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친절한 변호사 주영글 동문을 만나다
작성자 서강가젯(Sogang gazette)
작성일 2022.08.05 16:57:41
조회 3,166



  

 미디어가 바라보는 결정적인 순간에 등장해 위기에 빠진 무고한 피해자를 구원해주는 정의의 수호자. 사회가 바라보는 어려운 법률 전문 용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상대를 능숙하게 설득하는 청산유수의 달변가. 그렇다면 실제 변호사의 일과 삶은 어떨까? 서강가젯은 법은 물론이고 미디어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변호사 주영글 동문(법학 05)을 만났다. 법조인의 꿈을 가진 서강인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직업 변호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본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법학과 05학번 졸업생 주영글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법무법인 강남에서 형사 전문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 변호사 주영글 동문

  

  

  

‘형사 전문’ 변호사로서 어떤 일을 하시는 지 궁금합니다. 형사 전문 변호사가 다른 분야의 변호사에 비해 가지는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형사 전문 변호사는 다른 분야의 변호사보다 외근이 많은 편입니다. 민사나 행정 사건의 경우 보통 의뢰인이 변호사가 일하는 로펌에 방문해서 미팅을 진행하고, 변호사는 재판에 참석할 때만 외근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형사 사건의 의뢰인은 구치소에 수감중일 때가 많아서 의뢰인을 만나려면 변호사가 구치소로 가야 합니다. 서울 지역만 해도 서울구치소, 서울동부구치소, 서울남부구치소 등 여러 지역의 구치소에 의뢰인들이 퍼져 있으니, 의뢰인들을 만나러 여기 저기 각 구치소에 접견을 다니다 보면 하루 일과가 끝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형사 사건의 경우 구치소와 법원 외에 경찰서와 검찰청도 조사받으러 다녀야 해서 다른 분야의 변호사에 비해 사무실에 앉아서 일하는 시간보다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일을 할 때가 많은 점이 가장 큰 차이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형사 사건의 경우, 의뢰인이 피고인의 상황에 놓일 때가 많고 ‘구속’이라는 인생의 중대한 갈림길에서 변호사를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민사 및 행정 사건에 비해 의뢰인이 조금 더 감정적인 경우가 많아 의뢰인 상대가 어려운 편입니다. 이 부분 때문에 형사 사건을 맡지 않는 변호사들도 있습니다.


 대신 법에서 정해둔 구속 기한 때문에 민사와 행정 사건에 비해 형사 사건이 대체로 더 빨리 끝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법조인의 꿈을 갖게 된 계기와 그 꿈을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사실 고등학교 재학 당시만 해도 제가 변호사가 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대학 입시 원서를 쓸 때 어느 과를 쓸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부모님께서 법학과가 저의 적성에 잘 맞을 것 같다고 추천해 주셔서 우연히 법대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법학과에 들어와보니 대부분의 동기들이 당연하듯 신림동 고시촌에 들어가서 사법시험을 준비했고, 저도 처음에는 친구 따라 강남 가는 느낌으로 동기들 따라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공부를 시작하고 나니, 제 가치관에 비추어 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끼고 열정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변호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제 성격이 친절하고 남을 도와주는 것을 즐거워하는 편이라 변호사 업무를 잘 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섰습니다. 그렇게 변호사 꿈이 점차 확고해지면서 변호사가 되는 동력이 되었습니다.


  

  

  

변호사라는 직업을 일상에서 직접 만나기 보다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특히 해당 분야를 잘 모르는 입장에서는 변호사라고 하면 드라마나 영화 속 법정에서 극적인 장면을 이끌어내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실제로 변호사라는 직업은 이러한 이미지와 어떻게 다른 지 궁금합니다.


 드라마에서는 재판을 진행하면서 변호사가 멋진 구두 변론을 통해 재판을 뒤집는 일이 자주 등장하곤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각 판사가 진행해야 하는 재판이 하루에 수십 개씩 있다 보니 재판 자체는 3~5분 정도로 짧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변론할 내용은 의견서 등 서면을 통해 미리 제출하고, 재판에서는 의견서 등에 써 있는 내용을 간단히 확인만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사실 승소(勝訴)에는 말보다는 법리를 잘 알고 글을 잘 쓰는 능력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Through 미디어

  

  

다수의 수다’를 비롯한 여러 방송 출연, ‘마이쭈변’ 유튜브 채널 운영 등 활발한 미디어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요, 어떻게 변호사 업무와 미디어 활동을 병행하시게 되었나요?


