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환자 건강 데이터의 가치를 창출하다, 휴먼스케이프 장민후 대표 (경영 08)
작성자 서강가젯(Sogang gazette)
작성일 2019.09.09 14:32:16
조회 1,586





       

      



▲ 휴먼스케이프 장민후 대표(경영 08) 동문


희귀난치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이 지금까지 많은 가운데, 환자들이 직접 생성한 건강 데이터를 통해 가치를 발견하고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 개발과 연구에도 기여하는 플랫폼 기업이 있다. 서강가젯은 휴먼스케이프의 장민후 CEO(경영 08)를 만나 환자로부터 생성된 건강 데이터의 의의와 블록체인 기술과 환자 데이터의 접목에 대해 들어보았다.



안녕하세요, 휴먼스케이프가 어떤 기업인지 소개해주시겠어요?


안녕하세요, 경영학과 08학번 장민후라고 합니다. 휴먼스케이프는 제가 대학 재학 중에 창업해서 6년 째 일하고 있는 곳이에요. 서강대학교 떼이야르관에 위치한 학생창업지원센터에서 시작했고, 그때부터 헬스케어와 의료 분야에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휴먼스케이프는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하여 희귀질환 환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저희가 구성한 생태계 내에서 환자들이 데이터를 제공하면 그 데이터를 제약회사나 연구기관 등에 전달하여 희귀질환 연구와 의약품 개발을 가능하게 하고 또 환자들에게는 데이터 제공에 대한 보상으로 암호화폐인 HUM 토큰이나 HUM 포인트(HP), 또는 HUM 도네이션(HD)을 드림으로써 치료 등 질병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저희 프로젝트에는 eBay의 케어플러스라는 의료기기 업체나 녹십자 같은 제약회사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어서 데이터 제공의 대가로 받은 HUM 포인트로 환자분들은 치료 기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환자 단체의 운영 구조는 기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큰 편인데요, 이런 실태를 고려하여 장기적 관점에서 HUM 도네이션(HD)을 활용한 기부 플랫폼을 설계하기도 했습니다. 환자 단체와 환우회를 위한 기부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커뮤니티 내에서 획득한 HD로 기부를 하거나 환자 단체 차원의 캠페인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회사명 ‘휴먼스케이프’는 ‘휴먼’과 ‘랜드스케이프’(landscape, 풍경)을 합친 말이에요. 저희 회사는 4명의 동료들이 모여 세운 회사인데요, 어떤 조직문화를 가진 회사를 만들까 논의하다가 각자 어떨 때 행복한지,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지향하며 사는지의 주제로 넘어가게 되었고 회사를 일상의 연장선에 놓아서 회사에서도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풍경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런 회사명을 갖게 되었습니다.



재학 중에 회사를 설립하셨는데요, 어떤 계기로 헬스케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우연히 헬스케어 분야 아이템을 찾게 된 것 같습니다. 공모전과 경진대회를 준비하면서 원래 캘린더를 만들려고 했어요. 황당하게도 저희는 구글 캘린더보다 더 나은 캘린더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웃음) 그런데 그때 받았던 피드백 중 목표로 하는 캘린더의 사용자 층을 좀 더 좁히면 의미 있는 결과물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들이 있었어요. 저희도 그게 옳다고 생각했고 처음 생각해낸 게 임신부들을 위한 캘린더였어요. 임신부들에게 시기별로 필요한 의료 정보나 유용한 정부 정책들이 있는데 이런 정보들을 제공함으로써 달력 서비스의 효용을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캘린더를 설계했었어요. 이렇게 처음 헬스케어 분야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죠.

 

계속 헬스케어 분야 내에서 조금씩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가며 피버팅을 하다가 바로 이전에 하던 사업을 계기로 휴먼스케이프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수술한 환자들의 사후관리를 돕는 모바일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병원 입장에서는 저희가 제공하는 솔루션에 대한 지불 용의가 그다지 크지 않아서 수익성이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 고민했고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의 사례를 많이 참고했어요. 실리콘밸리에서도 헬스케어 분야에서 저희처럼 솔루션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들이 있었는데 그 회사들이 어떻게 빨리 성장할 수 있었는지 보니 서비스를 활용하는 환자들로부터 만들어지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해서 부가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더라고요. 한국에서도 이런 모델을 적용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참고하여 피버팅을 했고 부족한 점들을 채워가다 보니 지금과 같은 모델이 되었습니다.



환자들의 건강 데이터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안전하고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어떤 면에서 블록체인 기술에 적용점이 있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우선 첫 번째로 블록체인은 환자 데이터가 위조되거나 변조되지 않도록 할 수 있습니다. 입력된 정보를 모든 서버와 플랫폼에 기록하고 그것이 축적되면서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환자 데이터의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경로로, 누가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는지 모두 공개되기 때문에 환자들의 데이터가 남용되는 것을 방지하고 원하지 않는 목적으로 쓰일 경우 환자가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질 수 있게 되죠.

