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자 동문님과 함께한 『세계 여성의 날 기념, 도서큐레이션』 서강대학교 성평등 서포터즈를 만나다
작성자 서강가젯(Sogang gazette)
작성일 2023.04.28 1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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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권과 성평등을 강조하며 학문적 역량이 뛰어난 학생을 위해 전후자(영문 64) 동문이 기부한 장학기금을 수여받은 학생들로 구성된 ‘성평등 서포터즈’. 이들은 지난 3월 8일부터 10일까지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로욜라 도서관 이주연 갤러리에서 도서 큐레이션을 진행하였다. 많은 학우의 방문과 함께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성평등 서포터즈를 서강가젯이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안녕하세요? ‘성평등 서포터즈’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옥비(국문 22):  안녕하세요. 성평등 서포터즈 1기 막내 국어국문학과 22학번 김옥비입니다. 저희 서강대학교 성평등 서포터즈는 전후자 동문님의 뜻을 이어받아 성평등 의제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기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이레(신방 21):  안녕하세요. 신문방송학과 21학번 김이레입니다.

이육샛별(아텍 21):   안녕하세요. 아트&테크놀로지학과 21학번 이육샛별입니다.

박지은(경영 19):  안녕하세요. 경영학과 19학번 박지은입니다.

  

  


▲ 로욜라 도서관에서 진행한 세계 여성의 날 도서 큐레이션 모습

  

  

  

어떻게 이런 행사를 기획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김옥비(국문 22):  최근 몇 년간 코로나로 인해서 대면 행사가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이에 대한 갈증이 모두에게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왕이면 대면 행사로 기획하고자 했습니다. 또 학생들의 흥미와 높은 참여도, 메시지 전달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면 ‘세계 여성의 날’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어떤 행사를 진행할 것인지는 여러 의견이 나왔었는데 그중 도서 큐레이션이 현실적 상황을 고려해 가장 적합하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행사 진행 방법에 있어서는 관람객들이 포스트잇에 각자 하고 싶은 말들을 붙일 수 있도록 하는 의견이 있었는데, 이게 이번 큐레이션의 키포인트였던 것 같습니다. 일방적인 정보 전달에서 끝나지 않고 ‘관람객들과도 함께 호흡할 수 있는’ 형태의 행사가 되어서 정말 즐겁고 뜻깊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행사 이름이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Girls’라는 특별한 제목인데요,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에서 따오신건가요? 또한 특별히 이 제목을 하신 뜻이 있으신가요?


이육샛별(아텍 21):  문장 그대로를 해석했을 때 모든 곳에, 어디에나 여성이 있다는 뜻이 됩니다. 책 큐레이션에서 생활, 문학, 기술, 예술 등 여성의 이야기가 주목받지 못한 다양한 영역을 다루는 만큼 문장의 뜻이 잘 어울렸다고 느꼈습니다. 또한 영화가 시사하는 메시지도 행사와 잘 어울려서 딱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해 도서 큐레이션을 진행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행사들이 있었나요?


이육샛별(아텍 21):  책을 매개로 여성과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장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행사의 메인은 ‘여성과 생활’, ‘여성과 문학’, ‘여성과 예술’, ‘여성과 기술’이라는 4개의 주제에 대한 책 큐레이션으로, 학우들과 나누고 싶은 책을 선정하여 해당 책 내용을 소개하는 글과 함께 책을 전시했습니다.


 다양한 행사들도 함께 진행되었는데요, 먼저 ‘책 큐레이션’인 만큼 책갈피를 직접 만드는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저희가 여성의 날을 맞이해 디자인한 책갈피에 방문객들이 여성의 날과 관련해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문장을 적고 가면, 그다음 사람이 책갈피를 선물 받는 행사였습니다. 이 행사에서 많은 분들이 좋은 글귀를 적어 책갈피를 공유해 주셨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책 큐레이션 섹션마다 메모지를 두고 관람객들의 다양한 추천을 받았었는데, 어떤 분들께서는 공책 한 페이지를 가득 채워 여성과 관련된 책, 영화, 행사 등을 추천해 주실 만큼 학우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셨습니다.

