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서울특별시 공립 중등교사 임용시험 ‘수석 합격’의 주역, 오민경(국문 학사14, 석사 18) 동문을 만나다
작성자 서강가젯(Sogang gazette)
작성일 2023.03.31 13:49:54
조회 2,383


학사, 그리고 석사까지. 20대의 긴 시간을 서강에서 보내고 2023학년도 서울특별시 공립 중등교사 임용시험에 ‘수석 합격’해 현재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오민경(국문 학사 14, 석사 18) 동문을 만나보았다. 서강대학교에서의 학창시절부터 임용고시 수험기간까지, 그가 전한 진솔한 이야기를 서강가젯이 담아보았다.

Q. 안녕하세요, 오민경 동문님! 먼저 서강가젯 독자 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과정을 졸업한 오민경이라고 합니다. 현재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 오민경(국문 학사 14, 석사 18) 동문

Q. 먼저, 중등임용고시에 수석으로 합격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사실 처음 합격창을 확인한 그 순간엔 수석 합격했다는 걸 몰랐었는데, 합격창에 써 있는 숫자 1이 석차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어요. 합격 그 자체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었는데, 높은 점수까지 받았다는 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아요. 하지만 성적은 성적일 뿐이고, 1등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교사가 되는 것은 아니니 앞으로 더 열심히 연구하고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Q. 동문님께서 중등임용고시를 준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학부 시절 교직이수를 할 때만 해도 교육 분야는 제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었어요. 저 스스로를 돌아보면 너무나도 부족한 사람인데 누군가에게 모범이 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이 많았죠. 그리고 당시에 저는 국어학에 관심이 많아 새내기 때부터 계속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교육 쪽은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러다 대학원을 졸업한 뒤 국립국어원에 연구원으로 입사해 일하게 됐어요. 제가 담당했던 업무는 사전 편찬∙감수였는데 사전이나 문법, 어문 규범과 관련해 질문하는 학생들을 정말 많이 볼 수 있었어요. 그래서 자연스레 그런 친구들이 우리말에 좀 더 관심을 가지도록 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고, 교사라는 새로운 꿈을 갖게 됐어요.

Q. 그럼 동문님께서는 언제부터 임용고시를 준비하셨나요?


 저는 재작년부터 2년 동안 임용고시를 준비했어요. 첫 해엔 직장을 다니면서 저녁 시간이나 주말을 활용해 공부했었는데, 수업시연과 면접을 보는 2차 시험에서 안타깝게도 떨어졌었죠. 저는 학교에서의 경험이 부족해서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어 퇴사를 결정했고, 학교에서 1년간 기간제로 경험을 쌓으며 다시 시험을 준비했어요. 그리고 이번에 정말 좋은 결과를 얻게 됐습니다.

Q.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드셨던 때가 있다면 언제인가요?


 힘들었던 때를 꼽자면 아무래도 초수 때 최종에서 떨어졌던 때인 것 같아요. 솔직히 합격에 대한 기대가 컸고 거의 다 왔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 때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던 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그래도 1차까지는 합격해 봤으니 제 실력에 대한 자신감도 가질 수 있었고,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도 알게 돼 그것만 보완하자고 생각했어요.

Q. 동문님께서 임용고시를 준비하실 때의 하루 공부∙생활 루틴이 궁금합니다.


 일을 병행하는 수험생에겐 공부 시간을 확보하는 게 너무나도 소중했기 때문에 저는 자투리 시간까지도 최대한 활용해 공부하려 했어요. 초수 때는 오전 6시 반쯤 일어나 출근을 했었는데, 그때 출퇴근 시간이 왕복 3~4시간 가까이 걸렸거든요. 그 시간을 허투루 쓸 수 없었던 저는 버스 안에서 문학 작품을 읽거나 단권화한 노트를 보며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노력했어요. 점심시간에는 식사 후 남는 시간을 활용해 근처 스터디카페에 가서 공부하기도 했죠. 퇴근 후에는 저녁을 먹고 쉬다가 오후 9시부터 인강을 듣거나 복습을 하고, 오전 1시 반쯤 잠에 드는 하루를 보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재수 때는 집에서 가까운 학교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시간과 체력을 좀 더 아낄 수 있었어요.


