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이 한층 더 자유로워진 이유, 박성욱 동문 (국문 12) 본관 장애인용 엘리베이터
작성자 서강가젯(Sogang gazette)
작성일 2020.08.20 12:57:54
조회 2,377



      

 지난 7월 8일 (수), 본관 엘리베이터 완공을 기념하는 기부자 현판식 및 축성식이 본관 1층에서 진행되었다. 89학번 동문의 홈커밍데이 기금을 비롯해 ㈜삼구아이앤씨 등 협력업체와 동문, 교직원, 학생, 학부모의 기부금으로 마련된 본 엘리베이터는 지난 2019년 6월 20일 착공하여 1년여 간의 공사 끝에 설치되었다. 이날 행사에는 박문수 이사장, 박종구 총장, 최순재 교학부총장, 오경환 대외부총장 직무대행 등과 기부자 ㈜삼구아이앤씨 김형규 사장, 노무법인 사람 박영기 노무사(종교 89), 아이하임컨설팅 심창섭 대표이사(경영 81) 등 총 20여 명이 참석했다.
 그리고 일주일 뒤인 7월 15일 (수), 박성욱 동문(국문 12)이 신설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총장실을 방문했다. 박 총장의 연락을 받고, 함께 담소를 나누기 위함이었다. 본관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박 동문. 박 동문으로부터 본관 장애인용 엘리베이터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덕수중학교에서 4년째 근무하고 있는 빗박(비트박스) 하는 국어 선생님 박성욱입니다.
비트박스는 서강대학교 중앙 음악 동아리 어비스에 들어가면서부터 취미로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랩&비트박스’ 동아리를 운영하며 즐겁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제 학교는 남녀공학이고 현재 2학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부서는 생활안전부(예전의 생활지도부)고, 교복 구매, 상벌점제 운용, 흡연 예방 교육 관련 지도 등의 학교 업무를 열심히 완수해 나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교육부에서 제시한 방침처럼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교수학습 플랫폼에 수업 영상을 올립니다. 학년당 한 달에 한 주 정도 등교수업이 이루어지는데 교사 학생 모두 마스크를 쓰고 수업에 임합니다. 저희 학교에는 교육청에서 내려온 예산으로 마련한, 제 국어 교과실이 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항상 수업을 했는데, 코로나로 인하여 현재는 학생들 반으로 직접 올라가 등교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둠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고, 이동 수업도 최대한 자제하고 있습니다. 학생들 얼굴을 보는 시간이 매우 적다 보니 라포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해 아쉽습니다. 학생과 온라인으로나마 교류를 많이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은 학생의 등교 여부와는 관계없이 매일 출근하여 학교 업무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2학년 학생이 등교하지 않는 기간에는 온라인 수업 촬영과 학교 업무를 처리해나가고 있습니다. 다시 예전처럼 왁자지껄한 학생들의 목소리가 교실에 가득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급식에 위로 받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 졸업식에서 총장 특별상 소감을 발표 중인 박 동문



 박 동문은 지체 장애 1급으로서는 처음으로 공립 중등교사 임용시헙에 합격한 사례이다. 교사가 되기 위해 교직 과목을 이수하였으며, 학생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심리학까지 복수 전공했다. 박 동문은 ‘졸업식 때 대표로 졸업사를 했는데 그때 모습을 아직 총장님이 기억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밝혔다.



본관에 엘리베이터가 생긴 계기가, 동문님과도 연관이 깊다고 알고 있습니다.


 총장님께서 열심히 도전하는 제 부모님과 저의 모습을 보고 본관 엘리베이터 설치에 대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저와 제 부모님이 졸업식 날 감사패를 받으러 총장님께 갔던 적이 있는데, 본관에 엘리베이터가 없어 경사로로 올라갔었습니다. 총장님께서는 그 모습을 보고 매우 미안했다고 하셨습니다. 이에 장애 학우들이 편하게 총장실에 방문할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처음에 총장님으로부터 함께 다과를 나누고 싶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굉장히 놀랐습니다. 개인적으로 영광이었습니다. 제 학교생활이 어떤지에 대해서 이야기가 많이 오갔습니다. 요즈음 모든 면에서 힘들어하는 청년들에게 힘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 다소니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강연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하셨습니다.


