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꿈을 나누는 공간, 카페드림. 더드림홀딩스 대표 홍성준 동문(경영 89) 인터뷰
작성자 서강가젯(Sogang gazette)
작성일 2019.07.01 15: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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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드림홀딩스 대표, 홍성준(경영89) 동문


서강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공간, 곤자가 플라자에 위치한 ‘카페드림’. 카페드림의 모회사는 ㈜더드림홀딩스로, 이는 홍성준 동문이 대표를 맡고 있는 전국 단위의 프랜차이즈이다. 한 집 건너 한 집, 우후죽순으로 커피 가게가 생기는 세상. 그러나 그의 회사는 단순한 커피 프랜차이즈가 아니었다. ‘업계의 병폐를 바꾸겠다’는 윤리적 취지 아래 커피 업계에 당찬 도전장을 던지며 설립된 ㈜더드림홀딩스는, 지금까지도 그러한 가치관을 굳게 지키며 새로운 지평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가장 인간다운 선택이 무엇일지를 늘 고민한다는 그의 경영 철학에 대해 직접 들으며, 올바른 경영인의 자세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 정의감과 끈끈함으로 시작된 회사, 더드림홀딩스


안녕하세요 동문님,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더드림홀딩스란 어떻게 시작된 회사인가요? 그 시작의 계기와 정황이 궁금합니다.


저희가 회사를 처음 시작했을 때가 2010년이었는데, 그때 화두가 되고 있었던 게 ‘프랜차이즈에 대한 본사의 갑질’이었어요. 최근까지도 그런 문제는 계속 진행 중이고요. 그래서 저희는 ‘상생’을 기본으로 해서, 그런 관습들을 깨 보자고 시작을 했어요. 운영하시는 가맹주님들에게 더 좋은 기회를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 뜻에 동의하는 지인들이 합류해서 회사를 만들게 된 거죠. 몸담은 단체의 경영철학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떠나는 것이 쉬운 건 아니지만, 지금 운영진들이 워낙 각자의 분야에서 유능하기도 하고 도덕적으로 가치관이 투철하신 분들이거든요. 어떻게 보면, 겁이 없었던 거죠.

 

어떨 때는 오해를 받기도 했어요. 들어오시는 점장님들한테 그렇게 잘해주면 본사가 뭐를 먹고 사냐, 떼먹고 도망가려는 거 아니냐, 그런…(웃음)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상생을 위한 그러한 노력이, 오히려 꾸준하게 성장해 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아요. 신뢰가 바탕이 되니까요. 저희가 지금까지 사업을 10년 가까이 해오면서 그 ‘지저분하다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송사가 한 건도 없었다는 건, 결국 우리가 좀 손해를 보더라도 점장님들이 원하시는 대로 최대한 배려해 드렸다는 얘기죠. 그랬기 때문에 지금도 또 그분들을 통해서 알음알음 창업자분들이 오시기도 하고, 카페드림이 입점한 학교나 기관이 새로운 주변 기관에 소개해주기도 해요.

 

규모는, 전국에 매장이 누적 호수로는 한 146호점 정도고요, 계약기간이 끝난 매장이나 철수한 매장을 감안하면 현재 약 100 여 개가 운영 중이에요. 서강대점이 커피 매장으로는 1호점이에요. 그 외에도 직계 회사가 두 개가 있고, 투자하는 회사가 두 개가 있고요. 조그만 회사지만 나름의 구성과 구색은 갖추고 있어요. 말하자면 더드림홀딩스라는 항공모함의 구축함들인 거죠.



더드림홀딩스는 학교, 병원, 관공서 등의 특수기관에만 입점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그렇게 타겟층을 정하시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네, 맞습니다. 저희가 다른 프랜차이즈 매장과 크게 차별화되는 것은 로드샵 매장이 없다는 거죠. 특수매장만 있기 때문에 크게 두 가지 장점이 있어요. 일단 들어오시는 점장님들의 영업 위험 감수를 크게 줄여드릴 수가 있어요. 밖에는 경쟁이 굉장히 과열되어 있죠. 목 좋은 곳을 선점한다고 해도, 옆에 우후죽순 다른 카페들이 생기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학교나 기관은 적어도 그들의 영업 바운더리 안에서 똑같은 점포를 내주진 않거든요. 그 리스크가 해지되는 것만으로도 큰 장점인 거죠.

