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의 기업가 정신>김태훈 동문, 간편한 개인자산관리 서비스, ‘뱅크샐러드’ 창업주, ㈜ 레이니스트 대표
작성자 서강뉴스Weekly
작성일 2018.06.19 14: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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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의 기업가 정신>

김태훈 동문, 간편한 개인자산관리 서비스

‘뱅크샐러드’ 창업주, ㈜ 레이니스트 대표


▲ 핀테크 기업, ㈜ 레이니스트의 김태훈 대표(경영 04)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로 우리나라 금융 시장은 판매자를 통하지 않고 고객들이 예·적금, 대출, 보험, 카드까지 금융상품을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비전문가인 소비자가 금융상품을 선택하면서 정보 비대칭의 문제가 발생하며 소비자들에게 맞는 최적의 상품을 선택하지 못하고 손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창업하여, 누적 앱 다운로드 150만 건을 달성한 기업이 있다. 소비패턴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해주고, 흩어져 있는 개인의 자산 정보를 모아서 제공하여 관리까지 해주는 ‘뱅크샐러드’ 앱을 운용중인 핀테크 스타트업 ‘레이니스트’의 김태훈 대표를 서강가젯이 논현동 본사에서 만나보았다.



 04학번으로서 12년도에 졸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학교를 다닌 만큼 에피소드가 상당히 많을 것 같습니다만, 지나온 학창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나눠 주시겠어요?


 학부 시절 저는 한 학기를 다니면 그 다음 한 학기는 휴학하는 것을 의무화 하다시피 했어요. 휴학기간에는 저는 늘 말 그대로 세상에 던져보는 일들을 다양하게 해봤어요. 내가 돈을 벌게 된다면 최대한으로 얼마나 벌 수 있을지가 궁금해서 대학 졸업시즌에 학교 앞에서 꽃다발도 팔아보고, 과외를 정말 많이 해서 1,500만원씩 벌어 보기도 했어요. 학교에서 배운 지식들에 기반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도 스스로 궁금했어요. 이를테면 전성률 교수님의 마케팅 수업을 굉장히 좋아해서 교수님이 추천하신 마케팅 서적들을 여러 권 읽고. 주변의 소상공인들의 사업 컨설팅을 해봤습니다. 배우고 느낀 것들을 바탕으로 저서도 집필해봤고, 지방에서 유리 제조 및 판매를 하던 아버지 회사의 경영전략을 변경함으로써 큰 폭의 매출향상을 이끌어 내기도 했지요. 주변에 있는 작은 문제들을 해결해보고 문제 해결 과정에서 경영학을 실전에 적용시켜보는 경험들을 주도적으로 했던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김태훈 동문의 학창시절 호떡 창업의 일화는 유명한데, 당시 이야기를 간단히 설명 해주신다면?


 요즘은 대학생들이 푸드트럭이나 노점상을 운영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지만, 2005년 당시에는 정말 보기 드문 경우였습니다. 저는 경영학 전공자인데, 제가 정말 사업을 하면 경영을 잘 할 수 있을지 궁금했지요. 가진 돈은 300만원 남짓이었는데, 노점상 외에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친구와 함께 곧바로 호떡장사를 시작했습니다. 하다 보니 월 매출이 천만원을 넘어섰어요. 실전에 부딪혀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문제해결에 대한 순발력이 호떡 장사를 통해서 얻은 가장 큰 자산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창업을 하면 예측할 수 없는 문제가 다가올 수밖에 없거든요. 그때 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는 그 순발력은 어떠한 일을 하더라도 아주 중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해요.
  한 에피소드를 꼽으면, 당시에 장사하면서 신촌지역 노점상연합회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지요. 장사경력도 없는 학생들이 관할 구역에 회비 납부 같은 규칙도 따르지 않고 배짱장사를 하니까 당황스러우셨던 것 같아요. 저는 법률적인 권리가 없는 불법적인 회비 같은 것은 지출하지 못한다고 계속해서 맞섰어요. 그런데 어느 날 다소 남루하신 노인 한 분이 가게 앞에 서 계시는데 마음에 걸려서 호떡을 여러 개 싸서 그냥 드렸어요. 알고 보니 그 분이 노점상연합회 회장이었습니다. 이 후 저희 장사를 흔쾌히 승낙해 주셔서 입대 전까지 큰 어려움 없이 장사를 이어 나갔어요.



