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빠른 표범처럼 담백하게, e 스포츠 그룹 ESA 대표 오지환 동문 (경영 11)을 만나다
작성자 서강가젯(Sogang gazette)
작성일 2020.08.20 11:39:59
조회 1,050


    

 대학 졸업 후 나이키, 프로축구연맹을 거쳐 e스포츠 스타트업에 도전한 동문이 있다. 자신이 쌓아온 경험과 적성을 발판삼아 새로운 삶의 무대를 개척하고 있는 오지환 동문(경영 11)이다. ESA 그룹 창업 3년이 지난 지금 e스포츠 아카데미와 선수 전문 에이전시를 갖춘 것은 물론, 프로팀의 LCK 승격을 이뤄내며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그를 서강가젯이 만나봤다.


▲ ESA 그룹 오지환 대표(경영 11)

이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Q. 안녕하세요. 오지환 대표님!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경영학과를 졸업하였고 현재는 ‘e스포츠 산업의 프로 스포츠화를 선도하자’라는 목표를 가지고 서강대 동문 구성원이 주를 이룬 회사 ESA GROUP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창업 3년 차이고, 한국 최고의 e스포츠 아카데미와 리그 오브 레전드 LCK 리그 ‘팀다이나믹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ESA 그룹 창립 전에는 나이키와 프로축구연맹에서 근무하셨다고 들었어요. e스포츠계에 발을 딛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나이키에서는 디지털 상품기획자라는 역할로, 나이키의 온라인 채널에서 스포츠 카테고리 담당자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어떤 제품을 판매할지 선정하는 과정부터 수요 예측과 판매를 위한 마케팅까지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담당했었는데요. 외국계 회사여서 업무의 자율성과 넓은 범위를 보장해 준 것이 저에게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프로축구연맹은 축구 산업 아카데미 과정을 수료한 것인데요, 업계 다양한 관계자와 세션을 통해 스포츠 산업에서 제가 보지 못했던 미디어, 선수 육성 등 넓은 범위의 이해도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원래 저는 스포츠 산업을 한국을 리드할 수 있는 문화 산업의 큰 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본래 목표는 축구계에서 이러한 꿈을 이루는 것이었는데, 기초 골격의 문제나 현재의 권력 구조 등 제가 변화를 일으키기에는 어려움이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원래 축구 만큼이나 즐겨 보던 e스포츠를 단순히 콘텐츠가 아닌 산업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충분히 전통 스포츠에 있는 사업들을 여기에 적용해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대표님의 대학 시절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경영학과를 졸업하셨는데, 대학 시절의 경험이 현재까지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대학 시절은 여러 가지로 인간 관계와 제 역량에 대한 판단, 피드백 그리고 발전의 시간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세 가지 큰 과정으로 나눠본다면, 다양한 섹션 활동부터 경영학과 학생회장을 거치면서 정말 많은 사람과 이야기하고 성숙함을 쌓아가는 과정을 거쳤던 인간관계의 발전이 첫 번째입니다. 학술 동아리 LENS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사고방식을 기업적인 사고로 변환하고 표현하는 역량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이 두 번째 성장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주변의 작은 사회,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발전하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상처받고 이 모든 과정을 바라보며 부족하지만, 저만의 인생의 가치관을 쌓아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종합적으로는 저는 대학 생활을 정말 후회 없이 보낸 것 같고, 같은 시기 학교에 다니며 많은 사랑과 가르침을 준 모든 주변 동기들 선후배분들에게 감사함을 느낍니다.