 

두 번째는 틈새시장이라는 점이에요. 말하자면 ‘타겟 마케팅’을 잘한 것 같아요. 병원, 학교 등의 특수 기관은 일반 개인한테 매장을 주지는 않기 때문에 저희 같은 법인 회사를 찾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들의 수요가 딱 저희와 맞았던 거죠. 이런 특수시장은 뭐가 관건이냐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매장에 들어갈 수 없다는 거예요. 들어가기가 너무 힘든,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니까요. 처음에는 저희가 인지도도 없고, 매장도 없었기 때문에 더욱더 힘들었지만, 대학의 구성원 입장이 되어 열성적으로 제안을 드렸습니다. 어느 한 대학은 20여차례나 방문을 해서 제안을 드렸더니 그제야 인정을 해주시더라고요. 이렇게 매장을 확보하고 나면 믿고 맡겨주신 것에 대해 보답을 드리고 싶었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운영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신뢰를 바탕으로 영업을 하다 보니까 서서히 주변 대학에도 소개가 되고 확장이 된 거죠.



경영 과정에서 합리적인 대화와 신뢰의 힘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또, 회사 운영진 중에서도 서강대 동문들이 특히나 많다고 들었습니다. 이유나 계기가 있을까요?


우리 회사에는 저를 포함해서 네 명의 서강대 출신들이 임원으로 일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경영대 동문 중 하나가 고문 회계사로 담당을 해주고 있기도 하고요. 그들이 대학교 입학했을 때부터의 인연이니까 약 30년 전의 사람들이에요. 어느 날 이 사업을 구상하고 그림을 그리다 보니까 필요한 사람들이 떠오르더라고요. 저 사람 필요하겠다, 이 사람 필요하겠다 하면서 점 하나하나를 이었는데, 그게 어느새 이어져서 원이 된 거죠. 그렇게 인적 구성을 한 데 대해서 물론 고민도 있었지만, 그렇게 바탕이 된 신뢰와 끈끈함이 좋은 원동력이 됐어요.

 

저희의 의사 결정은 전부 대화와 합리적인 논의를 그 기반으로 합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힘은 물론 일차적으로 끈끈한 유대감이에요. 또 저희가 회사의 규모에 비해서 모래시계형 구조로 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임원이 많아요. 그래서 단독으로 결정을 안 하고, 항상 집단적인 의사결정 체제를 갖추고 있는 거죠. 이렇게 열린 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많이 적어져요. 그래서 힘든 시기도 잘 견뎌왔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많은 오너들은 단순히 급여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가 커지고 나면 갈등이 생기기가 쉬우니까 이런 구조를 굉장히 싫어해요. 신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우리 회사의 특징이죠.

 

그렇지만 항상 인생은 굴곡이 없으면 재미가 없잖아요. 우리도 바닥을 쳐보기도 했고, 그렇기 때문에 바닥을 밀치고 더 강하게 치고 올라올 수 있는 힘도 있기도 했고요. 그래서 더 간절함으로 강하게 성장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그 과정에서 늘 서로 많이 의지했죠. 여러 명이 나눠 배를 저으니까 편안하고 힘이 됐고, 각자 위기를 겪거나 부족함이 있을 때 다른 사람이 도와주기도 하면서, 그렇게 협력하면서 시너지를 냈죠. 다들 능력도 많고 유능한 사람들이라 의지하면서 사업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초반에 커피 사업을 결심하게 되신 계기가 있으시다면 무엇일까요? 처음에 특히나 ‘학교’로 타겟매장을 정하시게 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커피란 태양광이나 자동차처럼 거창하고 거대한 사업은 아니지만, 조금의 노력과 관심만 있으면 누구나 일할 수 있고 참여할 수 있는 주제예요. 모든 대화의 축을 이룰 수 있는 게 커피거든요. 그만큼 열려 있는 주제이고 대중적인 주제인 거죠. 처음에 동문들을 설득할 때도 그런 부분을 많이 얘기했었어요. 지금 임원들이 다 대기업 출신이거든요. 한 조직에서 10년, 20년 꿈을 꿨던 사람들이에요. 그런 사람들이 100세 시대에 새로운 꿈을 꾸게 된 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80세까지 등산만 다니거나 할 수는 없지 않냐. 이 사업은 우리 인생의 이모작이고, 지금 설계한 그림대로 적어도 80세까지는 일을 하자. 건강하기만 하다면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이다’ 라고요. 매장에 가서 청소만 해 줘도 사실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되는 거잖아요.

