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가 열어준 새로운 가능성, ‘성찰과 성장’ 수업과 SK텔레콤 ESG 혁신팀의 Open Collabo
작성자 서강가젯(Sogang gazette)
작성일 2021.11.29 15:33:47
조회 1,688



  

 [성찰과 성장]이 다시 한번 ‘성장’했다. 지난 2월 가젯에서 취재했던 비대면 [성찰과 성장]의 이야기를 기억하는가? 작년 한 해 동안 [성찰과 성장]은 지속된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Zoom을 통한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2021년, [성찰과 성장]은 ‘만약의 땅’, 가상현실 속에서 새롭게 도약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SK텔레콤 ESG 혁신팀이 함께했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수업으로 ‘나’의 성찰이 ‘우리’의 성장이 되는 과정을 더욱 생생하게 구현해낸 이야기를 듣기 위해 위해 서강가젯이 SK텔레콤 ESG 혁신팀 박우영 동문(정치, 심리 08)을 만났다.

  

  

본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심리학을 전공한 08학번 박우영입니다. 2015년도에 SK텔레콤에 입사한 7년 차 직장인이고요. 올해부터 ESG 혁신그룹에서 Open Innovation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외의 다양한 기업 및 기관들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 박우영 동문

  

  

  

요즘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만, 더러는 “메타버스가 도대체 뭐야?”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그 질문에 동문님께서 답해주신다면요?


 메타버스보다는 가상현실이라는 단어를 쓰면 어떨까요?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를 합친 말입니다. 말 그대로 그냥 현실과는 다른 세계인 거죠. 그런 의미에서 WOW나 리니지 같은 온라인 게임 속 세계도 일종의 메타버스입니다. 가상 현실에서의 화폐 거래 역시 온라인 게임 영역에서는 당연한 거였고요. 그럼 왜 최근에야 이 키워드가 새롭게 대두되는 걸까요? 그건 현실과 가상현실 간의 연결이 심화되었기 때문입니다. 거시적으로는 5G 통신망의 확산,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 가상현실 친화적 세대의 등장 등이 주요한 요인입니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과거에 비해’ 희미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죠.

  

  

  

현시점에서 메타버스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궁금합니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의료와 산업 현장에서의 VR 기기 기반 시뮬레이션 교육이 인상적이라고 생각해요. 기업이나 학교에서는 주로 신입생 입학식이나 채용설명회 등의 행사를 진행할 때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에서는 주로 게더타운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행사와 수업을 운영하고 있고요. 이번에 서강대에서 진행한 성장과 성찰도 그런 케이스입니다.

  

  

  

  

 # 성찰과 성장, 메타버스와 만나다

  

  

 [성찰과 성장]은 본교의 다른 수업들과 확연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성찰과 성장]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함께하는 협력의 과정이 수업의 주를 이룬다. 또한 이를 위해 학생들은 2박 3일 동안 그룹 내에서 자신의 경험을 되돌아보며 ‘성찰’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진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 수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이러한 수업의 특성을 유지하고자, 작년부터는 Zoom을 활용한 비대면 [성찰과 성장] 수업을 진행해왔다. 그리고 2021년, [성찰과 성장]은 또다시 진화했다. 바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수업에 적용한 것. 이는 1년 넘게 지속되어 온 온라인 수업에 대한 피로도, Zoom을 통한 소통의 한계, 학생들이 가지는 만남 초기의 긴장감 등을 극복하기 위해 인성교육센터 교수진과 사회봉사(03)수업의 [성찰과 성장] 학생동반자들, SK텔레콤 ESG 혁신팀 등이 함께 준비한 것이다. 이들은 총 3번에 걸친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수업을 개선하고 보완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찾는 과정을 거쳤고, 올해 2학기 12분반 수업부터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적용해 수업을 진행했다. 메타버스와 [성찰과 성장]의 이러한 만남은 어떻게 성사된 것일까?

