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에서 마케팅 솔루션 기업으로, 대한민국 마케팅 산업을 주도하다 - 유정근 동문, 제일기획 대표이사 사장
작성자 서강뉴스Weekly
작성일 2018.09.07 14:18:24
조회 2,370

광고회사에서 마케팅 솔루션 기업으로, 대한민국 마케팅 산업을 주도하다

유정근 동문, 제일기획 대표이사 사장


▲ 유정근(신방 82) 동문, 제일기획 대표이사 사장(유정근 동문 제공)


한국에는 대기업 계열의 유명 광고종합대행사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삼성그룹 계열인 제일기획,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의 이노션, LG그룹 계열의 HS애드, 롯데그룹 계열의 대홍기획 등의 회사들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이 중에서 규모와 실력에 있어 늘 업계를 선두하는 ‘리딩컴퍼니(Leading Company)’가 바로 ㈜제일기획인데, 현재 제일기획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임 중이신 유정근(신방 82) 동문을 서강가젯에서 만나보았다.



안녕하세요, 먼저 제일기획이 속한 업계 혹은 산업군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제일기획은 광고회사라고 많이 불리는 것 같습니다. 광고산업에 속한 회사가 맞습니다. 다만, 많은 분들이 TV, 신문 또는 디지털 매체에 게재되는 광고제작 분야만을 광고업이라고 알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광고는 그 영역이 매우 확장되어 리테일 뿐만 아니라 가상현실과 같은 테크놀로지, 데이터 기반의 애드테크 등을 통해 클라이언트의 마케팅 및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광범위한 업무를 포괄합니다. 따라서 글로벌 시장에서 제일기획은 소위 전통적인 광고업 강자들을 비롯한 IT 기반의 경영컨설팅기업, 데이터 솔루션기업, 리테일 전문기업, 디지털 테크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강자들이 광고업에 진출하려 노력한다는 것은 그만큼 광고산업의 전망이 밝다는 반증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제일기획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회사 소개를 간략히 부탁드려도 될까요?

 

제일기획은 1973년 설립되어 올해로 45주년이 되었습니다. 짧지 않은 역사를 가진 회사가 되었습니다. 제일기획은 글로벌 44개국에 53개 오피스가 있으며, 9개의 자회사와 6,300명 가량의 임직원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입니다. ATL, BTL, 리테일, 디지털 등 광고 마케팅의 다양한 분야에서 광고주에게 통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작년 기준 매출이 3조 3천억원 이상, 매출 총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한 차원 더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 ㈜ 제일기획의 C I 로고 (사진출처: 제일기획 제공)

 

최근 기억에 남는 사업 혹은 프로젝트가 있을까요?


평창 올림픽 게임 개막식이 기억납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강추위 등 너무나도 열악한 상황 속에 벌어졌던, 그것도 국가적인 이벤트였기에 개막식 현장에서 겉으로는 추위와 속으로는 극도의 긴장감으로 인해 보는 내내 불안에 떨었었던 프로젝트입니다. 이후의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가 좋아 다행이었습니다만, 회사의 관련 스텝들이 정말 고생이 심했던 프로젝트였기에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 제일기획에서 최근 제작한 광고 예시(KT 광고, 웅진코웨이 광고/사진출처: 제일기획 제공)


현재 마케팅 산업군에서는 ‘디지털 마케팅’이 단연 트렌드인 듯 합니다. 그런데 그 정의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유 동문께서 생각하시는 디지털 마케팅의 정의 혹은 의의는 무엇인가요?


말씀하신 대로 디지털 마케팅은 그 범위가 매우 넓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디지털 마케팅은 아날로그 시대에 아날로그 마케팅을 이야기 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닐까요? 디지털 마케팅 개념이 처음 등장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디지털 매체를 통한 광고집행 정도를 디지털 마케팅이라고 칭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현재의 디지털 마케팅은 단순히 그 범위가 확장됐기 보다는 근본적인 체질 자체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광고 마케팅 활동에 디지털을 접목하는 것뿐 아니라 최근에는 광고제작이나 리테일 현장에서도 데이터/테크놀로지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모든 마케팅 활동이 데이터화되어 다음 마케팅 전략 및 실행의 기반이 되기도 합니다. 즉, 디지털 사회라는 시대의 특성이 반영된 모든 마케팅 활동이 바로 디지털 마케팅이 아닐까 합니다.