 

커피라는 걸 하자는 결심을 했는데 그중에서도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하자는 생각을 한 거예요. 같은 사업이라도 학생들을 상대하고 싶었어요. 학교라는 곳은 항상 꿈꾸는 청춘들, 또 그들을 가르치는 교수님들이 누리는 공간이잖아요. ‘소비자층 자체가 참 좋지 않냐, 우리가 그들에게 한번 인정을 받아 보자’하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 회사를 만들 때부터 ‘드림’이라는 것에 대해 굉장히 많은 생각을 했었어요. 꿈이라는 것과 청춘, 그쪽으로 포커스를 맞췄던 거죠. 카페 드림이란 휴게 공간이고, 대화를 나누는 공간이고 그러니 꿈을 꾸는 공간이잖아요. 꿈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누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 사무실에서 업무 중인 더드림홀딩스 운영진


# 유대감으로 이겨낸 고비, 매일매일을 지탱하는 힘은 사람



더드림홀딩스는 큰 성장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지만, 어려움도 많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어떤 어려움이 있었고, 또 이를 이겨내신 방법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회사를 운영한다는 게 아직도 매일매일 역경이에요. 주변의 믿음 덕분에 여기까지 온 거죠. 특히나 초반에 많이 힘들었어요. 저희가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를 가지고 들어온 것도 아니고, 자생적으로 만든 브랜드니까요. 네이밍화 시키기 전까지는 굉장히 힘들었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차근히 이겨 나갔어요.

 

요즘 특히 힘든 것이 있어요. 대학이라는 시장이 10년 전과는 굉장히 달라졌어요. 제가 처음에 커피를 가지고 학교에 들어갔을 때는, 경쟁 상대가 자판기였어요. 그래서 제가 학교 관계자분들이나 총장님한테 ‘저는 자판기 커피 그 안 좋은 걸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싶지 않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렇다고 커피가 무조건 좋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커피를 마시면서 학생들이 ‘문화’를 느낄 수 있게끔 저희가 투자하겠다고 말씀드렸거든요. 학교 담당자분들도 고맙게 이해를 해 주시고 좋은 자리를 제공해 주셨고, 저희도 커피 가격을 낮추고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 왔고요. 그런데 한 4~5년 전부터 변화가 있어요. 로드샵에서 실패한 회사들이 자꾸 대학이라는 곳에 들어오는 거예요. 그리고 로드 상권의 높은 임대료로 학교 담당자에게 충동질해요. 대학 입장에서는 등록금이 묶인 상태에서, 부가적인 수입이 되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되면 커피 가격이 정말 많이 비싸져요. 또 학교 담당자는 이를 제지할 힘이 없어지니까, 학생들만 피해를 받게 되는 상황이 안타깝죠. 학교 안의 커피라는 건 학생들에 대한 후생복지가 포함된 개념인 건데, 커피값이 오히려 학식값보다 더 높아지고 있어요. 학생들이 이중으로 고통을 받는 거죠, 대학 등록금을 내고서 비싼 커피값을 또 지출해야 하니까요. 저는 적어도 대학 안의 커피는 보이지 않는 복지고, 봉사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상당수의 사람들은 이익 창출의 개념만을 생각했나 봐요. 기업 운영이라는 게 원래 그런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대학 안에서의 커피의 의미를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경영을 하는 동안에는 매일매일이 고비이고 전쟁이라고 하셨어요. 그러한 현실 속에서, 가장 힘이 되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결국 사람이죠. 주변에서 하나같이, 제가 힘든 시절을 보낼 때 긍정적인 동력을 줬어요. 금전적인 도움이 아니라 고요한, 아무런 소리가 안 들리는 그런 유대감과 믿음이요. 그 믿음이 하나하나 모여서 저를 지탱하고 있어요. 저는 아직도 매일 아침 어머니와 통화를 해요. ‘쉽지 않겠지만 오늘도 인상 쓰지 말고 사세요. 웃으면서 사세요.’ 하시더라고요. 제가 살아가는 목표도, 목적도, 결국 그저 나를 지탱해 주는 이 사람들이 편안했으면 좋겠다는 그것 하나예요.