  

  

  

SK텔레콤 ESG 혁신팀에서 서강대학교와의 콜라보를 진행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특히 교내의 여러 프로그램들 중에서 [성찰과 성장]과의 콜라보를 결정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프로젝트 초기에는 타 기관의 피어 카운셀러 육성 과정에 이프랜드를 도입하고자 했지만, 역량 교육 과정의 특성상 빠른 도입 및 검증이 어려웠습니다. 이후 여러 기관들과 접촉을 시도하던 중, 대학 시절 건강심리학 강의를 해주셨던 허자영 교수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교수님께서는 프로젝트의 취지와 내용에 대해 크게 공감을 표현해 주셨고, 인성교육센터의 [성찰과 성장] 수업에서 학생 동반자 양성을 통해 피어 카운슬링 개념이 적용될 예정이니 연락을 취해보라는 팁을 주셨죠. 실제로 전찬용 센터장님, 최윤희 교수님과 미팅을 진행해 보니 [성찰과 성장]이 가진 비대면 상황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이프랜드가 명확한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콜라보 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3일간의 합숙으로 진행되던 [성찰과 성장]이 Zoom 수업으로 대체되면서, 학생 간의 관계 형성이 어려워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습니다. Zoom Patigue라는 신조어 역시, Zoom의 화상 장면이 인지적, 심리적 부담을 준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프랜드를 통해 [성찰과 성장] 수업 초반부 학생 간의 라포 형성 과정을 진행하면서, 개인의 성향에 따라 존재할 수 있는 어려움을 줄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했습니다. 물론 Zoom을 교차 활용하여 이프랜드가 지닌 한계를 보완했고요. 이 과정에서 ‘이걸 꼭 메타버스로 해야 해?’하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실효성 있는 방안을 찾는데 집중했습니다.

  

  


▲ (왼쪽부터) 이프랜드 조작 화면, 성찰과성장 내 이프랜드 세션 활동 모습

  

  

  

 [성찰과 성장]에서 메타버스를 이용한 수업은 첫째 날 세션 2의 ‘첫 만남과 자기소개’에서부터 시작된다. [성찰과 성장] 자체가 성찰을 통한 ‘나눔’ 활동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비대면으로 전환되며 학생들의 긴장도가 가장 높았던 시간은 바로 화면을 통해 처음으로 그룹원들을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이러한 학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긴장을 완화하고자 메타버스를 세션 2에 활용하여, 일명 ‘부캐’를 만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실제로 학생들은 이프랜드에 접속할 때 각자 자신의 아바타 즉, ‘부캐’를 만들게 되는데, 옷을 선택하는 것에서부터 머리와 눈동자의 색까지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부캐를 꾸밀 수 있다.


 또한 부캐의 닉네임을 설정하게 되는데, [성찰과 성장] 수업에서는 닉네임으로 실명이 아닌 가명을 권장한다. 이는 익명성이라는 틀 안에서 학생들이 보다 ‘자기개방’에 대한 긴장도를 낮추고, 안정감 있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학생들은 화면으로 얼굴을 마주하는 대신 자신이 만든 아바타를 조정해 무대 위로 올라가 자기소개를 하고, 단체 군무와 밸런스 게임 등의 코너에 참여하며, 가상현실이 주는 편안함과 그에 대한 흥미를 느끼면서 새로운 환경과 분위기에 보다 수월하게 적응하게 된다.


 이어 세션 3과 세션 6 등에서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다. 세션 3의 경우, 학생들은 그룹원들끼리 테이블에 모여 앉아 자신의 이야기를 나눈다. 이때 학생들은 손뼉을 치거나, 엄지를 들어 올리는 등의 여러 리액션들을 통해 공감과 지지를 가시적으로 보여준다. 단순히 고개를 끄덕이거나 자신의 차례가 돌아올 때를 기다렸다가 대꾸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대면 상황에서 가능하거나, 취하기 어려운 복잡한 행동이나 반응도 보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무대 위로 올라가 춤을 추거나 눈물을 보이는 등의 현실에서는 하기 어려운 적극적인 리액션을 보여주는 학생들도 많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학생들은 빠르게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이후 Zoom에서 다시 수업을 진행할 때에도 학생들은 메타버스 내에서 형성한 관계를 그대로 유지한 채 진솔하고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였다.

  

  

  

  

[성찰과 성장] 메타버스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만족도 조사 결과, 참여 학생의 대다수가 ‘매우 만족한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이처럼 학생들의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은 무엇이었을까요?