간결하고 명쾌한 설명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유 동문께서 서강대학교에 재학하시던 시절의 추억, 소소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82년도에 입학했는데, 84년도 교황 방문 전까지 경찰들이 대거 교내에 진을 치고 있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디선가 시위가 있으면 학생들과 그들이 함께 그 시위를 보다가 어느 순간 “죽여!”하는 구호와 함께 학생들을 구타하고 체포하던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악몽을 꾸면 여지없이 그때 도망을 다니던 상황입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하겠지요.



그렇다면 학부 시절 혹은 그 이후에 광고 업계로 뛰어들게 된 계기나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려도 될까요?


대학시절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사실 광고보다는 드라마나, 예능 등 방송 쪽에 우선순위가 있었습니다만, 어쩌다 보니 광고업계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선택한 것을 한 번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광고가 재미있었어요. 늘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것에 대한 긴장감도 있었지만, 싫증날 틈이 없었다는 게 이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이 직업에 엄청나게 재능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차장 정도의 직급이 되었을 때, 저의 재능에 대한 회의가 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재일동포 프로 바둑기사인 조치훈 선생의 기사를 읽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가 “죽을 각오로, 목숨을 걸고 바둑을 둔다”라는 좌우명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바둑 한 수에도 목숨을 거는데 나는 정말 광고 한 편, 기획서 한 편을 목숨을 걸고 한적이 있었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됐고, 그 뒤로 정말 죽을 각오로 일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업계에서 약간의 명성이 있다면 모든 것이 그 시절의 활동과 노력 때문입니다.


광고 기획을 하실 때, 혹은 완성된 광고를 보실 때 가장 핵심적으로 보는 것이 있나요? 지켜야 하는 원칙이나 핵심적 요소 등이 있을까요?


‘달을 봐야지,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면 안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평소에 기획이나 완성된 광고를 볼 때 꼭 체크하는 부분입니다. 기획이나 광고를 만들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 혹은 부분적인 것에 취해서 원래의 목표를 잃어버리고 소위 ‘배가 산으로 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모든 광고는 분명한 목표가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평가를 받는 광고라고 하더라도 원래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그것은 좋은 광고가 아닙니다.



영화나 책, 혹은 짧은 글이나 영상 등 최근에 눈길을 가장 끌었던 무언가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활’이라는 영화 기억하시나요? 마지막 장면에 주인공이 심한 바람 속에서 활을 쏘면서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자꾸 피하거나 돌아가기 보다는 정면으로 부딪히는게 언제나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것 같아서, 그때마다 떠올리는 문장입니다. 그러한 경험들로 인해 이 문장을 제 인생의 경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예비 광고인, 혹은 사회인이 될 후배 서강대 학우들에게 조언 한 마디를 부탁드립니다.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우리는 후회할 수 있고 남의 떡이 늘 커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대학을 선택하고 전공을 선택하고 직업을 선택하는 등 무언가 선택하는 것에 집중해 왔고 익숙해져 있습니다만, 선택한 것에 최선을 다해서, 혹은 ‘목숨을 걸고 해보자’라는 것에는 조금 등한시 하는 것 같습니다. 승부는 ‘무엇을 선택했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선택한 것에 대해 어떻게 몰입했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무언가를 선택했다면, 정말 돌이켜 보았을 때 후회가 남지 않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몰입하시기를 바랍니다.


유정근 동문은 ‘최선’과 ‘몰입’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서강대학교 동문들은 많은 업계에서 일을 정말 ‘잘’하고, 또 ‘열심히’ 한다는 평가와 인식이 있듯이, 우리 동문들이 늘 우직하게 ‘최선’을 다하는 서강대학교의 전력을, 다양한 산업군에서 후회없이 발휘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글    | 김건 (학생기자, 경영 15) geonkim@sogang.ac.kr

사진  | 유정근 동문 제공 / 김건 (학생기자, 경영 15) geonkim@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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