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의 현장에서 종횡무진하는 멀티플레이어 정용검(신방 04) 동문을 만나다
작성자 서강가젯(Sogang gazette)
작성일 2023.12.01 09:14:24
조회 2,297



  

 올해로 12년 차 스포츠 캐스터로 활동하며 특유의 텐션과 부드러운 진행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정용검(신방 04) 동문. KBO 한국시리즈와 메이저리그를 거쳐 올림픽, 월드컵 등 세계 대회와 <최강야구>, <스톡킹> 등 스포츠 예능, 그리고 발로란트 챔피언스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안정적인 중계로 스포츠의 현장을 전하는 그의 이야기를 서강가젯이 들어보았다.

  

  

  

서강가젯 독자 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프리랜서 스포츠 캐스터로 활동하고 있는 신문방송학과 04학번 정용검입니다.

  

  


▲ 정용검(신방 04) 동문

  

  

  

스포츠 캐스터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원래는 일반적인 아나운서가 꿈이었습니다. 그러다 대학생 때 방송국 인턴을 하면서 한 PD님이 제가 학교에서 축구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셨어요. 그때 축구 중계를 해보는 건 어떠냐고 권해주셨죠. 원래 스포츠를 좋아하고 학교에 다니면서도 다양한 활동을 했었기에 흥미가 생겼고, 곧 직업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학생 시절 어떠한 활동을 하셨나요?


 댄스동아리 SHOCK과 축구동아리 FC EINS에서 활동했어요. 특히 축구의 경우 노고체전, 총장배 체육대회 등 다양한 경기에 나가기도 했습니다. 비록 교내대회였지만, 당시 저를 포함한 학우들에게는 한국 시리즈나 챔피언스리그 결승만큼 중요했거든요. 그래서 열정을 갖고 참여했고, 두 번이나 우승하기도 했습니다.


 얼마나 열정적이었냐면, 경기 중에 같은 팀 친구가 골 세레머니를 하다 제 갈비뼈를 찼던 적이 있어요. 당시에는 경기를 계속 뛰고 싶은 마음에 통증을 참고 뛰었고, 경기가 끝난 뒤 뒷풀이 자리에서도 술을 엄청나게 먹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통증이 너무 심해 병원에 갔더니 갈비뼈 두 대가 부러졌다는 진단을 받았죠. 갈비뼈가 부러진 상태로 전후반전 다 참여한 거였어요. 지금 생각하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드네요. 다양한 경험을 했지만 순간으로 치면 그때의 부상이 가장 기억에 남고, 인상 깊었던 추억으로도 남습니다.

  

  


▲ 제1회 본교 총장배 축구대회에 참여한 정용검 동문

  

  

  

11년간 몸 담았던 MBC SPORTS+에서 퇴사해 프리랜서로 활동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최강야구> 딱 하나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기존 회사 생활이 정말 재미있었거든요. 스트레스 받는 일도 없고 행복했어요. 회사가 너무 좋아서 쉬는 날에도 출근할 정도였죠. 그러다 장수현 PD님께서 새로 기획하고 있는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겠냐는 제안이 왔어요. 너무 참여하고 싶은데, 회사를 나가지 않고는 다른 방송사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더라고요. 결국 도전하기로 결심하고 퇴사를 선택했습니다.

  

  

  

앞서 언급해주신 JTBC <최강야구>에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계세요.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무엇인가요?


 작년 말 부산고와의 경기에서 류현인 선수가 홈런을 쳤을 때가 제일 먼저 떠올라요. 당시 류 선수는 프로 입단이 확정돼 프로그램을 하차하게 됐고, 따라서 ‘최강 몬스터즈’ 팀원으로서의 마지막 경기였습니다. 출전 시간도 가장 짧았다가, 점점 성장하면서 팀에 없어서는 안 되는 선수로까지 성장한 류 선수를 출연진들과 제작진들 모두 정말 아꼈어요. 그런 우리에게 류 선수는 하차 전에 홈런 치는 거 하나는 꼭 보여드리고 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마지막 경기에서 홈런을 보여준 거에요. 이때 큰 감동을 받으면서도 류 선수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체감이 되서 눈물을 흘렸어요.