 

경영이라는 건 나 혼자 잘나서 되는 게 아니에요. 나는 정말 작은 점일 뿐이고, 나를 둘러싸는 원이 잘 그려져야 해요. 사업을 처음 시작하던 때, ‘내가 앞으로 경영자가 된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지?’ 하는 생각을 해 봤어요. ‘나는 뭐가 강하지? 나는 뭐를 좋아하지?’ 했더니 사람이더라고요. 나는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이 행복한 것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지금도 ‘내가 저 사람한테 최선을 다하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항상 해요. 항상 먼저 주고, 먼저 잘해 주면 그 사람도 저한테 그만큼을 주더라고요. 반면 내가 먼저 믿지 않으면 아무도 신뢰를 주지 않아요. 그게 잘 될 수 있던 원동력인 것 같아요.

 

인생이란 건 굴곡이죠. 하루를 보내면서도 따져 보면 우여곡절이 존재하잖아요.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들이 다 한눈에 보이는데, 어려울 때 곁에 있어 준 것도 결국 사람이더라고요. 사람을 눈물 나게 하고, 웃음 짓게 하는 것도 결국 다 사람이에요. 사람의 힘을 믿어야 좋은 경영, 강한 경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저희 임원들, 직원들을 바라봐요.

 



▲ 친밀한 사람들이 모인 만큼, 카페 드림도 유대감이 있는 곳이 되길 바라요


# 한 사람의 경영가로서 따뜻한 사회를 고민하다


동문님께서는 여러 학교에의 기부금 조달과, 새터민 및 장애인 바리스타 교육, 주부 대상 무료 바리스타 교육 등의 사회공헌 사업을 많이 행하고 계십니다. 이렇게 하실 수 있는 원동력이나 계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학교에의 기부는 이해관계나 보답 등의 여러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에 100% 순수한 마음이라고는 할 수 없어요. 정말 순수한 마음의 기부는 신문에도 안 날 거예요. (웃음) 그래서 굳이 자랑하고 싶지는 않고 때로는 가리고 싶기도 하지만, 엄연히 사실이기도 하고 구성원들은 이러한 기부를 바탕으로 애사심을 느끼기도 하니까 굳이 가리지는 않죠.

 

가장 자랑스러운 건, 주부 바리스타 교육이나 새터민 교육, 장애인 교육 등의 활동들이에요. 초반에는 모두 여기에서 뭘 얻을 수 있냐, 무슨 혜택이 있냐 했지만, 그냥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실천했죠.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는 없지만 부실교육이 되지 않는 한에서 매번 최대한으로 주부 바리스타를 배출하고 있어요. 그중에는 일할 컨디션과 능력, 여건이 뛰어난 분들이 많아서 저희 매장에 내보내기도 해요. 그 후 인정을 받아서 결국 본사에까지 들어와 계신 분이 세 분이나 돼요. 슈퍼바이저 두 분, 그리고 물류를 총괄하시는 과장님 한 분이 주부 바리스타 교육을 통해 인연이 된 분들이에요.