 

―  박 총장은 축성식에서 본관 엘리베이터는 특히 몸이 불편하여 건물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사람들이 본관을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서강대학교 교육의 목적은 모두가 차별 없이 공부라는 꿈을 펼치는 것이다. 엘리베이터 설치는 그 이념에 다가가는 또 하나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모든 학생이 더욱 평등하게 캠퍼스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 (왼쪽부터) 이종진 기획처장, 박성욱 동문 활동지원사, 모친, 박성욱 동문, 박종구 총장, 최순재 교학부총장, 오경환 대외부총장, 이주연 동문, 전종호 학생문화처장, 유신재 신부




서강대학교가 장애인 편의가 잘 보장된 학교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장애 학생 지원 센터에서는 저희가 어려움 없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셨습니다. 대필 도우미나 강의실 이동 도우미 등의 제도도 서강대에서는 잘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학교에서도 그런 제도가 있긴 하지만 잘 운영되고 있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또한 서강대가 장애인 편의 시설 보장 면에서는 제일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학생일 때 건물마다 대부분 엘리베이터나 장애인 주차장이 있어서 학교생활을 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박 동문의 설명과 같이 서강대학교에서는 장애 학생의 편의를 위해 제도와 시설 양방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장애 학생 지원 센터를 통해 장애 학생이 학교생활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입학에서 졸업, 이후 취업까지 수업, 구직 활동 등을 보조하고 있다. 장애 영역에 따라 대필, 학습, 기숙사 생활, 이동 등의 도우미를 지원하고 교내 이동 수단 및 학습 보조기구를 제공 중이다. 장애 학생을 위한 간담회를 진행하여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기도 한다. 전용 장학금 지급 추천, 기숙사 입사 우선 선발 등의 제도 역시 시행되고 있다. 또한 장애 학우 동아리 ‘다소니’와 연계하여 휠체어, 노트북, 녹음기 등을 대여하고 신입 장애 학우의 원만한 학교생활을 보조하고 있다.
 한편 장애 학생 편의 시설로는 장애인용 엘리베이터, 휠체어 통행 가능 출입구 및 경사로, 장애인 화장실, 장애인 전용 주차장 등이 구비되어 있다. 로욜라 도서관에는 장애 학생 전용 검색대, 시각장애인 전용 독서 확대기석, 지지대 등이 설치되어 있다.
  이러한 적극적인 노력을 인정받아 서강대는 2008년부터 지속해서 ‘장애 대학생 교육복지 지원실태’ 평가에서 최우수 지표를 받아왔다. 지난해에는 ‘장애 대학생 취업지원 거점대학’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수교육대상자 모집 전형(시각, 청각, 지체 장애)‘을 최초 시행한 학교일 정도로, 서강대학교는 장애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솔선해왔다.


 

 특히 장애인 인권의 측면에서 학교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박 동문은 ‘장애인도 주변에서 조금만 도와주면 자기 뜻과 능력을 펼칠 수 있는 똑같은 사회 구성원이다. 교육을 담당하는 학교라는 기관에서 이러한 인식을 하고 있지 않으면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은 더 심해질 것이다.’라고 말하며 ‘지금껏 그래온 것처럼 장애인, 더 나아가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의 꿈을 펼칠 수 있게 해주는 서강이 되길 바란다.’라고 역설했다.



서강가젯과 함께하는 서강인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서강은 제 인생의 선생님입니다. 서강에서 만난 학우들과 교수님, 어비스 친구들, 장애 학생 지원센터 가족 등의 좋은 인연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저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서강인의 진심 어린 응원과 도움, 서강에서 얻은 수많은 경험 덕분에 제가 교사라는 소중한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서강이 제게 준 선한 영향력을 학생들에게, 그리고 세상에 돌려줄 수 있는 어른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강이 저의 자랑이듯, 저도 서강의 자랑이 될 수 있게요.
 서강인의 삶에 꽃길만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본관 엘리베이터의 신설은 많은 변화와 의미를 불러왔다. 본관에서 장애 학생의 이동권이 어느 정도 보장되어, 1층부터 4층까지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2층에 위치한 총장실에의 접근이 용이하게 되었다는 점이 큰 의의일 것이다. 장애 학생을 포함하여 누구나 자유롭게 면담을 요청하여 의견을 표출할 수 있게 되었다. 소통의 가능성이 더욱 제고된 것이다. 한편으로는 장애 학생의 지원에 대해 돌아보며 학습권 보장을 위해 노력해왔던 서강의 정체성을 다시금 명확히 하는 계기 역시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본관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는 서강을 한층 자유롭게 만들어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서강이 본인의 자랑이라는 박 동문의 자부심에 힘입어, 또한 이번 본관 엘리베이터 설치를 발판삼아. 앞으로 진정한 자유에 더더욱 가까워질 서강의 앞날을 서강가젯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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