  

  

  

‘빵과 장미’를 이번 행사의 중요한 오브제 중 하나로 정하셨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이레(신방 21):  여성의 날은 “우리에게 빵을 달라, 그리고 장미를 달라”라고 외치며 노동 환경 개선과 여성 참정권을 위해 싸웠던 과거의 여성들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이때 빵은 굶주림을 해소할 생존권을, 장미는 남성에게만 부여되었던 반쪽짜리 참정권과 인권을 의미합니다. 그렇기에 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빵과 장미가 빠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육샛별(아텍 21):  행사장에 빵과 장미를 활용한 이벤트로서 빨간 종이를 두고 장미 종이접기를 할 수 있는 섹션을 마련하고, 방문객 중 SNS에 홍보 참가 게시물을 올려주시는 분 중 선착순으로 맛있는 소금빵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또한 구글 폼으로 행사 참가 후기를 작성해 주시는 분들께는 추첨을 통해 장미향 핸드크림을 선물로 드리기도 했습니다.

  

  


  

  


▲ 책갈피 적기와 장미 접기 이벤트

  

  

  

‘여성과 생활’, ’기술과 여성’, ‘문학과 여성’, ‘예술과 여성’ 이란 4가지 주제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 주제마다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박지은(경영 19):  : 저는 ‘여성과 생활’을 맡았습니다. 여성학에 대해 알고 싶으나 페미니즘에 대한 선입견 등을 이유로 입문이 어렵다는 분도 있고, 실제로 관심은 있지만 선뜻 여성학에 관해 공부하기 막막하거나,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모르겠다는 분들도 봤습니다. 그래서 여성학을 ‘가볍게’ 알아가며, ‘생활 속에서도 이러이러한 부분이 여성학과 관련이 있다, 페미니즘에 대해 알아가기 위해 완벽할 필요가 없다’ 등의 메시지를 남기고 싶어 ‘생활 속의 여성학’을 주제로 책을 추천했습니다.

김옥비(국문 22):  저는 ‘문학과 여성’을 맡았는데요. 아직 페미니즘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을 골라 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관람객분들께서 문학 파트 큐레이션 작품을 통해 멀게만 느껴졌던 페미니즘과 조금이라도 가까워진 기분이 드셨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합니다.

이육샛별(아텍 21):   저는 ‘기술과 여성’을 맡았습니다. 학과에서 앞으로의 기술과 관련된 다양한 담론을 다루는데, 그때마다 기술 불평등, 그리고 기술 윤리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작년부터 혐오 표현을 학습하지 않은 평등한 AI 서비스를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으며, 그 연장선상에서 ‘기술과 여성’이란 주제를 선택했습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새로운 기술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은 흔히 가장 객관적이고, 합리적이고, 세상을 혁신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더 자세히 살펴보면 백인 남성 위주로 이뤄진 기술 개발 환경의 한계, 그러한 환경 속에서 ‘혁신’만을 강조해 세상의 차별을 그대로 재생산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기술과 여성 섹션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AI의 성차별, 인종차별뿐 아니라 도시 설계, 의료, 경제, 정치에 이르기까지 기술의 발전이 어떻게 여성의 존재를 지우며 진행되어 왔는지, 그리고 무조건적인 기술 발전 이전에 우리 사회가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이야기하는 섹션으로 구성했습니다.

  

  


  

  


▲ ‘문학과 여성’, ‘여성과 예술’ 파트 전시 모습

  

  

  

이번 세계 여성의 날 행사를 통해 서강의 다른 학우분들께 어떠한 영향을 주고 싶으셨나요?