 저는 시간별로 영역을 정해 공부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출퇴근 시간에는 문학 작품 원문 읽기, 점심시간에는 교육학 공부하기 등, 이런 식으로 영역을 미리 정해두고 ‘지금 이 시간에 뭘 공부하지?’하고 고민하는 시간조차도 최대한 아끼려 노력했어요. 요일별로도 영역을 정해 그 하루는 한 영역에 특히 집중해서 공부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 임용고시 준비 당시 작성한 단권화 노트

Q.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서강 학우들에게 해주고픈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시험을 준비하다 보면 자꾸 마음이 약해지고 스스로에게 관대해지더라고요. 특히 전 일과 병행하다보니 ‘이 정도면 시험에 떨어지더라도 나 열심히 산 거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합리화하는 건 스스로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어느 순간 깨달았죠. 그럴수록 계속 마음을 다잡고, ‘난 무조건 올해 안에 합격할 거야’하는 생각을 초수 때부터 했던 것 같아요. 당연히 각자의 사정과 상황이 있기 떄문에 자기 자신을 해쳐가면서까지 무리해야 한다는 건 아니에요. 다만 어떤 상황에 놓여 있더라도 올해 무조건 바로 붙는다는 생각으로 임하는 것이 이 힘든 시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Q. 교사, 그리고 사람으로서 동문님의 차후 목표나 계획이 궁금합니다.


 아직 거창한 계획은 없지만 문법교육 분야를 더 깊이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다만 지금 저는 아직 경력이많지 않기 때문에 먼저 차근차근 학교 경험을 쌓는 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해요. 학교에서 수업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개발하다 보면 제가 할 연구의 기반도 조금은 더 탄탄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또 다른 목표는 좋은 어른은 아니어도 나쁜 어른은 되지 말자는 거예요. 교사로서 바람직한 목표로 들리진 않겠지만 꽤 어렵더라고요.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모든 아이들,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선생님, 좋은 사람이 될 순 없으니까요. 그래서 ‘꼭 훌륭한 선생님이 되어야지’, ‘아이들에게 내 모든 것을 다 바쳐야지’처럼 거창한 목표보다는, 제가 해줄 수 있는 작은 것들부터 천천히 해 나가자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Q. 서강에서의 대학 생활에서 가장 좋았던 기억을 꼽자면 언제인가요?


 사실 학부 때보단 대학원 시절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수업, 과 사무실 근무, 그리고 세미나로 하루 종일 정말 정신없고 힘들었던 날들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같이 공부했던 사람들 덕에 좋은 추억도 많이 쌓을 수 있었어요. 저는 학부 때 ‘언덕(언어학 덕후)’이라는 학회에서 활동했었는데, 그 때의 친구들과 대학원까지 쭉 같이 공부를 했어요. 이 때 친구들과 매일 붙어 다니며 공부하고 이야기했던 날들이 전부 서강에서의 좋은 기억들인 것 같아요. 지금은 각자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자주 모여 서강에서의 추억을 이야기하곤 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제가 국문과 조교장이었을 때 진행했던 국문과 강원도 답사인 것 같아요. 답사 준비 과정은 아직도 정말 힘든 기억으로 남아 있지만, 그때 답사를 갔던 학부생분들, 대학원 친구들, 교수님들께서 모두 재밌게 즐겨 주셔서 정말 뿌듯했어요.

Q. 동문님께 서강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제 20대의 많은 시간을 서강에서 보냈어요. 그만큼 많은 것들을 배우고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좋기도 아프기도 했던 그 경험들이 쌓여 제가 조금은 더 성장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서강은 제게 그런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인 만큼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도 가끔 학교를 찾아 저의 20대를 반추해볼 것 같아요.

 20대의 많은 시간들을 서강에서 보내며 꿈을 이뤄나간 오민경 동문.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지 않는 그의 이야기가 많은 서강 학우들에게 각자가 좋아하는 일에 도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작은 것들부터 천천히 해 나가자’는 자세로 삶에 임하는 오민경 동문의 교사로서, 그리고 사람으로서의 다채로운 삶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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