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사이클을 설계하다, 리딩리딩 조민선 대표(신방00)
작성자 서강가젯(Sogang gazette)
작성일 2021.03.17 13:43:31
조회 1,207



  

 조민선 동문은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신문사 기자를 거쳐 창업을 했다. 여러 큐레이션 서비스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리딩리딩'은 큐레이터들의 독서 추천 서비스와 책에서 파생된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책을 입체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리딩리딩 대표 조민선 동문(신방 00)을 서강가젯이 만나보았다.

  

  

본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조민선 동문(신방00)

  

  

  

안녕하세요 대표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신문방송학과 00학번이었던 조민선입니다. 대학 졸업 후 신문사에서 10년간 기자로 활동하다, 퇴사 후 창업해 '리딩리딩(www.rglg.co.kr)'이라는 독서큐레이션/북큐레이션 서비스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대학시절 어떤 학생이셨는지 궁금합니다. 현재의 도전에 발판이 되는 시간을 보내셨나요?


 대학 입학과 동시에 어쩌다 보니 연극팀에 들어가서 배우로 역할을 하게 되었어요. 당시엔 수줍음이 많았어서 무대공포증을 이겨내는 게 쉽지 않았지만, 인내심을 갖고 이끌어 주신 김용수 교수님과 선배들이 계셔서 해낼 수 있었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서강대에서 연극 경험을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생각을 해보곤 해요. 분명한 건 연습 과정은 많이 힘들었지만, 결국 그 어려운 과제를 해냈다는 성취감과 자신감이 이후 행보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언론사 입사'도 그랬지만 '창업'은 그 이상의 어려운 도전이었어요. 대학 때 연극 경험이 저에겐 새로운 도전 앞에 움츠러들지 않고, 스스로 용기를 불어넣을 줄 아는 태도를 가르쳐줬어요.

  

  

  

언론사 기자가 되셨지만 아무래도 자아실현이 어렵고 주변을 살피기 힘들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어려움을 마주했을 때 들었던 생각과 이를 극복한 방법을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사실 꿈꾸던 직업은 라디오 피디였어요. 결국은 신문사 기자로 일을 시작했지만 문화부 기자로 일할 때 '이것이 자아실현이다' 싶은 영감 넘치는 순간들도 꽤 있었죠. 하지만 문화부에서 정치부, 산업부, 사회부 등을 거치면서, 워킹맘이 되어서도 지속가능할지에 대해 고민이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일은 '내 삶의 사이클을 내가 설계할 수 있는가'가 핵심이었습니다.

일과 가정을 모두 놓고 싶지 않은데, 잠시의 쉴 틈도 없이 속보경쟁을 하는 신문사 기자로는 그게 불가능해 보였거든요. 무엇보다 딸아이와 시간을 보내지 못해서 힘들었고, 고민 끝에 창업을 결심하고 퇴사했습니다. 구조적인 어려움을 마주했을 때 저의 해결방식은 결국 판을 깨고 나오는 것이었어요. 창업을 통해 내 삶의 사이클을 직접 만드는 것이었는데, 창업이 워낙 힘든 일이다 보니 그게 꼭 옳은 방식이라고 말 못 하겠네요.(웃음)

  

  

  

리딩 스타터와 리딩 맵으로 책을 온전히 즐기도록 도와주는 것이 '리딩리딩'의 차별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방향성을 지니고 차별화를 하셨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리딩리딩'의 시작은 리딩 맵이었어요. 주변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 책 한 권에 머물지 않고, 계속 생각의 가지를 뻗어 나가 또 다른 책을 골라 읽고, 관련된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더라구요. 많은 지식과 정보가 쌓인 사람들이 책에 더 흥미를 갖고 집중하는 것은 딱 그 지점 때문이었어요. 책은 좋아하는 사람들만 좋아한다고 하잖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을 읽어야한다고 생각만 하고 못 읽어요.

지식과 정보의 레일이 깔려 있는 독서 고수들에게 책은 즐거움을 주지만, 독서 초심자들은 흥미를 느끼기가 어려워요. '그 이유는 뭘까?' 고민 끝에 '독서라는 경험이 텍스트 그 자체에만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리딩리딩은 책을 읽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독서 초심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제공하려는 방향성을 갖고 있습니다.

리딩 스타터는 책을 읽기 전 흥미를 유발하는 콘텐츠로, 큐레이터들(신방 96 윤성호 감독, 신방 99김한솔 경영컨설턴트 이외 많은 분들)의 리뷰를 제공합니다. 리딩 맵은 책을 읽으면서 함께 보면 좋을 책이나 영화, 다큐, 음악, 여행지 등을 펼치는 콘텐츠 지도로, 책 읽는 즐거움을 보다 풍성하게 만든다는 지향점을 갖고 있습니다.

  

  

  

많은 구독서비스가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시대입니다. 큐레이션 구독서비스만이 충족시킬 수 있는 특별한 니즈에 대해서도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사실 아직까지 한국 시장에서 책 구독 서비스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팬층이 분명히 존재하는 건 사실이고, 보다 많은 독서 초심자들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되면 시장은 확대될 것이라고 봐요.

