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혁 동문, 젊은 로봇 공학자, 서강에서 키워 나간 자신감으로
작성자 서강뉴스Weekly
작성일 2018.10.10 10:06:11
조회 2,565


임세혁 동문, 젊은 로봇 공학자, 

서강에서 키워 나간 자신감으로

 

임세혁 동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 연구단 선임연구원



서강대학교 기계공학과 학석사, 카네기멜론대와 MIT 박사 과정을 거친 임세혁(기계공학 00) 동문은 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 연구단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임세혁 박사팀은 지난 620적층형 자가접기(additive self-folding)’ 기술을 적용한 소프트로봇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연구결과는 로봇 분야 국제 학술지인 국제로봇연구저널(The international journal of robotics research)에 게재되었다. 학계의 큰 주목을 받는 임 동문을 서강가젯에서 만나보았다.


 연구하시는 분야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 연구단 선임연구원 임세혁입니다. 저는 재료에 변화를 주어 과정을 단순화할 수 있는 소프트 로봇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소프트 로봇은 유연한 소재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변형하기 쉽고, 외부활경에 탄력적으로 적응하거나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최근 전산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설계된 종이 전개도를 접어서 로봇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적층형 자가접기기술로 만들어진 소프트 로봇으로, 디자인과 기능에 따른 최적의 설계가 가능합니다.

 

 동문님이 개발한 종이접기 로봇은 어떤 특징이 있나요?

금속 덩어리를 깎거나 갈아서 만드는 기존의 로봇은 제작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었는데, 3D프린팅의 등장으로 가상공간에서 만들어낸 로봇을 실제공간에서 구현해 낼 수 있게 되었고, 비용과 시간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로봇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여러가지 부품들이 모여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3D프린팅을 이용하여 로봇을 만들 때는 각각의 부품을 하나하나 만든 뒤 로봇으로 조립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리나 종이접기 로봇은 통째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조립할 필요가 없습니다. OHP 필름과 같이 탄성이 있는 플라스틱 필름을 잘라 실을 꿰어서 형상을 만듭니다. 접히면 복원하려는 힘을 이용하여 움직임을 주는 것입니다. 기존의 로봇처럼 팔만 따로 움직일 수는 없지만, 전체적인 형상이 패턴을 가지고 움직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 토끼가 앞뒤로 간단하게 움직이는 형상 등을 구현해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종이접기 로봇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내가 만들고자 하는 3차원 형상의 모습만 있다면 바로 구현해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인터넷에서 캐드(CAD)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도 되고, 원하는 모양을 캐드(CAD) 모델로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도 됩니다.

종이 로봇은 발전 가능성이 아주 좋습니다. 2차원 공정은 3차원 공정보다 훨씬 쉽기 때문에 공정상 아주 유리한 조건에 있습니다. 3차원 형상에서 LED나 센서를 붙이려면 분해한 후 다시 붙여야 하지만, 평면상에서는 붙이고 접기만 하면 됩니다.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점도 여러가지 장점 중 하나입니다. 또한 7개월 전에 만든 로봇을 아직도 사용할 정도로 쉽게 약해지지 않아 놀이공원이나 공연예술에도 활용할 수 있고, 유연한 소재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어린이들을 위한 장난감이나 스마트 토이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캐드(CAD) 툴을 이용하여 작업 중인 임세혁 동문


 

 진로를 로봇공학자로 결정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전통적인 기계공학보다는 첨단 분야를 연구하고 싶었고, 막연하게 로봇을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학부 3학년 말에 자동제어 수업을 들으며 로봇 분야에 확신을 느꼈고, 로봇공학 개론 수업을 들으며 흥미를 키워나갔습니다.