 

한 분은 어느 날 제게 와서 이야기하더라고요. 집에서 설거지하고 있는데 딸이 뒤에 와서 안아주더래요. 그러면서 엄마가 커피 매장에서 일하시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고 말했다는 거예요. ‘엄마가 엄마 나이에 커피 매장에서 일할 수 있다는 건 상상을 못 했어,’ 바리스타 복장으로 일하는 모습에 딸이 눈물이 났다는 얘기를 듣고 제가 정말 깜짝 놀랐어요. 저는 이런 결과까지 생각하고 실천했던 프로그램은 아닌데, 그저 능력 좋은 바리스타를 발굴한다고만 생각했는데, 한 가정 안의 모녀관계까지 돈독하게 만드는 결과가 생긴 거예요. 그 이후로 사회환원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어요. 사회 환원이란 게 거창한 게 아니구나,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만을 가지고도 한 가정까지도 바꿀 수 있는 그런, ‘생활 밀착적인’ 게 진짜 환원이라고요. 특히나 주부 대상 바리스타 교육에 자부심을 느끼는 이유가 또 있어요. 능력 있는 여성들에게 그들의 끼를 발휘할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거죠. 주부 바리스타들이 공통으로 말씀하시는 부분이 있어요. 몇십 년 동안 주부로서의 일을 충실히 한 뒤에 어느 날 그것으로부터 조금이나마 해방이 된 순간이 왔어요. 그때 ‘내가 무얼 할 수 있지?’ 생각했는데 정말 아무것도 없더라는 거예요. 바리스타로 일을 하고, 출장을 가고, 프로그램 작업을 하는 것을 상상조차 못 했다고 하더라고요. 대외적인 활동보다 제가 정말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이런 프로그램이에요.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환원을 실천하고 싶어요.



▲ (좌) 장애인 바리스타 교육, (우) 주부 바리스타 교육


그렇게 사회공헌을 실현하시면서 가장 크게 얻게 되신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생각지 못했던 파급효과나 결과가 생기기도 했나요?


사업이란 것은 절대 처음부터 모든 그림을 그려 놓고 시작할 수 없어요. A란 걸 만들었는데 이게 X로 갈지, Z로 갈지 아무도 몰라요. 걸어가면서 길을 찾는 거죠.

 

사회공헌 사업도 이런 결과까지 기대하고 시작한 것이 아니었는데, 정말 예상외의 좋은 파급효과가 많이 났어요. 주부 바리스타 교육도 여성들에게 제2의 삶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 외에도, 학생들에게까지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더라고요. 엄마 혹은 이모, 이 느낌을 가지는 사람들이 일을 하시니까 학생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더욱 능숙하고 따뜻하게, 정말 ‘엄마의 마음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 거예요. 또 과장님 중에는 딸이 매니저로 일하게 된 분들도 있고, 아내 분이 과장으로 일하시게 된 임원분들도 있어요. 주부 대상으로 기회가 열리다 보니까 가족적인 분위기가 생긴 거죠. 이런 분위기에서는 서로 책임감이 생겨요. 부부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주제가 그동안은 아이들뿐이었는데, 부부가 함께 일을 하니까 주말 내내 회사에 대한 불만이나 새로운 발전 방향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월요일에 회의에 오면 다들 아이디어가 넘쳐요. 자기 가족이 일하는 곳이니까 더욱 긴장하게 되기도 하고요. 지금 돌아보면 이런 의미까지 추구한 사업은 아니었는데, 좋은 취지를 선택하고 매번 최선의 선택을 하다 보니까 이런 파급효과까지 나게 된 것 같아요.

                 


경영을 하시면서, 가장 뿌듯함을 느끼시는 때가 있다면 어떤 때일까요?


서강대 동문이라는 이름을 빛낼 수 있을 때 가장 뿌듯하죠. 기자님께서 딸하고 학번이 같으신데, 오늘 인터뷰도 저에게는 굉장히 소중하더라고요. 오늘도 외부 일정이 있었는데 서두르고 허둥지둥하는 저를 보면서, 선배님들이 ‘그냥 (인터뷰) 연기해~’ 그러시더라고요. 차라리 방송사나 신문사에서 온다고 하면 쉽게 연기를 했겠지만, 우리 학교 후배님이라고, 소중한 시간 내서 와준 거라고 제가 그랬어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별거 아닌 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올림픽대로를 막 달려왔어요. 너무 신나고 자랑스러워서. (웃음)