 메타버스 플랫폼이 필요한 영역에서만 활용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찰과 성장] 수업을 100% 메타버스 플랫폼으로만 진행했다면 학생들의 불만이 더 컸을 거라 확신하거든요. 개인별로 자기 개방을 하는데 적합한 수단과 필요한 시간은 차이가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얼굴을 마주하면서 하는 소통이 가장 깊은 수준의 교감을 만들어주니까요. 그런 점에서 일정 수준의 라포가 형성되었을 때는 Zoom의 화상 화면을 통한 소통을 선호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실제로 설문 내용 중에도 동일한 취지의 후기가 있었죠.

  

  

     "메타버스에 대한 생각이 바뀔 정도로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 이었습니다."

     "줌 화면만 사용했을 때는 표현할 수 있는 감정에 한계가 있는 느낌이었는데 아바타를 사용해 개인의 개성을 드러내기도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낯을 많이 가리는 사람이 메타버스 공간 안에서 편하게 자신의 의견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양한 감정표현을 쉽게 할 수 있어서 처음 보는 사이임이에도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메타버스 수업의 비중을 눌려도 좋을 만큼 만족도 높았습니다."

      – 성장과 성찰 메타버스 수업 참가 학생들 후기

  

  

이번 서강대 ‘성장과 성찰’ 수업에 활용된 SKT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가 가진 가능성과 확장성은 무엇인가요?


 이프랜드는 ‘모임’에 집중합니다. 최근에는 음치 노래방 컨셉의 월드가 운영되고 있는데요, 그곳에서는 초등학생부터 중장년층까지 나이를 초월한 분들이 함께 모여 모닥불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서로를 격려합니다. 이처럼 이프랜드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다양한 모임의 형태가 지금도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프랜드는 아바타를 통해서 현실에서의 자신을 긍정하도록 도울 수 있는 플랫폼이죠.

  

  

  

반면 인터넷 접속 등 메타버스 환경과 디바이스에 대한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과 채팅창 등의 새로운 기능에 대한 건의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수업을 진행하면서 수정과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Zoom이 초기 버전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수준의 업데이트가 이루어진 것처럼, 이프랜드도 향후 수정 보완할 점이 많습니다. 우선 채팅 기능은 11월 16일에 업데이트되었습니다. 많은 요청이 있는 PC버전 지원 역시 내년 중에 개발이 완료되고요. 자료 공유가 pdf, mp4 파일만 지원되는 부분도 개선될 예정입니다. 또 가장 큰 장애 요인은 이프랜드가 모든 스마트폰에서 구동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2018년 이전에 출시된 스마트폰에서는 원활한 구동이 어렵거든요. 이는 교육 분야에서 해당 플랫폼을 폭넓게 적용하는데 있어 가장 문제적인 사안이 아닌가 싶은데요, PC버전 지원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후 이프랜드를 통한 메타버스 수업이 다른 교내 프로그램이나 교과목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12월 중에 국제학생 적성 탐색 워크샵을 이프랜드를 통해서 진행하는 건으로 논의 중에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국제학생분들이 입학 전 프로그램을 본국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이프랜드를 활용해 보는 게 어떨까 합니다. 이프랜드는 연내 80개국에서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보다 광범위한 국가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서강대 졸업생 입장에서 글쓰기 튜터링을 메타버스 환경에서 받는다면 민망함이 줄어들지 않을까 합니다 하하.

  

  

  

메타버스 안에서의 동문님의 목표와,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서강 동문들과 재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메타버스가 그저 핫한 키워드가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키워드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고 싶습니다. 메타버스를 활용하여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지속 발굴하기 위해 메타버스가 필요한 현장을 폭넓게 살피고 있으니 협업 안이나 아이디어가 있다면 언제든지 nightsailing@sk.com으로 연락 주시기 바라요. 함께 고민하면서 발전시켜 나가고 싶습니다. 특히 졸업하신 동문 분들뿐만 아니라 서강대 내 학과, 센터, 사회 혁신 비즈니스 동아리 등의 도움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가끔 현실과 다른 어떤 세상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누군가에게 그 세상은 좋아하는 것들로만 가득찬 세계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질릴 때까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세계이기도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꿈꾸던 세상을 직접 만들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만들어 둔 또다른 세계로 들어갈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각기 다른 세계에서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어도, 결국 그 모든 세계는 ‘나’라는 하나의 존재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각자가 속한 세계 속에서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진짜 나’와 마주하는 순간들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순간을 다른 이들과 함께함에 행복을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가상현실은 허무한 허구의 공간이 아니라 진정한 세계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그러니 우리 모여보자, ‘나’와 ‘너’의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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