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Peter Porter Poetry Prize 수상자, 영문학부 Dan Disney 교수를 만나다
작성자 서강가젯(Sogang gazette)
작성일 2023.02.28 13:22:39
조회 959



  Peter Porter Poetry Prize는 호주에서 가장 명망 있는 시 창작 대회 중 하나로, 매년 가장 뛰어난 작가 한 명에게 수여된다. 지금까지 총 8권의 작품집을 발간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 온 영문학부 Dan Disney 교수가 2023년 Peter Porter Poetry Prize의 최종 우승자로 선발되었다. Disney 교수는 이전에도 네 차례 우승 후보자 명단에 올랐을 만큼 그간 꾸준히 작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왔다. 올해 최종 수상자로 선정된 영광을 누리게 된 Dan Disney 교수를 서강가젯이 만나보았다.

  

본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되었으며 영문으로 진행된 인터뷰를 국문으로 바꾼 번역본임을 알립니다.
원문 인터뷰를 보시려면 아래 첨부파일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 Dan Disney 영문학부 교수

Q. 안녕하세요, 먼저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호주 출신으로, 멜버른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 2010년 가을학기부터 서강대학교 영문학부에서 강의하고 있는 Dan Disney라고 합니다.

Q. 호주 최고 권위의 국제 시 창작 대회인 ‘2023 Peter Porter Poetry Prize’의 수상자로 선정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전에도 여러 차례 우승 후보에 오르신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올해 최종 수상자로 선정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사실 이전에도 네 차례 우승 후보에 올랐었는데, 한 번은 후보작을 출판해 버리는 저의 행정적 실수로 인해 후보에 오른 시들을 모두 철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창작 문학상에서는 흔히 있는 규정입니다만, Peter Porter 시 대회를 위해 제출된 시집 작품들은 모두 출간되지 않은 상태여야 합니다)


 물론, 올해 최종적으로 상을 수상했어도 겸손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후보 명단에 선정된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놀랍고 예상치 못한 영광입니다. 저는 이러한 상이 우리가 자신의 행위 방법과 내용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합니다. 또한 이번 수상을 계기로 시를 윤리적이고 목적성을 지닌 수단으로 활용하며 사회의 이상적인 비전과 끊임없이 연관시킬 수 있기를 바랍니다.

Q. 이번 수상작 ‘periferal, fantasmal’의 내용이 궁급합니다. 해당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으실까요?


 이 시는 호주 역사와 관련한 담론을 중단시키고, 제 고국의 땅을 “발견”한 개척자들 중 한 명인 Angus McMillan을 풍자하고자 창작되었습니다. 또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 ‘어떻게 이미 수천 년 동안 원주민의 땅이라고 알려져 있던 것을 새로운 누군가가 “발견”했다고 할 수 있을까? 역사의 어떤 버전이 전달되어야 하는지는 누가 결정할 수 있는가? 우리가 집단적으로 공유하고 역사라고 부르는 서사는 어떤 사회적(정치적, 이념적) 권력에 의한 것인가?’


 저는 호주 역사에 일정 부분 논쟁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8세기 후반에 영국 식민 지배자들은 이 땅을 Terra nullius(빈 땅)로 선포했고,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서는 원주민들이 한번도 양도한 적이 없는 땅에서 강탈, 이주 및 대량학살이 일어났습니다. 이 시는 불쾌한 진실을 은폐하고 있는 왜곡된 역사에 맞서, 호주 원주민들에대한 연대와 충성심을 선언함으로써 지지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 Disney 교수의 출품작들

Q. 2022년에는 한국 시조로부터 영감을 받아 창작한 시집 ‘Accelerations & Inertias‘으로 N.S.W. 프리미어 문학상을 수상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 전통 시조의 형식과 한국 시인들의 아이디어를 차용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는데, 평소 한국 문학에도 관심이 많으신지 궁금합니다.


 한국은 저에게 제 2의 조국과도 같으며, 저는 한국의 깊고 복잡한 역사와 놀라운 문화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외국인으로서 한국 문화 ‘내부’에 함께 자리하기는 어렵겠지만 한국문화를 배워 나가는 입장에서 이에 대해 항상 경외와 존경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호주는 원주민 역사가 의도적으로 지워져 되돌릴 수 없게 되었기에 시적 형식이 부족합니다. 호주 출신으로 이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생각하기에, 저는 한국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여러가지 시 형식에 놀랐습니다. 제 시집 ‘Accelerations & Inertias’ 는 시조 형식을 차용하고 있긴 하지만, 영문으로 시조를 작성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저는 그 시집에 실린 시들은 ‘sijo/stlings’라고 부릅니다.


 저는 번역된 한국 현대 문학작품들을 최대한 많이 읽는데 여러 한국 시인들(진은영, 김이듬, 심보선, 신용목 등)의 작품을 매우 좋아합니다. 저는 World Literature Today의 정기 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이때 한국 시 번역본들을 가능한 한 많이 논평하고 있습니다.

Q. 꾸준히 창작 활동을 이어오고 계시는데, 특별한 동력이 있으신 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왜 시를 쓰시나요?"라는 질문을 하시는 것 같은데 제 대답은 복잡하면서도 간단합니다. ‘언어’는 매우 다루기 힘든 재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참신한 방식으로 독특하게 아이디어를 표현하기 위해 제가 실제로 ‘언어’를 다루게 되다 보니, 그에 따른 ‘성취감’과 ‘지배감’이 창작 활동에 매력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제 한계를 잘 알고 있고 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창작은 신비로우며 보상적인 활동입니다. 창작에 필요한 것은 펜, 종이, 그리고 시간 뿐입니다. 매우 적은 노력으로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쉽게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Q. 앞으로 서강대학교에서 연구하고 싶은 분야나 이루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저는 멘탈 강화와 관리를 위한 창의적인 방법을 탐구하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서강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올바른 인간성을 형성하고 창조적이면서도 선도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끔 격려하고 싶습니다.


 서강대학교에 영어 문예 창작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한국을 방문하는 국제적 존경을 받는 작가들에게 우리 대학을 영어 문예 창작의 중심지로 인식시키고 싶습니다. 저는 영어권 국가의 문예창작부 학생들로부터, 서강대학교에 문예 창작 교환 프로그램이 있는지 항상 질문을 받아왔습니다. 지금은 그러한 프로그램이 없어 아쉽지만, 언젠가는 제 꿈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교수님께 서강대학교는 어떤 의미인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교수라는 직업의 가장 좋은 측면을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학생들과의 상호작용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미래의 리더로 거듭날, 이토록 헌신적이고 지적인 서강대학교 재학생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은 저에게 주어진 진정한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기회를 준 서강대학교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똑똑하고 놀라운 영문학부의 동료 교수진들과 함께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서강대학교만의 지적이고 참여 유도적인 교육 방식에 대해서도 자랑스럽습니다.

 문학 분야에 대한 폭넓은 관심을 바탕으로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여 꾸준한 창작활동을 선보이는 Dan Disney 교수의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본교에 문예 창작 프로그램을 창설하여 서강대학교를 한국의 영어 문예 창작 중심지로 만들고 싶다는 그의 애정 어린 포부가 인상깊다. 세계적인 시인으로서도, 본교 영문학부의 교수진으로서도 Disney 교수의 더욱 힘찬 행보를 서강가젯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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