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 산업 그리고 지역사회를 잇다, 한재형 서강대학교 산학협력중점교수 (더봄에스 대표)
작성자 서강가젯(Sogang gazette)
작성일 2019.02.26 11:35:24
조회 2,658




 



▲ 한재형 서강대 산업협력중점교수 및 (주)더봄에스 CEO


학교-기업-지역 사회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산학협력중점교수. 서강가젯에서는 한재형 서강대 산학협력중점교수 및 더봄에스 대표와 함께 서강대의 산학협력 체계와 최근 화제가 된 기계 소공인 협력 플랫폼 ‘ 디지털 광장’에 대해 알아보았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인터뷰에 앞서 본인 및 ㈜더봄에스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재형입니다. 저는 IT 컨설팅 전문가입니다. 삼성, HP를 거쳐서 2012년부터 대웅그룹 IT 계열사의 대표이사로 지냈고요. 2016년에 서강대에서 산학협력 사업에 대한 제안이 왔어요. 글로벌 기업, 대기업, 중견기업까지 다양한 회사와 분야에서 쌓아온 제 경험을 학교에 기여하고자 그때부터 산학협력중점교수로 지내고 있습니다. 서강대에서 창업 프로그램 참여를 요청해서 ㈜더봄에스 대표로 있고, 현재 3년이 좀 넘어가네요.

 

더봄에스는 서강대학교, NHN Entertainment, DKUNC,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서 공동투자한 회사로, 기업용 SNS를 만들고 있어요. 기존 SNS에 기업만을 위한 기능을 더해 보안이나 협업, 소통, 업무 처리 등을 원활히 만든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무엇보다, 최근 문래동 철공장인 소통/협업 플랫폼으로 큰 화제가 되었어요. “디지털 광장” 애플리케이션에 관해 설명 부탁드려요.


“디지털 광장”이 산학협력을 통해 지역사회에 공헌한 사례라고 볼 수 있죠. 영등포 문래동엔 1,400여 명의 기계 소공인이 모여 있어요. 우리나라 제조업에 사용되는 기계 장치의 많은 물량을 여기서 제작, 납품하고 사후 유지보수까지 하고 있어요. 이런 건 대량 생산품인 소비재가 아니고, 소량씩 주문생산하기 때문에 작은 규모의 전문회사에서 담당하는데, 이게 흔들리면 우리나라 제조업이 다 위태할 수 있어요. 그래서 이를 뿌리산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분들이 평균 연령 50대의 소위 기계/금속분야 전통 장인들이라, 디지털 도입이 안 되고 아날로그식으로 운영되고 있었어요. 여전히 적지 않은 분들이 손으로 부품 도면을 그리고 계시고요. 또, 규모가 작으니 대기업(원청)에서 주문한 기계부품, 장치를 혼자 다 만드는 게 아니라 전문가 여럿이 힘을 합쳐야 할 경우가 많은데, 그전까지는 사적 인맥에 의존하는 형식이었죠. 그러면 현장을 떠날 수 없고 지역적으로도 떨어진 작업 특성상 시간적 지연이나 협업 파트너 찾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철공소끼리 협업이 가능하면서 동시에 작업 방식의 디지털화를 도울 수 있도록 한 게 바로 ‘디지털 광장’입니다.




▲ 동아일보에 실린 서강대 ‘디지털 공장’ 플랫폼


단순해 보이지만 작업 방식의 혁신적 변화가 이뤄지는 거군요. 도입과 적응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을 것 같아요.


현장을 다니면서 일하는 사람이나 방식을 조사하고, 그분들을 설득하는 등 사전 작업에만 거의 1년이 걸렸어요. 단순히 플랫폼이란 도구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도입 이후에도 잘 쓸 수 있게 교육하는 게 정말 중요하잖아요. 결과적으로 지금은 일하는 환경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소공인들이 디지털화를 통해 4차 산업혁명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고, 자생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준 거죠. 또 이런 일하는 환경이 개선이 되면 젊은 층 유입이 쉬워지면서 학생들에겐 또 다른 진로 선택지가 생기고, 산업이 다음 세대로 이어질 기회 또한 생길 것으로 예상합니다.

               


서강대 교수님들이 기술 개발을 자문해 주시기도 한다고 들었어요.