Q. 프로 게이머 육성 학원, 선수 전문 에이전시, 그리고 팀 다이나믹스라는 프로팀을 운영하고 계시잖아요. 각각의 브랜드를 설립하신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가장 먼저 에이전시를 설립하던 2018년 초의 경우, 프로게이머들 역시 세계적으로 높은 연봉을 받는 스포츠 선수들인데 별다른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연봉 협상을 못 하는 수준을 떠나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은 계약을 하고 쉽게 방출당하는 등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이에 더해 해외 이적 브로커들은 선수의 연봉을 채가거나 문제 상황을 회피하는 식의 상황을 만들었었습니다. 저희는 ‘이앤프로스포츠’라는 에이전시를 설립하고 에이전시 표준 계약서 도입하고 안전한 해외 이적을 도왔습니다.
 에이전시를 운영하며 아마추어 선수들의 데뷔 역시 많이 돕게 되었는데요, 그러한 과정에서 체계적인 선수 육성의 중요성을 느끼고 ‘한국 이스포츠 아카데미’를 설립하였습니다. 프로게이머 교육 학원이며, 바둑기원처럼 경기를 진행하고 복기 피드백을 통해 판단을 향상하는 방식입니다. 일정 수준이 되면 대통령 배 대회 등 아마추어 대회에서의 팀 단위 출전을 하고 프로까지 입단하는 커리큘럼을 제공하며, 200명이 넘는 지망생이 다녔고 8명의 프로 선수를 배출했습니다. PC방 폐인 문화에서 벗어나, 제대로 교육받고 성장하는 스포츠 육성 시스템의 도입을 끌어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사업이 일정 수준으로 성장하자 프로 스포츠 산업의 중심인 프로팀을 창단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팀 다이나믹스’는 자생 형 스포츠팀으로 직접 선수를 육성하고 다양한 수익사업을 통해 성장하는 팀입니다. 당연한 구조일 수 있지만, 국내 스포츠 시장에서는 이러한 모델을 실현하기 매우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다양한 스폰서를 유치하고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는 과정을 거쳐 이번 여름 1부 리그 LCK로 승격하였고, 최근에는 농심으로부터 100억 원대의 투자를 유치하여 LCK 프랜차이즈 리그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Q. 지난 2년 동안 ESA 그룹은 순조로운 성장을 거듭했고, 특히 프로팀의 경우 LCK 승격을 이뤄냈습니다. 이러한 역량이 어디에서 나온다고 생각하시나요?


 두 가지 키워드라면 ‘명확한 아이덴티티’와 ‘팀워크’입니다. 저희 팀 대부분은 이 사업이 첫 커리어입니다. 정말 ‘e스포츠의 프로 스포츠 산업화’라는 추상적인 개념 아래에 에이전시든, 아카데미든, 프로팀이든 무언가를 참조해서 적용하고 만들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히려 처음이라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도전하고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큰돈을 쥐고 하는 사업보다 지속적해서 스포츠 산업이나 기존 사업 모델들을 공부하고 적용하며 성장해보자는 저희만의 사업 아이덴티티가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러한 과정에서 많이들 배고프고 불안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공이라는 목표를 향해서 버텨주었다, 이 부분이 정말 고맙다고 밖에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다른 스타트업에서 흔하디 흔한 싸움 한번없이 불편한 상황도 한 번씩 참아주고, 버텨주었던 과정이 결국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최고의 팀이 되기 위해 모두가 최고의 친구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하고, 필요한 상황에서 협업할 수 있는 그런 조직. 이 방향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Q. 이스포츠 업계 종사자로서, 앞으로 이스포츠 계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길 바라시나요?


 세계 대부분 나라에서는 스포츠 관람은 매우 고급 컨텐츠이며 프로 스포츠 산업은 대규모 산업화되어 있는 분야입니다. 그중 e스포츠는 현재 기존 전통 스포츠의 시청률을 강하게 위협하고 있는 종목입니다. MLB 운영 주요 인사들이 최근 대거 e스포츠로 이직하고 있다는 것은 이를 입증하고 있는 사례입니다. 결국 프로 스포츠 산업은 중계권료, 스폰서쉽, 상품 판매 등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본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e스포츠는 이러한 부분에서 덜 발전이 되어 있습니다. 젊은 세대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높은 미디어 가치를 실제 매출로 만들어나가는 작업이 큰 숙제입니다.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면 산업은 성장세가 꺾이고 힘을 잃습니다. 또한 공정하고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스포츠 리그를 구성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여기서는 전통 스포츠가 100년 넘게 쌓아온 모델을 많이 참조해야 합니다.