 방송출연은 열심히 일을 하다 보니 자문인터뷰를 위해 뉴스 등에 출연할 일이 많아졌고, 제가 나온 뉴스나 기사들을 보고 방송국에서 섭외 연락이 오면서 하게 되었습니다. 유튜브의 경우 변호사 일을 하면서 저만 혼자 내용을 알고 넘어가기 보다는 많은 분들과 공유를 하고 싶은 것들이 생겨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형사 전문 변호사의 일상을 다루는 유튜브는 많지 않은 것 같아서 제 일상을 형사 전문변호사를 꿈꾸는 후배 법조인을 위해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마이쭈변” 유튜브 채널

  

  

  

방송 ‘다수의 수다’에 출연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사건을 맡았던 경험에 대해 말씀하셨던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증거 입증이 무척이나 어려워 선배 변호사들도 모두 힘들 거라 말했던 사건이라고 하셨는데요, 이 사건을 맡으며 느끼셨던 점이 궁금합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의 원인이 밝혀진 것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때로부터 이미 수년이 지난 후라 증거가 많이 없어진 상태였고, 피해가 워낙 크고 피해자분들의 울분이 많이 쌓여 있는 상태여서 사건을 맡는 것을 다들 꺼려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이렇게 사회에서 중요한 사건을 모두 외면하면 사건은 해결되지 않고 앞으로도 이러한 참사는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개개인은 본인의 이익을 우선시하기에 결국에는 사회 구조적으로 이러한 참사에 대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최근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어 다행이라고 느끼는데, 다만 피해자들이 입증과 소송 진행에 있어서 어려움을 덜 갖도록 제도적인 개선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From 서강

  

  

법학과 05학번 주영글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동문님은 서강대에서 어떤 학창 시절을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여느 서강인과 마찬가지로 저도 독후감을 시간 맞춰 제출하러 뛰기도 하고, FA가 뜨지 않게 출석날짜를 세어보던 추억이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전까지는 신촌에서 동기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즐거운 시간을 많이 보냈고, 연세대, 고려대와 미팅도 하고 일일주점, 학생회 활동 등도 활발히 하며 대학생활을 나름 충분하게 즐겼던 것 같습니다. 다만 한 영상 방송 동아리 면접에서 떨어져서 결국 동아리 활동을 못했는데, 대학 시절 동아리 활동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법학과에서 법학전문대학원으로, 꿈을 이루기 위해 거쳐야 하는 관문은 조금 바뀌었지만 현재도 법조인의 꿈을 꾸는 서강인들이 많습니다.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법조인이라는 직업은 남의 인생에 개입하는 부담스러운 직업이기도 하지만,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절망적인 순간에 빠져있는 사람을 도와준다는 점에서 다른 직업에 비해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입니다. 제가 평소 제일 많이 듣는 말도 “변호사님 감사합니다.”입니다. 또한 변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법조인이 아닌 다른 여러 일을 응용해서 할 수 있기 때문에 변호사 자격증에 도전하는 것을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혹시 경제적인 형편이 어렵더라도 로스쿨 장학제도가 생각보다 잘 되어 있으니 포기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법조인이 되고 싶은 이유에 대해 보다 확고해지면 더 쉽게 법조인의 문에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의 응원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변호사님에게 서강은 어떤 의미인가요?


 제가 법대에 입학했을 당시 법학과가 없어지고 로스쿨이 들어서는 시점이어서 사법시험 폐지 전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신림동 고시촌에 일찍이 들어가는 것이 유행이었습니다. 저도 대학교 2학년 여름방학부터 신림동 고시촌에 들어갔는데, 신림동에 있으면서 한 원룸 건물에 저희 법대 동기 8명이 같이 들어가서 학원도 같이 다니고 학교도 같이 다니곤 했습니다. 그 때 법대 동기로 친해져 신촌과 신림동에서 함께 추억을 쌓은 친구들은 현재까지도 제가 가장 의지할 수 있는 베스트 프렌드입니다. 서강대에서 너무 좋은 인연들을 만났기 때문에 현재의 제가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서 서강은 저에게 정말 감사한 은인입니다. 여러분들도 서강 안에서 소중하고 인연 쌓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연한 계기로 법학과에 진학했다고 답한 주영글 변호사는 인터뷰 내내 본인의 직업을 아끼고 그것에 열정적으로 임하면서도 후배들도 자신처럼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우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선배의 조언에 힘입어 더 많은 서강인들이 법조인의 꿈을 품고, 꿈을 이루고, 그 꿈을 사랑하기를, 서강가젯이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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