이육샛별(아텍 21):  : ‘여기, 여전히 우리는 해야 할 말과 하고 싶은 말이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대학가에서는 점점 성평등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조차 어려워졌고, 심지어 성평등을 위해 말해왔던 사람들조차 갈등에 피로해진 상황입니다. 이야기하지 않음으로써 갈등을 피하는 것이 주된 흐름이라고 느꼈고, 그렇기 때문에 성평등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외로움을 토로하는 것을 자주 목격했습니다. 성평등이라는 단어도 꺼내놓기 어려운 시대에 우리의 이야기가 몇 년 전의 ‘이슈’가 아니라 이곳, 서강대에서 지속되고 있는 ‘담론’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이 장을 통해 사람들이 연결되고, 이야기가 다시 시작될 수 있길 바랐습니다.

박지은(경영 19):  여성들의 날인 만큼, 개인적으로 여성의 소통과 단합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번 큐레이션은 단순히 책 전시뿐만 아니라 다들 포스트잇을 남기고, 방명록으로 소통해주었기에 비로소 완성됐다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많은 여성분께 ‘저희는 함께 나아갑니다’라는 의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 도서 큐레이션 관람객이 남기고 간 방명록

  

  

  

서강에서의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소감이 궁금합니다.


이육샛별(아텍 21):  메모지들을 빼곡히 채운 추천들, 이름 모를 누군가에게 보내는 방명록의 응원들과 후기들을 보며 ‘우리에게는 함께 나아갈 힘이 있다’고 답해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누군가를 응원해 보려 시작한 행사였는데 관람객들이 남기고 간 이야기로 제가 가장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몇 번씩 다시 찾아와 주시고, ‘오랜만에 이런 행사가 열려서 반갑다’고 해주신 분들을 만나며 성평등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서강대에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박지은(경영 19):  예상보다 정말 많은 분께서 찾아와 주셨고 백래시로 인해 솔직히 안전 관련 문제도 우려했지만 다들 정말 많이 참여해 주시고, 우연히 들렀던 분들도 자세히 둘러보고 가신 점에 보람차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역시 많은 분이 계획해 주셔서 감사하고 전시 시간이 짧아 아쉬움을 표하셨는데 이런 행사가 더 많이 생겼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번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전후자 동문님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이레(신방 21):  우선 ‘성평등 분야’로 장학금을 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은 성평등이라는 말을 입 밖으로 내뱉기 조심스러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느꼈기에, 더욱 이 장학금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덕분에 서강대생들에게 아직 희망이 남아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행사를 기획하고,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장학금을 통해 다른 서강대생들이 서강에 울림을 전할 수 있게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김옥비(국문 22):  처음엔 ‘우리가 뭔가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함께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는 그 의구심이 ‘정말 이게 되는구나!’ 하는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성평등 서포터즈의 첫걸음에 아주 큰 도움을 주신 전후자 동문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행사는 아주 작은 한 발짝이었지만 그 보폭은 발을 뗄 때마다 점점 더 커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성평등 서포터즈가 앞으로도 뚜벅뚜벅 성평등을 향해 걸어 나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이육샛별(아텍 21):   서강에서 ‘성평등’을 이야기하는 새로운 장을 열 수 있도록, 성평등 서포터즈를 지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성평등 장학금’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을 놓지 않고 더 꾸준한 마음으로 성평등을 이야기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생겼습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학교 안에서도, 졸업 후 사회에 나가서도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는 일들에 함께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전후자 동문님의 지원은 단순히 재정적 지원뿐 아니라 용기도 함께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지은(경영 19):  성평등 서포터즈를 지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전후자 동문님의 지지 덕분에 이번 행사를 계획할 수 있었고, 성평등 의식을 높일 기회를 얻었습니다. 저희의 이번 행사 주최로 더 많은 학우님께서 성평등에 관해 생각하게 될 것이고, 또 다른 성평등 주제의 행사도 진행될 것이라 믿습니다. 저희의 도전이 커다란 해일의 시작점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전후자 동문님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모든 위대한 여성 뒤에는 또 다른 위대한 여성이 있다. 우리는 지금 외로이 싸우는 것이 아닌, 든든한 지원군과 함께 여성 인권을 키워나가는 중이다. 앞으로도 계속 더 단단해지고 당당하게 걸어 나갈 성평등 서포터즈의 활동을 서강가젯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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