활발한 기술 자문을 제공해 주고 계시죠. 뉴스에도 보도된 얘기지만, 1년 이상 성공하지 못했던 기술을 기계공학과 교수님이 이틀 만에 해결해 주시기도 했어요. 맥주 캔이 새지 않게 막는 기술이었는데, 사실 이게 사소해 보이지만 원래 완전한 밀봉 기술이 대기업 제품에 한정되어 있었거든요. 이제 기술이 개발되었으니 다양한 음료와 관련된 소상공인의 사업 기회가 증가하고, 이윤 창출 및 시장 확대로 이어질 수 있겠죠. 소비자 입장에서도 소비 행태가 고급화되고 선택의 폭이 넓어지니 삶의 질이 향상될 거고요. 저가형 알루미늄 캔이 고급 커피숍의 종이컵보다 비용도 덜 들고 재활용도 가능하니 사회 경제적으로 여러 면에서 큰 변화가 생길 거예요. 이런 사회적 가치를 발견하고 확장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군요. 플랫폼이 제품 제작뿐만 아니라 공동체 형성에도 도움이 되었다고요.


그렇죠. 사실 소상공인들이 규모의 약자다 보니, 기업 하청을 받을 때 가격협상에서 밀리거든요. 그런데 뿔뿔이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협업하고 협동조합을 만드는 등 규모가 커지면 기업과 대칭적 위치에 설 수 있잖아요. 영향력이 커지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게 단순히 기계 소공인을 돕는 일에 그치는 게 아니라 뿌리 산업을 보조함으로써 국가 경제에도 이바지하는 셈이죠. 아무래도 이윤을 바라는 게 아니니 사업보단 사회 기여의 측면이 큰데, 사회적 가치에 투자하는 서강대의 ‘이타적 정신’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디지털 광장’을 더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들었어요. 자세히 설명해 주셨으면 해요.


소공인들은 전국, 전 세계에 발 뻗은 기업과는 달리 지역의 한계를 가지잖아요. 상수동의 재화, 평화시장의 의류 등 전국에 이런 소공인 특화지역이 34개 있는데, 이를 1차 목표로 해서 유사한 플랫폼을 제공하고자 해요.

 

사실 학교 차원보단 기업, 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졌으면 하는데 사실 현장에 다니지 않으면 이런 일의 중요성을 잘 모르니까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거라도, 생각에서 멈추지 않고 끝까지 실행해서 이루어 내는게 중요한 것이고… 이게 많이 알려져서 다른 곳에서도 학교와 지역사회, 기업 간 협력, 선순환이 더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그런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게 학교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요.

       


서강대의 산학협력 제도에 관해서도 소개 부탁드려요.


산학의 범위는 굉장히 넓은데, 연구 개발, 인재 양성 등 학교의 자원을 활용해 외부의 조직과 협업하며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그 수익이 학교와 해당 조직에 이익이 되는 것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전임교원의 경우, 교육과 연구에 몰입하느라 대외 협력에 비중을 많이 두기 힘들잖아요? 저 같은 산학협력중점 교수는 일단 학교와 기업 모두 이해할 수 있고, 그만큼 서로 어떻게 역량을 협력하여 윈윈(win-win)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방법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 서강대의 핵심역량으로 지역사회와 기업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스마트핀테크연구센터에서 금융투자협회와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계시다고요.


학교와 기업의 연계라고 볼 수 있죠. 학교 커리큘럼과 기업에서 원하는 직무, 역량의 갭(Gap)을 줄이고 기업이 원하는 인재로 양성하는 거예요. 학기당 1회, 2년동안 총 4번의 금융투자 ICT 아카데미를 운영해 왔는데, 기업에서 실제 쓰는 시스템을 교육하고, 금융 투자자 임원의 멘토링을 지원하는 등 학생들이 증권 분야에 진출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어요. 증권회사 입장에서도 신입사원 교육을 미리 한다고 볼 수 있으니 서로 윈윈이죠. 이런 건 현장을 이해하고 산업계와 네트워크가 있는 산학교수들이 할 수 있는 일이거든요.

       


성공한 기업인이면서 산학협력중점교수시고, 동시에 사회에도 이바지하시는 ‘멀티 플레이어’시네요. 다양한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 부탁드립니다.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딱히 좋아하는게 떠 오르지 않는다면 평소에 자기 자신이 어떤 일, 어떤 분야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지, 무엇에 관심 있는지 계속 찾아 나가다 보면 자신만의 진로를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첨부파일
285x200.jpg 다운로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