 

같은 맥락에서, 학생들에게 인정받을 때 가장 뿌듯함을 느낍니다. 사실 기자님 나이대의 학생들 입맛이 가장 까다로워요. 이 나이대의 아이들이 커피에 대해 뭘 알까,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커피를 처음 접하는 나이고 그만큼 가장 예민하고 까다로운 입맛을 가지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10년간 영업을 하면서 학생들이나 학교 담당자분들께 나쁜 이야기보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많이 받아왔어요. 카페 드림이라는 곳이 브랜드 가치가 있거나 엄청난 규모를 가진 곳이 아닌데도, 학생들이 기억을 해 주는 거예요. 대학 시장에서는 저희가 시장 점유율로 거의 1, 2위를 다퉈요. 그럼 저희가 그래도 대학 안에서는 스타벅스인 거잖아요(웃음). 그래도 대학교 안에서만큼은, 우리나라의 지성인이라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는, 카페드림이 1위인 거예요. 그걸 바라고 저희가 처음 대학에 자리를 잡은 것이기도 하고요. 학생들의 평가가 때로는 두렵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인정을 받았을 때 더욱 뿌듯해요. 진정으로 노력한 것에 대해 인정을 받은 거니까요. 그래서 더 품질 좋은 원두 자재를 가지고 학생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려고 더욱 많이 노력하죠.




▲ 가족 같은 분위기를 유지하는 ㈜더드림홀딩스의 사내 환경


# 서강은 인생의 갈림길에서 든든한 지침이 되어 준 곳


많은 서강대 학생들이 ‘카페드림’을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 맛있는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있으신가요?


사업을 운영하면 두 가지 패턴으로 갈 수가 있어요. 하나는 ‘회사를 팔기 위한 사업’이에요. 커피 회사 중에도 규모가 큰 회사들이 2, 3년 후에는 매각이 되거나 없어질 때 이런 경우일 가능성이 커요. 그런데 저는 이 회사를 만들 때, ‘멀리 가는 사업’을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남들이 혹하는 회사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진실되게 오랫동안 만족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자는 생각이요. 그러려면 매장을 운영하는 점장님들의 만족도도 올려줘야 하고, 일하는 사람들의 만족도, 소비자의 만족도까지도 올리려고 애를 써야 해요.

 

제가 (다른 프랜차이즈들처럼) 점주들을 하나의 가맹점주, 또 다른 사업자로 인식을 했으면 저 사람이 잘되는 것과 내가 잘되는 게 그렇게 상관관계가 없었을 거예요. 그런데 저희는 백 퍼센트 직영 체제이니 점장과 저, 직원들과 저의 관계 모두 의지하고 지지하는 관계가 돼요. 또 저희 시장 분석을 해 봤어요. 저희는 일반 로드샵 시장같이 고정 고객과 떠돌이 손님이 반반이 되는 구조가 아니에요. 대학 구성원들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학생 한 분 한 분 모두가 소중한 장기 손님이에요. 적어도 1년, 또는 군대를 다녀오는 학생들이 있다면 6, 7년이라는 시간까지도 카페 드림을 경험하는 손님이 되는 거죠. 그 손님이 학교에 다니는 동안 고맙게도 얼마나 많이 저희 카페의 커피를 마셔줄 수 있겠어요. 그러다 보니까 더욱 믿음이란 걸 생각하게 됐죠. 내가 얄팍한 상술로 100원, 200원을 올려서 이윤을 낼 거냐, 손님과 나와의 믿음으로 회사 운영을 할 거냐 하는 선택인 거죠. 저희의 선택은 당연히 후자였고, 그래서 변함이 없었던 게 품질과 판매가격 유지를 위한 노력이었죠.

 

설립 취지부터 달랐으니까 남에게 어떻게 보이든 정말 상관이 없었던 거예요. 겉으로 잘 보이기 위해 속이 방치되고 상해 있는 회사를 만들 필요가 없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비주얼적으로는 투박해요, 그렇지만 속은 강해요. 내실이 강한 회사예요. 매장에 대한 접근이 그런 방식이었거든요, 항상 고민을 던지고 성찰을 하는 거죠.