 또 기억에 남는 건 최근 방송된 중앙대와의 1차전이에요. 7회까지 지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8회 말 풀카운트 상황에서 박재욱 선수의 타구가 빗맞고 공중에 올라 원래라면 아웃이 될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흔히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하죠? 해가 지고 어둠이 올라오는 시간에는 프로 선수들도 공을 보지 못할 때가 있거든요. 이때에도 중앙대 선수가 공을 못 보고 실수로 놓치고 말았어요. 이에 기적적인 역전 적시타로 이길 수 있었죠. ‘야구는 끝까지 모른다’는 말을 증명했던 일이었기에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 (위) 류현인 선수의 홈런에 눈물을 흘리는 정용검 동문, (아래) 중앙대와의 1차전에서 역전승을 이룬 최강 몬스터즈
(출처 : JTBC <최강야구> 25화, 67화)

  

  

  

올해에는 발로란트 등 e스포츠 중계에도 진출하셨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원래 가장 좋아하는 캐스터가 전용준 님이었습니다. 전 캐스터님만의 캐릭터를 좋아하기도 하고, 원래 게임 방송을 즐겨보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게임 중계에 대해서는 생각도 안 하고 있었죠. 그러다 평창 동계 올림픽 때였습니다. 중계 전 대기 시간에 당시 방송국 PD님께서 우연히 스타크래프트 경기 영상을 트신 거예요. 이때 장난삼아 중계를 해봤는데, PD님께서 이 모습을 좋게 기억해 주셨나 봐요. 그 PD님이 후에 라이엇 게임즈로 이직하신 뒤, 제가 프리랜서로 나온 걸 아시고 게임 중계도 잘할 것 같다면서 제안해 주셨죠. 저야 거부할 이유가 없으니 흔쾌히 수락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성에 잘 맞아서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캐스터라는 직업의 매력이 궁금합니다.


 매일 새롭다는 겁니다. 일반적인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아나운서의 경우, 매일 비슷한 대본을 소화하다 보니 어느 정도 정제되어 있을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스포츠의 경우 매일 매년 새로운 경기와 시즌이 이어지잖아요? 그 과정에서 약팀과 강팀이 뒤바뀌거나,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고요. 이 때문에 매년 새롭게 진행할 수 있다는 게 즐겁습니다.

  

  

  

신문방송학이라는 전공이 현재 직업에 도움이 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선 수업에서 PD가 일하는 과정에 대해서 배우다 보니, 방송 업계에서 일하면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프로그램 출연자의 입장에서 PD가 의도하는 대로 행동하기가 편하고, 스포츠 중계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리고 ‘사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과목에서 배운 내용도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시청자들에게 평가받기 이전,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평가받게 되는데 이때 좋은 평판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센터 소속 영상제작단인 MEGS에서 활동하며 영상 제작 경험을 쌓았던 것도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되었죠.

  

  


▲ 본교 대운동장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정용검 동문 (‘<서강의 동문을 찾아서> 시즌2, 6회’ 올해 12월 공개 예정)

  

  

  

동문님께 있어 서강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사실 저는 고등학교 때까지 단 한 순간도 스포츠 캐스터를 꿈꾼 적이 없어요. 그런데 서강에서 꿈을 갖게 되었죠. 많은 교내 단체에서 활동하며 자신감을 키우고, 신문방송학 전공 수업을 들으며 진로에 대한 방향을 잡을 수 있었고요. 그리고 서강의 학풍은 자기 장점에 확신을 두고 드러낼 수 있게 도와줍니다. 지금의 제가 있게 된 데에는 ‘작지만 강한 학교’라는 서강의 역할이 컸습니다. 그래서 저는 서강이 자랑스럽고, 제가 서강 출신이라는 사실도 자랑스럽습니다.

  

  

  

마지막으로, 본인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후배들을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제가 살아온 세상과 현재 20대인 후배들이 사는 세상은 너무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사실 어른으로서 이래라저래라 조언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는 확실해요. 본인이 즐거운 일을 하면 힘들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이제는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세상이 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찾아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서강에서는 이러한 기회를 충분히 누릴 수 있습니다. 열심히 살아가면서 본인이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 보라고 전해주고 싶어요.

  

  

 스포츠 예능의 유행을 이끌며 ‘덕업일치’를 이루고 있는 정용검 동문. 누군가에게 롤모델이란 말을 들을 때 가장 뿌듯하다는 그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누군가의 목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가 전해 줄 스포츠의 현장이 모두에게 생생하게 닿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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