 이후 뱅크샐러드를 창업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에 대해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뱅크샐러드가 공식적인 첫 창업은 아닙니다. 더 이전에 유권자들이 감정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꼈어요. 특정 후보에게 표를 주는 의사결정 과정이 객관적인 공약의 내용이나 실현가능성 등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이나 막연한 이미지 등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후보와 정당 등의 정보는 가리고 공약으로만 후보를 판단하게끔 하는 서비스를 기획하여 창업했어요. 또한 개인이 특정 법안에 대해 찬성 및 반대 투표를 하면 해당 지역구의 국회의원이 실제 그 법안에 어떻게 찬성 및 반대를 했는지 보여주는, 대의민주주의의 실현 정도를 보여주는 앱도 기획해서 출시했어요. 반응은 너무 좋았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장기적으로 운용가능한 수익모델은 없어서 한계에 부딪혔어요. 전에 제가 했던 서비스들처럼 데이터에 기반하여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찾다가 눈에 들어온 것이 금융이었지요.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데이터에 기반한 금융상품 추천과, 개인자산관리 서비스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현재 일하는 레이니스트와 뱅크샐러드의 서비스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레이니스트는 뱅크샐러드라는 서비스를 론칭한 핀테크 기업입니다. 뱅크샐러드는 크게 3가지 기능이 있어요. 먼저 개인의 모든 금융 데이터(예금, 카드, 증권, 보험)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재편집해서 보여줍니다. 흩어져 있는 자산 정보를 전부 모아서 정리한 뒤 보여주는 것이지요. 다음으로 사용자들이 가계부 기능을 많이들 사용합니다. 가계부 기능은 여러 카드들의 결제내역과, 계좌 입출금 내역 등을 뱅크샐러드 앱 한 곳으로 모두 정리해줍니다. 또한 납입해야 할 금액들도 통지해주고, 최근 도입한 금융비서 알림 서비스가 과소비가 이루어질 때 알림을 보내서 경고를 주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개인 소비 패턴에 따른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 해주는 것인데, 뱅크샐러드의 큰 특징 중 하나가 광고비를 많이 지출한 회사의 카드를 상단에 위치시키거나 하는 등의 카드사 위주의 광고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저희는 모든 금융사로부터 동일한 수수료를 받기에 금융사별로 광고에 차등을 두지 않습니다. 그저 각 개인의 소비패턴에 가장 적합한, 가장 큰 혜택을 주는 금융상품을 개인별로 다르게, 순위별로 상단에 소개하는 시스템으로 운용하고 있어요. 철저하게 고객 관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뱅크샐러드는 개인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서 개인 자산을 쉽고 꼼꼼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공인인증서를 한 번만 뱅크샐러드 앱에 등록하면 자신의 모든 금융데이터를 뱅크샐러드 앱으로 모아서 확인할 수 있고, 최근에는 공인인증서 외에도 특정 금융사(은행, 카드사 등)의 아이디를 가입하게 되면 공인인증서의 효력이 있는 계정을 만들 수 있어요. 계정 생성 이후에 뱅크샐러드에 등록하면 영구적으로 유지 및 타 금융사의 인증과도 연계되니 참고하셔서 꼭 한번쯤 사용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 사진출처: App store - 뱅크샐러드



 레이니스트의 대표로서 뱅크샐러드나 다른 사업을 통한 목표를 가지고 계시다면?