   



▲ 학생들을 위해 최상의 품질과 합리적 가격을 유지하는 홍성준 동문의 노력


끊임없는 성찰로 옳은 경영의 방식을 고민하시는 것이 느껴집니다. 서강이란 그럼 동문님께 어떤의미를 지니는 학교일까요?


서강이란 단순히 모교가 아니라, 제 인생의 지침이 되어 준 곳입니다. 지금 돌이켜 보니 그 입학의 순간이 제 인생에는 중요한 전환점이었던 것 같거든요. 삼수 끝에 끝내 원하던 대학에 입학한 게 제 스스로를 극복해낸 첫 경험이었던 거예요. 그 자신감의 느낌이 정말 짜릿했고, 그 자신감은 이후에도 역경이라든지 실패를 경험할 때 저를 지탱해 주었어요.

 

또 서강대 동문으로서 떳떳한 사람이 되자는 다짐은, 인생의 갈림길에서 늘 중요한 선택의 바탕이 되어 주었어요. ‘그래도 내가 서강대를 나왔는데, 대한민국 상위의 학교를 나왔는데 내가 그걸 왜 못 살리지’, ‘서강대 동문으로서 떳떳해야 하는데’ 이런 ‘서강다운 사람’이 되자는 게 삶의 지침이 된 거예요. 인생의 위기마다 모교가 등장했어요. 카페드림 1호점을 만들 때도 제가 무조건 서강대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죠. 저한테 항상 어떤 장소, 대상이라고 하면 저는 항상 서강대학교예요. 지금도 힘들 때마다 제일 먼저 가는 게 학교예요, 학교에 가면 정화되는 느낌을 받거든요. 그래서 제가 제 친구들이나 동문들에게 항상 그래요. ‘나는 진짜 복 받은 사람이야. 너네는 모교 잘 안 가지? 나는 일년에도 수십 번씩 간다.’ 하고요. 매장 방문을 위해 가기도 하지만, 이유가 없어도 수도 없이 가요. 돌아다니면서 후배들을 보기도 하고, 교수님들도 보고, 건물 하나하나 추억이 있기도 하고요.

       


제2의 훌륭한 경영인을 꿈꾸는 수많은 서강의 후배들에게 해주시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좋은 경영자가 되려면 특히나 어떤 자질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할까요?


경영자는 타고나는 것도 물론 있지만, 정해진 능력을 키우기보다 자기 안의 능력을 찾아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세상의 모든 경영자는 다 각자 하나씩의 재주나 능력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아까 얘기했듯이 저의 능력은 ‘사람을 다루는 것’이에요. 경영자로서의 능력만 보면 저는 낙제점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좋고, 내가 보듬어줘야 하는 사람들이 내 주위에 많다는 그 책임감을 즐기는 것 같아요.

 

그런 자신만의 능력을 잘 찾아서 키우면서, 꿈과 목표를 아주 상세하고 정확하게 정하는 것이 우선이에요. 그리고 열정도 정말 중요해요. 저는 회사의 모든 사람들과 ‘열정’만 빗댄다면 저를 이길 수 없는 사람은 없다고 봐요.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단 1초도 회사 외 다른 것을 생각한 적이 없어요. 비록 못난 사람이지만 그래도 우리 임원들이 저를 믿어 주는 건 한번도 제가 ‘회장이다, 사장이다’ 하는 이유로 지각을 하거나 근태 불량이었던 적이 없기 때문이에요. 이왕에 하는 일이라면 그 정도의 열정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누구보다도 열심히 해야 사파리같은 세상에서 살아남는 거죠. 경영자는 부지런해야 하고, 열정이 있어야 하고, 그 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전문가가 될 필요가 있어요. 실무자가 있더라도, 표현은 안 해도 적어도 ‘알고 있어야’ 해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즐겁다고 생각하면 하나도 안 피로하고 즐거워요. 저는 낙천가죠. 즐기잖아요, 지금도. (웃음)

       


동문님께서는 특별히 청춘이 가지는 ‘꿈’에 여러 방면으로 관심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동문님께서 생각하실 때 ‘건강한 꿈’, ‘건설적인 꿈’이란 무엇일까요?


