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당신의 마음은 어떤가요? 학생생활상담연구소 정혜정·오세미 선생님
작성자 서강가젯(Sogang gazette)
작성일 2021.03.23 22:36:17
조회 3,026



  

 본교 학생생활상담연구소는 올해로 51년째 조용히 학생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 매 학기와 방학마다 다양한 주제의 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는 학생생활상담연구소. 그 진심을 전하기 위해 서강가젯이 학생생활상담연구소 위기상담연구원 정혜정 선생님, 레지던트 상담원 오세미 선생님을 만나보았다.

  

  

  

학생생활상담연구소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또 학생생활상담연구소에서 각자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정혜정   학생생활상담연구소는 서강대학교에 재학 중인 모든 학생들이 다양한 주제로 경험하는 심리적인 어려움에 개입하는 부서입니다. 저는 위기상담연구원으로 담당 교수님과 함께 학생생활상담연구소의 위기관련 사업을 담당하고 있어요. 학생들의 자살 위기를 예방하고 실제로 위기에 처해있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에 대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죠.

오세미   레지던트 상담원의 주된 업무는 상담이에요. 저 역시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을 포함해 학생생활상담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여러 상담들을 담당하고 있어요. 또 상담소 데스크 업무나 수련 활동에 필요한 기타 업무도 함께 맡고 있고요.

  

  


▲ (왼쪽부터) 학생생활상담연구소 정혜정, 오세미 선생님

  

  

  

 1. 집단상담, ‘함께’의 힘을 이야기하다.

  

  

개인상담과 비교했을 때 집단상담이 가지는 차별성은 무엇인가요?


오세미   집단상담만의 특징에서 오는 매력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상담의 경우 상담자와 내담자는 일대일 관계에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다뤄요. 반면 집단상담에서는 다양한 개성을 가진 개인들끼리의 상호작용 속에서 새로운 경험을 해 볼 수 있죠.

우선 비슷한 고민을 가진 집단원들이 모여 이야기 하는 과정에서 ‘나만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요. 내면의 솔직한 감정을 나누면서 서로 도움을 주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경험을 통해 배우기도 한다는 점이 집단상담만의 힘이죠.

또 집단상담은 작은 사회이기도 해요. 집단상담에서는 각자의 의사소통 패턴이나 대인관계 방식이 다 드러나거든요. 이에 대해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내가 몰랐던 내 모습을 알아 가는 거죠. 이러한 부분들이 실제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이번 방학에 진행된 불안조절 집단상담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려요.


오세미   ‘불안해도 괜찮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이에요. 특히 불안이라는 감정 자체를 없애기보다, 어떻게 하면 불안을 잘 알아차리고 다스릴 수 있을지에 초점을 두었어요. 실제로 상담 중에 ‘마음 챙김’과 ‘감각운동 심리 치료 이론’이라는 방법을 통해 이를 연습하는 활동을 했고요.

  

  

  

이외에도 코로나19 심리회복 집단상담을 진행되었습니다. 코로나19 심리회복 집단상담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정혜정   전 평소에 학생들이 경험하는 상실감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그런데 잃어버리는 것이 어느 때보다 많은 시기가 바로 지금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학생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상실감이나 심리적인 어려움에 어떻게 대처를 하고 있을지 굉장히 궁금했어요. 각자 생활이 바쁘다보니 그런 마음을 잘 살피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지친 마음에 대한 회복은 꼭 필요하거든요.

  

  

  

이번 학기엔 코로나19 심리회복 집단상담이 진행되지 않잖아요. 그럼 학생들이 일상에서 ‘코로나 블루’에 대처하고 회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정혜정   잃어버린 건 분명히 있는데 화가 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게 더 슬픈 일일 수 있어요. 잃어버린 것이 소중했던 만큼 분노나 우울, 불안 등 어떤 감정이든 느낄 수 있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우울한 감정들을 숨기지 않고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은 자신을 존중하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함께 겪고 있는 일이기 때문에 충분히 공감 받을 수 있거든요. 반대로 위로를 먼저 건넬 수도 있고요. 우울함이 나약하고 쓸모없는 감정이 아니라 코로나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에서 누구나 당연히 겪을 수 있는 감정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랍니다.

  

  

  

집단상담을 진행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신 순간이 있다면 언제였나요?


오세미   집단원들이 용기를 내서 자신의 이야기를 했던 순간, 그리고 각자의 어려움에 대해서 공감하고 진심어린 마음을 전해준 순간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집단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낸다는 것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거든요. 불안에 떨고 있을 때 함께 있음을 느끼며 서로의 존재를 알아주고 비춰줄 수 있었던 시간들이 참 의미 있었어요.