 기존의 개인자산관리라는 것은 돈 많은 사람들만 쓸 수 있는 아날로그식 서비스였어요. 전담 은행원이 투자상품도 추천해주고, 자산 변동 추이도 확인 해주고 하는 식이었지요. 그런데 이런 개인자산관리라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모바일이나 웹을 통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로 바꾸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뱅크샐러드가 누적 다운로드 수 150만을 넘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이렇게 많은 사용자들을 저희의 자원이자 힘으로 활용하여 금융사들로부터 더욱 좋은 금융상품들을 파생시킬 수 있도록 협상하고 중개하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사실 저희는 뱅크샐러드 앱을 두 번을 폐쇄를 했어요. 지금의 앱이 세 번째 버전인데, 철저하게 고객의 입장에서 필요한 것들을 추가하고 수정하느라 완전히 앱을 폐쇄한 후 지금의 뱅크샐러드 앱을 출시하게 됐습니다. 그랬더니 앱 설치 이후 실제 사용하는 고객의 비율이 10배 이상 증가했어요. 저희는 이후에도 철저히 고객중심적 사고를 놓지 않고 사고가 구체화 되면 그것을 빠르게 실행하고, 실행한 것을 끊임없이 새롭게 혁신하는 능력을 갖춘 그런 회사가 되도록 달려가고 있습니다. 인문학, 진화심리학, 경영학, 경제학 다양한 관점들을 늘 추구하고 그러한 관점을 통해 세상에 필요한 소프트웨어과 앱들이 요구될 때 가장 잘 만들어내는, 소프트웨어계의 ‘픽사’(Pixar : 3차원 컴퓨터 그래픽을 전문으로 하는 미국의 소프트웨어 영화 제작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개인의 권리와 혜택, 그리고 능력을 증진시키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이후 최선을 다해 그런 제품들을 가장 잘 만들어내는 회사로 성장시키고자 합니다.


▲ 사진출처: 사진출처: rainist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 한 마디를 부탁드립니다.


 창업을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실제로 내가 관심이 가는 문제나 일들, 왠지 모르게 끌리는 문제들에 먼저 아주 깊게 집중을 해보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내가 무언가를 보고 경험했을 때, 그것에 문제의식을 가진다는 것은 분명 삶의 많은 경험과 생각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해요. 그것이 끌리는 것은 분명 어떠한 이유가 있는 것이겠지요. 그러한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으로부터 창업이 시작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여행이나 모험이 주는 가장 큰 보상은, 새로운 곳에 본인을 던짐으로써 그 과정 속에서 스스로를 더 깊게 알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의 시작도 마찬가지예요. 막연하게 커지는 시장규모나 트렌드 등을 쫓는 것 보다 반드시 자신이 느끼는 바로 그 문제를 정확하게 인지해서 깊게 파고,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가봐야 해요. 그것이 더욱 유의미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을 그렇게 시작했을 때 그러한 몰입감이 주는 학습곡선 같은 것들은 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어요. 정말 스스로 크게 성장한 것을 보게 될 겁니다.
 스티브 잡스가 말했던 “지나온 여정 자체가 보상이다”는 말이 아마 이런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끝으로 서강의 후배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이든 자신의 눈에 보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실전에 뛰어들어 봤으면 좋겠어요. 학술연구면 학술연구로, 장사면 장사로, 배운 이론을 실전에 적용해보는 경험을 꼭 한 번 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자신이 가고자 하는 진로는 따로 있더라도 그런 것과 무관하게, 그저 지금 자신을 한 번 더 뒤돌아보게 하고, 왠지 모르게 자꾸 관심이 가는 바로 그 문제를 깊게, 그리고 끝까지 몰입해보는 경험을 반드시 해보시기를 권합니다.
 또 하나 첨언 드리자면, 직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사회적 명망이나 급여 등 부수적 요인만을 고려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가고 싶은 기업, 직군, 가지고 싶은 직업 등은 정해져 있지만, 관심이 가는 것은 자꾸만 다른 일들과 문제들일 때, 즉 인지부조화로 시선과 몸이 따로 움직일 때 고민의 기회로 삼고 꼭 한 번 더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내가 왜 이것을 문제로 느끼는지와 내가 왜 이것에 관심이 가는가에 대해서 말이지요.


 김태훈 대표는 “창업이 단순한 성공이나 직업의 개념보다는 소비자 입장에서의 문제해결과정에서 발현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다. 뱅크샐러드가 기존 금융의 정보비대칭을 해결하여 모든 이들에게 더 큰 혜택과 권리를 제공하기를, 그리고 레이니스트가 시대의 문제와 고민을 해결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크게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글    | 김건 (학생기자, 경영 15) geonkim@sogang.ac.kr

 사진 | 김건 (학생기자, 경영 15) geonkim@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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