우리 친구들이 꾸는 꿈이란 다 건강할 것 같아요. 저희 부모님 세대는 ‘사’자 들어가는 직업을 꿈꿨고, 우리 세대는 명문대, 좋은 과를 꿈꿨지만 지금 젊은 세대는 그런 것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꿈을 꿔요. 저는 꿈이라는 게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이라면, 다 가능성이 있고 건강한 꿈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대학 시절 서강대 ‘도라지’라는 곳에서 참 많은 꿈을 꿨었거든요. ‘나는 앞으로 뭘 할까, 졸업하면 뭐 하지’ 등등... 여러 가지 생각을 했던 그 자체가 건강한 성장이었던 것 같아요. 실패하더라도 그 하나하나가 다 자신을 만드는 거니까, 후회하지 말고 많은 시도를 했으면 좋겠어요. 옳다 그르다는 겪어 보기 전까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요.

       


마지막으로 서강의 학생들, 서강의 가족들에게 해주시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여러분은 서강이라는 좋은 학교에 다니고 있으니 제가 따로 해드릴 말이 없을 것 같아요. 여러분 나이대인 우리 딸을 보면서 내가 이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지,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없더라고요. 제가 무슨 말을 하면, 조언을 하면 ‘꼰대’가 되겠더라고요. 요즘 젊은 사람들은 나보다 훨씬 더 많이 알고, 내가 오히려 의지하게 되는 존재들이니까요. 앞으로 저보다 훨씬 잘될 수 있는 능력과 환경을 갖추고 있는 분들이에요.

 

그럼에도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면, 서강의 이름에 떳떳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서강대가 좋다는 이미지는 결국 나로부터 시작되는 거지, 남으로부터 시작되는 게 아니에요. 내가 사회로 나가서 관계 맺는 주위의 사람들에게 비춰지는 이미지로 서강대의 모든 것이 비춰지는 거예요. 서강대에 대한 모든 판단의 기준이 결국 내가 되는 거죠. 그러니까 본인들이 서강 출신이라는 굉장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우리 각자가 기준이 돼서 서강대를 강하게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학교의 주체란 누구일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가장 큰 힘은 학생들이에요. 그들이 서강의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거예요. 우리가 잘살아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서강이에요. 서강에는 정말 좋은 선배님들이 많고, 열심히 살아가고 계시니까 우리 후배님들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우리 학교는 그렇게 크고 거대하고 화려한 학교는 아니에요, 하지만 소박하고 강한 내실 있는 학교에요. 우리 회사가 그렇잖아요. 그러니까 멋진 꿈을 꾸고, 그 꿈에 맞춰서 본인을 잘 가꾸시고, 잘 행동했으면 좋겠어요. 아름다운 시절이잖아요.


# 특별 코너: 친구와의 동업, 어떤 것을 주의해야 할까? – 구한성 상무 인터뷰

 

경영을 꿈꾸는 학생들이 가장 쉽게 도전하고자 하지만 또 고민하게 되는 것이 ‘친구와의 동업’이다.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또 그렇기에 쉽게 동업자가 되기는 힘든 친구 관계. 친구로서 홍성준 대표와 10년째 동업하고 있는 구한성 상무(경영 88)에게 친구와 함께 사업을 할 때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홍성준 동문은, 모두가 ‘성찰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크게는 내 커피를 접하는 소비자부터, 나아가 매일매일 스쳐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는 것. 그들이 행복해지는 방향을 고민하다 보면 결국 내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행복이 돌아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한 방향으로 하나하나 ‘좀 더 나은’ 선택을 해 나가는 것이 결국 옳은 경영일 것이라고 말하는 홍성준 동문.

 

아마도 그의 사업이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해온 것도, 이러한 인간적인 고민의 자세들이 바탕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앞으로도 그를 포함한 모든 경영인들이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선택을 해 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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