 

많은 희귀질환 환자들이 자신이 희귀질환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하지 않고 또 정보가 악용될 여지에 대해 우려하시기도 해요. 블록체인의 이러한 이점들을 활용하여 데이터가 위조되거나 변조되지 않고, 또 어떤 경로로 유통되는지를 증명함으로써 환자 분들의 데이터에 대한 주권과 통제권을 지키는 것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휴먼스케이프를 설립하기 전 임신부 캘린더 앱이나 성형견적 앱 등 여러 프로젝트를 시도하셨어요.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고 확장하는 것이 두렵지는 않으신가요?


두려움보다는 새로운 것에서 오는 즐거움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에서야 재미있었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죠. 당시에는 처음에 세웠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어떤 점을 놓친 건지 고민하면서 많이 힘들기도 했어요.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책상에서 얻을 수 있는 이론적인 것뿐만이 아니라 실행하고 부딪히면서 직접 얻어낸 것들이 저희가 성장함에 있어 좋은 양분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휴먼스케이프에서 실제로 어떤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나요?


저희의 실 사례 서비스로는 지난 5월부터 진행했던 ‘비밍이펙트’ 캠페인이 있었습니다. 루니버스를 통해 시작된 이 캠페인은 HUM 도네이션(HD)과 기부 캠페인과 맞닿아 있기도 해요. 롯데 백화점의 지원을 받아 한달 반 정도 동안 희귀질환인 망막 색소 변성증을 알리고 굿즈를 함께 판매하면서 판매수익금 전액을 환자 단체에 기부하는 행사를 했었어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성공적으로 진행되었고 다른 희귀질환 환자 단체에서도 이런 캠페인에 참여하고 싶다고 연락이 올 정도로 성과가 좋았습니다.

 


휴먼스케이프가 카카오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과 헬스케어/의료 분야에서 첫 번째 파트너가 되었다고요.


네, 저희가 클레이튼의 헬스케어 분야에서 첫 번째 파트너로 선정되었고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은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죠. ‘카카오’라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누구나 다 아니까요. 그래서 카카오를 통해 디앱을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중인데 아직 어떤 디앱을 출시할지 공개하지는 않았어요. 카카오 클레이튼 플랫폼에 올렸을 때 대중들의 반응을 얻을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준비하려고 하고 있는데요, 현재 갤럭시 S10에 탑재되고 있는 디앱 ‘미세톡톡’도 후보 중 하나입니다.

 


인도네시아에도 현지 법인을 설립하셨는데 인도네시아 의료 시스템의 어떤 특성이 현지 진출로까지 이어지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사업이 진행 중인 건 아니고 작년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서 시장 조사를 3년 정도 하고 있고 사업부를 구성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의료서비스 질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평균 국민 연령이 20대로 굉장히 낮은 편이에요. 또 인구수가 많고 우리나라처럼 대부분의 국민들이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해요. 인터넷 보급률도 높은 편이고요. 이런 점들을 고려해 봤을 때 저희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출시해서 여러 사람들에게 제공하기에 좋은 인프라가 마련돼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요?


지난 6월에 저희가 ‘MVP’라는 프로토타입이 될 만한 서비스를 출시했어요. 그래서 환자 단체에서 현재 사용 중에 있고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수집한 피드백을 토대로 개선된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이 올해의 목표입니다. 또한 이 서비스를 통해 실제로 신약 개발이나 임상에 사용될 수 있는 가치 있는 데이터를 모아 내년부터는 수익을 내는 데에도 집중할 계획입니다.

 


스타트업을 꿈꾸는 서강인들에게 조언 부탁드릴게요.


저도 열심히 성장하고 있는 단계라서 대단한 조언을 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주변에 창업을 하는 동기들, 선후배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점이 있었다면 의외로 도움을 구하는 걸 굉장히 어려워한다는 것이에요. 저는 안면이 없더라도 사회적으로 성공했거나 이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회사 대표님들을 찾아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구했습니다. 바쁘신 분들이지만 제 진정성을 보시고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셨어요. 경험도 많이 얘기해주셨고요. 이렇게 배운 것들이 제가 회사를 세우고 사업을 키워나가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적극적으로 도움을 구하고 다른 분들이 이미 경험한 사례들을 학습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민후 대표는 시도와 경험을 통해 배운 지식의 중요성과 그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강조했다. 난치희귀 질환환자들의 건강 데이터 관리와 주권 회복을 고민하는 휴먼스케이프의 행보를 서강가젯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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