Q.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과정에 있어 대표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무엇일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성장의 속도’인 것 같습니다. 사실 ‘작아도 천천히 나누면서 꿈을 향해 성장하자’라는 방향으로 회사 초창기를 운영해 왔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공평함에 대한 불만은 없을지 몰라도, 이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이유를 의심하게 됩니다. 스타트업의 존재 이유는 빠른 성장으로 모두의 꿈, 각자의 꿈을 채워나가는 성취감인 것 같습니다. 계속하여 고민하고 시도하여 성장 속도를 빠르게 가져가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필요 이상의 투자에 현혹되지 말라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타트업 중에 현재 매출 이상의 사옥을 올리는 순간 최대의 위기가 온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 스타트업 투자업계에는 플랫폼 비즈니스와 같이 초기에 과감하게 투자하여 일정 Critical mass에 도달하면 매출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소위 ‘J 커브’에 대한 모델이 약속이나 한 듯 공유되어 있습니다. 투자자는 이러한 모델에 도박을 걸 수 있지만, 사업가는 도박을 걸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큰 초기 투자금에 현혹되지 마시고 정말 우리가 벌 수 있는 수익과 그를 위해 필요한 비용을 담백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ESA 그룹 단체사진

Q. 개인적인 목표와 꿈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오지환 대표님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제 개인의 목표는 회사의 목표와 일치합니다. e스포츠는 한국이 세계를 주도하는 유일한 글로벌 스포츠이며, 이 종목을 탄탄한 프로 스포츠 산업으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이러한 목표는 산업 내 모든 플레이어의 헌신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 회사의 역할은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으로 경쟁의 속도를 끌어올리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함으로 전체의 성장을 유도해내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회사 운영 측면에서는 현재 함께 하고 있는 팀 멤버들이 각자 인생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회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누군가는 10억이란 돈을 모으고 싶을 것이고, 누군가는 이상형에 가까운 애인을 만나 가족을 이루고 싶을 것이고, 누군가는 평생 친구들과 한잔하며 즐겁게 살고 싶기도 합니다. 회사가 최대한 각자의 목표를 이루는 방향과 함께 가고 있다 느끼게 하고 싶습니다. 가장 행복한 사람의 업무효율이 높은 것 같네요.

Q. 대표님께 서강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돌이켜보면 매년 그렇지만 서강대 사람들이 생각보다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애매해서 놀랐습니다. 제가 1학년 때, ‘학교가 자랑인 사람이 되지 말고, 학교가 자랑하는 사람이 되자’ 라고 이야기했었습니다. 작은 커뮤니티인 만큼 많은 기회가 있고 돋보이는 아이덴티티를 쌓기에도 좋습니다. 저에게 서강은 절대적으로 인생의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모두에게 마찬가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을 꿈꾸는 서강 후배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Do or do not, there is no try’라는 문구를 저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요. 내가 무언가를 알아보기 시작할 때 누군가는 일을 시작했고, 내가 일을 시작할 때 누군가는 성공해 있습니다. 내가 해야 하는 일에 대한 확신이 든다면, ‘해볼까?’가 아니라 당장 시작하고 쌓아가야 합니다. 스타트업은 현재 기업들이 모르거나, 추진하지 못 하는 일들을 빠른 속도로 실행해 내는 단기적 프로젝트입니다. 또 하나, 스타트업은 진로가 아니라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법입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다고 하신다면 창업은 선택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인 ESA 그룹은 대부분 서강 동문으로 구성돼 있다. 가장 행복한 사람의 업무효율이 높다는 그의 가치관에서 창업 3년 만에 이룬 성과의 비밀이 엿보이기까지 했다. 스타트업 대표로서 구성원들의 목표를 이루는 방향으로 회사를 이끌고 싶다는 오지환 대표(경영 11). 담백하되 빠른 표범처럼, 앞으로도 자신만의 무대를 개척해 나갈 그를 서강가젯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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