제가 로봇공학에 큰 흥미를 느낀 것은 이 분야에 정해진 답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미 정립되어 있는 기존의 학문에는 정해진 답이 있으니까 제가 제시한 답이 틀릴 수도 있지만, 로봇공학은 아직 누구도 확신하며 답을 제시할 수 없는 분야입니다. 물론 실용화 단계에서는 기술, 비용이나 발전방향에 대한 평가를 거치면서 답이 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학문적인 단계에서는 내가 제시한 답이 여러가지 선택지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렇게 내가 제시한 것도 답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동문님은 학부 시절에 어떤 학생이었나요? 서강대학교에서 어떤 추억을 쌓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저는 1학년 1학기때까지만 해도 학교 생활에 적응을 못하는 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서강에 대한 애정을 키워갔던 것 같아요. 막연하게 춤을 좋아하는 마음에 중앙댄스동아리 SHOCK1기 부원이 되었고, 춤이라는 공통 관심사로 부원들과 정말 친해졌어요.

제가 처음 들어갔을 때만 해도 준동아리였는데,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을 하고 보니 중앙동아리로 인정받아 동아리방도 생기고 정기공연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메리홀에서 공연하던 추억과 그 추억에서 나오는 자신감이 굉장히 컸고, 저를 더 성장시켜주었습니다.

로봇 공학자로서 춤추는 로봇을 만들겠다는 꿈도 가지고 있습니다. 간단한 동작만 반복하는 로봇이 아닌, 진짜 사람처럼 춤을 출 수 있는 로봇이요. 이처럼 동아리 활동은 제 학부시절 추억의 전부였어요. 지금도 SHOCK 부원이었던 동기들과 자주 만나며 추억을 나누곤 합니다.

 

 서강대학교에서 습득한 중요한 역량이 있나요?

서강의 울타리 안에서 문제 해결능력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공부는 지식일 뿐, 문제 해결능력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제 해결능력이 뛰어나서 어려운 일들도 잘 헤쳐 나간다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능력은 좋은데 금방 쓰러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공대 수업의 경우 대부분이 프로젝트 수업이었는데, 프로젝트 수업에서 문제를 하나하나 헤쳐 나가며 결과물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맛봤고, 자신감도 많이 얻었습니다. 학부 시절에 이러한 것들을 많이 경험했기 때문에, 사회에 나가서 일이 잘 안 풀릴 때 제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갖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었습니다.

서강대는 공부를 많이 시켜서 학생들이 소극적이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유학을 준비할 때 굉장히 진취적인 학우들도 많이 만났었고, SG in the World 커뮤니티의 동문들이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MIT에 있을 때는 정말 감사하게도 BOSTON 서강 동문회가 정착에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서강대학교 후배들에게 조언 한 마디를 부탁드립니다.

먼저 어려움이 오면 피하지 말고 정면돌파할 것을 권하고 싶어요. 저는 고등학교 시절 생물이나 화학같이 외울 것이 많은 과목을 싫어했어요. 그래서 기계공학과 진학을 결정했고, 이후에도 열역학이나 유체역학 같은 분야는 피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20년이 지난 지금, 생물책을 다시 보고 있어요. 요즘에는 학문적인 단위로 이루어지는 일이 없습니다. 내 분야로만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정말 다양한 분야가 합쳐진 일들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내가 피했던 분야와 언젠가는 마주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피하지 말고 부딪혀서 알아본다면, 다음부터는 일이 훨씬 더 잘 풀릴 것입니다.

또 항상 자신을 어려운 환경에 두세요. 내가 지금 몸이 편한 이유는 내 능력을 100% 활용할 이유가 없는 환경에 있기 때문입니다. 직장을 선택할 때 흔히들 거기 가면 고생만 한다는 말을 하는데, 이 말은 스스로를 발전시킬 기회가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항상 시간이라는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육체적, 인지적 능력은 떨어지는 반면 경력이 쌓이면 몸값은 올라갑니다. , 내 몸값보다 내가 가진 능력이 더 커야 나를 고용할 가치가 있는 것이지요. 자기 자신을 꾸준히 발전시켜 온 사람은 선택권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사람은 선택권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꿈을 크게 가지라고 말하고 싶어요. 꿈을 크게 가질수록 내 영역이 넓어집니다. 큰 꿈을 갖고 한 번 도전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글   | 임세원 (학생기자, 유럽문화 17) iswsw@sogang.ac.kr

사진 | 임세원 (학생기자, 유럽문화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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