 교류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습니다. 즉, 우리가 하는 연구가 고립되어 있지 않고, 서로 호흡할 수 있고, 좀 더 높은 수준의 연구와 교육을 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었습니다.

  

  

  

이중학위 과정을 다니면서 때론 어려운 점도 있으셨을까요?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올기   아무래도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다가 개인주의 사회로 내던져지니까 초창기에 힘들었습니다. 특히 공부하러 간 거였기 때문에 교환학생을 온 친구들과 관심사와 라이프스타일이 달라 어울리기도 어려웠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공부를 하는 공동체가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되고, 예를 들면 프랑스사를 공부하는 일본인 친구, 비평을 공부하는 중국인 친구 등을 만나 얘기할 수 있었어요. 외국인으로서 프랑스를 공부하는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여러 시각으로 생각해보면 프랑스를 통해서 자기 나라를 보게 되거든요. 그런 시선을 교환하는 게 너무 재밌었습니다.

  

  

  

서강대와 리옹2대학 이중학위 과정은 2019년 2학기에 신설되었습니다. 이 과정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처음과는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전종호   내년부터는 리옹대학에서도 우리 학교에 와서 공부를 할 예정입니다. 양국에서 공동학위 과정을 만들었기 때문에 점점 서로 교류가 오고 가고 있어요. 그만큼 한국의 위상도 상승했다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하나의 모델이 만들어졌고 이걸 토대로 더 많은 학생들이 교류를 하게 되면 더 좋겠죠. 학제가 통일되었으니 이 시스템을 유럽연합에 있는 모든 대학에 쓸 수 있고, 실제로 타과에서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이후 대학들의 석사, 박사의 이중 학위 과정과 공동 지도는 점차로 커다란 흐름이 되고 있습니다.

  

  

  

이중학위 과정을 지도하시면서 졸업생이 나올 때,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학생들과 이뤄나가고 싶은 불어불문학과의 방향성이나 이중학위 과정의 방향성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전종호   이 과정을 만드는데 학과 교수님들과 또 행정 직원 선생님들의 많은 노력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서강대의 학문적인 역량과 교육적인 역량을 프랑스 유수의 대학이 인정하고 공동 학위과정을 만들게 된 점이 뿌듯합니다. 프랑스에서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프랑스에서도 이 과정을 통해서 서강대에 공부하러 올 것입니다. 외국문학을 하는 학과로서 불어불문학과가 더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중학위 과정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향후 계획이나 목표는 무엇인가요?


이올기   앞으로 할 연구에 대해 구체적인 방식은 고민 중에 있어요. 분명한 건 학부 때 학과 이름이었던 ‘프랑스문화학과’에 담긴 함의를 실천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전공자는 글로 된 문학뿐만이 아니라 문학에서 파생된 그 나라의 정신을 이해하고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프랑스와의 교류 등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이 나라가 정확히 어떤 지적 뿌리를 가진 나라인지를 이해하고 이를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항상 필요합니다. 한국과 프랑스를 연결하는 브릿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학자가 되고자 합니다.

  

  

  

리옹대학 이중학위 과정에 관심이 많을 서강인들을 위해 마지막 한 말씀 해주실 수 있나요?


이올기   외국문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한국과 프랑스에서 둘 다 통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는 걸까?’ 라는 고민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교류하는 것이 중요하고, 양쪽의 능력치를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거에 도전하고 싶으신 분이라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종호   리옹2대학은 인문학 전통이 매우 강한 대학입니다. 지도를 통해서 리옹 대학의 뛰어난 교수들과 교류를 해나가면서 학문적인 오류를 피해갈 수 있었던 점이 좋았습니다. 우수한 학생들이 계속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기를 바라고 이 과정이 더 활성화되길 바랍니다.

  

  

 이올기 석사생과 전종호 교수는 누구보다도 학문 교류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외국인으로서 그 나라의 문학을 공부하면 자국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 양국의 거리를 더욱 가깝게 만들어줄 이들을 서강가젯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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