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중심의 방송통신 정책을 위해, 허 욱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언론대학원 3기)
작성자 서강가젯(Sogang gazette)
작성일 2019.01.15 15:16:38
조회 1,422

국민중심의 방송통신 정책을 위해,

허 욱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언론대학원 3기)




▲ 허욱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언론대학원 3기)


우리는 매일매일 TV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 일상과 매우 근접한 존재인 TV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즐거움일 수 있지만, 방송통신위원회의 엄격한 규제와 통제 하에 생산되는 콘텐츠의 연속이다. 정치적 독립성과 균형성을 보장하고, 방송과 통신의 융합 시대에 방송 영역과 통신 영역 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주 목적이다. 서강가젯은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인 허욱(언론대학원 3기) 동문을 직접 만나 방송통신위원회의 현실과 2019년 대한민국 방송의 미래에 대해 들어보았다.



현재의 방통위 부위원장을 맡으시기 전까지, 기독교방송 (CBS) 보도국 차장 및 기조실 기획팀장, CBSi 대표이사, 인터넷신문 업코리아 편집국장, 아주경제신문 편집국 부국장 등을 거쳐오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학부에서는 토목공학을 전공했는데, 언론 쪽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허 동문 : 80년대 초 권위주의 시대의 영향일 수 있습니다. 1981년 대학에 입학했을 때 전두환 정권에 반대하는 반독재 민주화 운동이 대학가 전체적으로 전개됐습니다. 저도 학생운동에 열심히 참여했고, 4학년인 84년도에 성균관대학교 학원민주화추진위원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당시 시대적 분위기에 따라 공대 공부는 거의 못하고 정치경제학 등 사회과학 공부를 많이 했어요. 공대생으로서의 정체성보다는 학생운동권 리더로서의 정체성을 가졌다고 볼 수 있지요. 학생운동에 참여하면서 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학교 신문사에 글을 투고하기도 했지요. 89년말 베를린 장벽 붕괴 등 사회주의가 몰락하는 과정을 접하며 급변하는 역사의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 기자직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CBS 기자로 일하던 중 1995년 우리나라에 케이블TV가 처음 도입되었고 이어 위성방송이 시행됐는데 그때가 기존 방송산업의 전환기였어요. 이른바 '다매체 다채널 시대'의 개막에 따라 뉴미디어의 흐름이 어떻게 전개될지, 라디오 방송이 주력인 CBS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학문적 위상이 높고, 공부를 많이 시킨다는 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에 오게 되었고, 미디어 경제학에 관한 공부를 하며 방송산업 채널 지대에 관한 연구를 했습니다.



최근 넷플릭스 같은 OTT(Over The Top) 서비스가 국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커지면서, 방송계는 OTT 규제와 관련한 ‘미디어 빅뱅’ 현상에 대해 예민한데요, ‘경쟁’과 ‘협력’ 사이에서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어떻게 자리 잡아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은 아무도 내리고 있지 못 한 것 같아요. OTT의 국내 규제에 대해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어떤 의견이고, 앞으로 어떤 정책적 관리를 하실 예정인가요?


허 동문 :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현재 준비 중입니다. 방송법에 규정된 ‘방송’의 정의는 방송프로그램을 기획·편성 또는 제작해 공중에게 송신하는 것인데, 사실상 ‘실시간 방송’을 말합니다. 그런데 OTT는 실시간 방송뿐만 아니라 비실시간 방송, 그리고 구독 중심의 VOD 서비스도 존재합니다. 특히 OTT를 전파가 아닌 유무선 인터넷 기반의 영상 서비스로 제공할 경우 규제의 근거가 모호합니다. 현재 국회에 IPTV법으로 OTT를 규제하는 법안이 제출된 상태이고, 현행 방송법 전부를 개정해서 규제하는 방안도 논의 중입니다. 정부도 정책연구를 거쳐 올해 중 입법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1인 미디어와 OTT의 기준도 모호하고, OTT가 방송인지 통신인지에 대한 개념적 기준도 아직 모호하기 때문에 ‘방송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재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OTT에 대해 올해 안에 큰 틀의 규제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규제의 범위와 강도에 대해서는 세부 논의가 필요하고, 수평적 규제방식으로 국내외 OTT 사업자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하되, 불법정보 및 허위조작 정보, 음란물 등에 대한 내용 규제는 있어야 할 것입니다.



유튜브라는 거대한 미디어 플랫폼의 등장으로 방송 산업은 하향이라는 말이 많은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국내에서 ‘방송’이 지니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허 동문 : 방송을 하향 산업이라고 말하는 것은 좁은 의미의 지상파 방송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콘텐츠로서의 방송의 전망은 무궁무진합니다. 방송의 정의에 따라서 ‘콘텐츠’가 방송망을 타고 나가는지, IP망을 통해서 OTT로 나가는지에 따라 그 양태가 완전히 달라져요. 아무래도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의 등장에 따라 지상파 방송이 하향인 것은 맞지만, 종편과 같은 유료방송사업은 현재 상향이에요. 특히, OTT와 1인 미디어까지 포함하면 방송 콘텐츠는 계속 확장되어 가고 있고, 무궁무진하게 열려있는 산업입니다.

 

이런 시대에 방송을 보는 디바이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내는지가 중요한 시점이 됐다고 생각해요. 크게 보면, 플랫폼, 네트워크 플랫폼, 디바이스 등 어떤 관점에서 산업을 보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져요. 이제는 1대 다중이 아닌, SNS와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다대다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상황이거든요. 무한한 채널이 만들어질 수 있는 시대라는 것을 뜻하기도 하죠. 콘텐츠 제작자, 창작자들의 방송 진입 장벽이 거의 사라졌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방송과 통신 쪽 진출을 희망하는 서강대학교 후배들에게 조언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언론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질과 노력이 필요할까요?


허 동문 : 전통적 방송 산업에서는 문장력, 사람과의 관계와 시사 상식이 중요했다면 현재는 세계가 어떻게 변하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조사능력과 기획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취재역량’인데요, 방송과 신문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누구나 저널리스트가 되는 시대에서 ‘내가 어떤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콘텐츠의 차별화를 두는 것이 중요하겠죠. 특정 이슈에 대해 기획 조사 후 깊이 있게 취재하고 정리해서 블로그 혹은 유튜브에 올려 본인의 콘텐츠를 축적하는 학생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미디어트레이닝'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배낭여행 형식으로 반년 정도 이슈가 되는 세계 여러 곳을 직접 살펴보고 포스팅하는 것도 좋은 훈련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실시간으로 전 세계가 콘텐츠를 공유하는 IP 시대에서 나만이 전할 수 있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고민해 보셨으면 합니다.

 

‘내가 어떤 일을 잘하는지’를 찾는 게 우선이라고 말하며 허 동문은 후배들이 ‘좋아하는 일’보다는 ‘잘하는 일’을 최대한 빨리 찾아서 훨씬 많은 노력을 들인 후 임계점을 넘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하였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어디로 가야하는지 정확히 알려주기는 누구도 쉽지 않기에,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끊임없는 질문 능력을 키울 것을 강조하였다.




 

 글   | 권민성 (학생기자, 유럽문화 16) dduny0410@sogang.ac.kr

사진 | 방송통신위원회 / 연합뉴스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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