'리딩리딩'도 홈페이지 기반의 큐레이션 서비스 외에 '두근두근 패키지'라는 책 구독 서비스를 런칭했어요. 어떤 책을 골라 읽을지 모르는 분들에게, '리딩리딩'이 책을 대신 골라주는 서비스입니다. 많은 독서 초심자분들이 '리딩리딩'이 선별한 책을 통해 책 읽는 즐거움을 느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리딩리딩 두근두근 패키지

  

  

  

창업을 한 후 생각과는 달랐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반대로 실제 소비자들과 교류하며 창업의 묘미를 느끼신 순간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창업가들 커뮤니티에서 늘 나오는 얘기가 있어요. "이렇게 힘든 줄 미리 알았다면 안 했을 텐데…" 창업가 집단은 확률적으로 도전적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많이 모였음에도, 창업은 살면서 경험한 그 어떤 일보다 어려운 일인 것 같다고 입을 모아 얘기합니다. 특히 여성 창업자들은 아이를 낳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게 창업이라고들 하죠. 무에서 유를 창조하거나 세상에 없던 서비스나 제품을 만드는 분들이 많은데, 기존 조직에서 구성원으로 일할 때와는 차원이 다른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 창업이겠죠. 생각보다 훨씬 더 큰 고통임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고객분들이 서비스에 대해 호평해 주시거나 써 보신 제품을 좋다고 평가해 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얼마전 [메두사 엄마]라는 그림책 하브루타 키트를 구매하신 분이 "혹시 정기 구독 상품이 있느냐. 해보니 너무 좋아서, 꼭 구독하고 싶다"고 하셨을 때 보람이 있었습니다. 이 경우 소비자가 제품 기획까지 도와주시는 셈이죠.

  

  

  

북큐레이션 서비스 '리딩리딩'이 앞으로 고객들에게 선사하고자 하는 경험은 어떤 것인가요? 그리고 앞으로의 서비스 확장 방향이 궁금합니다.


 '리딩리딩'은 성인책 멤버십 서비스에서 시작했어요. 2020년부턴 코로나19를 계기로 키즈(KIDS) 서비스로도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공부머리 독서법]같은 책이 큰 인기를 끌었는데, 정작 집에서 아이와 어떻게 책으로 놀아줘야 할지 모르는 부모님들이 많이 계시잖아요. 제가 제 아이(9살)와 함께 하고자 만든 그림책 하브루타 키트(BOOK & THINKING KIT), 그림책 미술놀이 키트(BOOK & ART KIT), 그리고 3월 론칭 예정인 패밀리 리딩 프로그램(BOOK & PLAY)까지 다양한 홈스쿨링 키트/프로그램을 만들어 판매 중입니다. 그중 북앤플레이는 와디즈(Wadiz)라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 첫 선을 보였어요. ‘리딩리딩’의 시그니처인 '리딩 맵(Reading Map)'을 아이들 콘텐츠에도 접목했고, 각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활동하는 새로운 개념의 독후활동 프로그램이에요.

  


▲ (좌)리딩리딩 북앤씽킹 제품, (우)리딩리딩 북앤플레이 제품

  

 그리고 무엇보다 2021년부턴 기업 서비스 확대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기업 서비스는 사내 도서관, 서가 큐레이션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기업 워크숍 등 단합을 위한 행사가 줄어들면서, 사내 도서관이나 서가 큐레이션 쪽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늘었어요. 저희가 경영진과 직원 인터뷰를 거쳐 추천하는 책을 기업의 서가에 비치해 놓고 구성원들이 함께 읽는 것이죠. 조직 구성원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은 것으로 압니다. 그 외에도 직원 교육, 복지 관점에서 추천 책과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직접 책을 보내 드리는 서비스도 확대할 방침입니다.


▲ 리딩리딩 기업서가 큐레이션

  

  

  

많은 대학생들이 스타트업을 생각하고, 직장인분들도 창업을 생각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먼저 길을 걸어오신 대표님께서 창업을 생각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조언이 있을까요? 혹은 나누고 싶은 경험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창업은 생각보다 어려운 과정이라, 정부의 홍보문구처럼 "여러분, 창업에 도전하세요" 라는 말은 차마 못 하겠습니다. 창업에 맞지 않는 사람 혹은 창업 준비가 안된 사람들이 창업에 도전하면 아마 어마어마한 비극이 펼쳐질 거예요. 아이템, 가치관, 태도, 자본 등등 여러 각도에서 창업이라는 도전에 임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오랜 기간에 걸쳐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창업 관련 책도 많고 찾아보면 선배 창업자들도 얼마든지 만날 수 있으니 활용해보길 권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각자가 지닌 삶의 지향점과 방식이 다 제각각이니 그에 맞춰 생각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누구나 다 창업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기존 조직에 들어가서 새로운 서비스나 제품 등을 만드는 일에서도 보람을 느낄 수 있잖아요. 사실 창업의 리스크를 생각한다면 그게 제일 좋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조 동문은 책이라는 콘텐츠가 종이에만 머물지 않게 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누군가가 나를 위해 추천한 책을 읽는다면 독서의 과정에서 더 많은 것이 와닿지 않을까? 지속가능한 일을 하기 위해 삶의 사이클을 설계하는 조민선 동문과 리딩리딩의 도전을 서강가젯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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