정혜정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잃어버린 것도 있지만 반대로 원래 결핍되어 있던 부분을 새롭게 깨닫는 경우도 있었어요. 이러한 부분들을 집단에서 솔직하게 나누고 자신의 일부로 자연스레 수용하는 모습들을 볼 때 굉장히 보람을 느꼈습니다.

  

  

  

 2. 2021년 1학기 화상집단상담과 신입생심리검사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집단상담이 zoom을 통해 화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면상담과 비교했을 때 프로그램 구성이나 진행에서의 차이가 있나요?


오세미   화상집단상담은 구조화집단상담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쉽게 말하자면 틀이 있는 상담이죠. 집단원들이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사전에 상담의 목표와 활동들을 계획해 두는 거예요. 또 각자 다른 공간에 있지만 함께하는 느낌을 주고자 했고,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특히 비밀 보장이 우선시되어야 하는 만큼 개인적인 공간에서의 참여를 권장하고 녹음과 녹화를 금지하는 등의 규칙을 마련했어요.

  

  

  

이번 학기 화상집단상담프로그램은 세 가지 주제(진로탐색, 발표불안조절, 자기자비 증진)로 나누어서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러한 상담 주제를 선정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오세미   보통 집단상담은 레지던트 상담원들이 관심 주제를 가지고 구성해요. 저는 올해 자기자비 증진 상담을 진행하는데요. 무기력한 시기가 길어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자신을 비난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스스로를 너그럽게 대하고 돌볼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이런 주제를 선정하게 되었죠.

또 특정 시기에는 학생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주제를 따로 진행하거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요구도 조사를 실시해 현황을 파악해서 주제를 선정하기도 해요.

  

  

  

서강대학교에서 신입생심리검사를 시작한 시기와 그 취지가 궁금합니다.


정혜정   서강대학교에서는 1979년부터 신입생들이 서강대학교 학생으로서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를 미리 가늠해보기 위한 목적으로 심리검사를 실시하기 시작했어요. 또 이를 통해 학생들의 특성을 잘 파악해서 학교가 학생들에게 필요한 지원이나 정책을 수립할 수 있게끔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고요.

  

  

  

모든 신입생을 대상으로 하지만, 특히 어떤 학생들에게 심리검사를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또 그 결과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조언 부탁드려요.


정혜정   나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고 성장하고 싶은 새내기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마음을 들여다볼 여유가 없었으니, 아무리 자기 자신의 마음이라도 낯설고 잘 모르는 부분이 있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검사를 통해서 이미 알고 있던 부분을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할 수 있고, 새로운 부분에 대해 알게 될 수도 있어요.

검사 결과 자체를 ‘나’라고 단정 짓기보다 스스로를 다각도로 이해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또 결과를 오해석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심리검사는 항상 전문가와 함께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작년 한 해 동안 온라인 해석 시스템을 구축해두었기 때문에 이젠 상담과 심리검사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참여하실 수 있답니다.

  

  

  

 3. '마음을 돌보는, 50년을 돌아보는' 앞으로의 학생생활상담연구소

  

  

서강대학교 학생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학생생활상담연구소의 프로그램이 있나요? 더불어 상담을 망설이거나 고민하고 있을 학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정혜정   상담소는 상담 외에도 여러 특강이나 이벤트를 통해서 학생들에게 다가가려 하고 있어요. 만약 개인상담을 시작하기 부담스럽다면 내가 관심 있는 부분에 대한 검사해석상담을 통해서 스스로를 알아가는 첫 걸음을 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학생생활상담연구소는 항상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학생과 함께할 준비가 되어있으니, 이미 혼자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상담자들은 항상 학생들의 마음을 궁금해 해요. 그러니 지금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주저하지 말고 상담을 신청하셨으면 좋겠어요. 상담은 정신적으로 약한 사람이 받는 것이라는 오해가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아요. 상담은 스스로에게 당면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인식하고 성장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이라는 사실을 꼭 알고 계셨으면 좋겠어요.

  

  

  

학생생활상담연구소가 작년에 개소 50주년을 맞았어요. 앞으로 학생생활상담연구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라시나요?


정혜정   상담소가 위기 상황에 있는 학생들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존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더불어 더 원활한 상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상담소 시설이나 상담자 처우에 대한 학교 지원도 좀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오세미   저도 같은 의견이에요. 학생들의 어렵고 힘든 순간을 늘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학생들이 대학생활을 하면서 ‘어딘가에 찾아갈 곳이 있구나.’ 하고 마음 한켠에 둘 수 있는, 그 정도면 좋을 것 같아요.

  

  

  

 정혜정, 오세미 선생님은 항상 학생들의 마음이 궁금하다는 말과 더불어, 늘 학생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을 밝혔다. 이번 학기에도 학생생활상담연구소는 학생들에게 다가갈 준비를 마쳤다. 학생생활상담연구소가 언제나 변함없이 서강인들의 곁을 지켜주기를 서강가젯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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