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제가 집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이성주 동문, 美 풀브라이트 장학금 받고 유학 가다
작성자 서강뉴스Weekly
작성일 2018.06.18 15:52:33
조회 3,043

“통일은 제가 집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이성주 동문, 美 풀브라이트 장학금 받고 유학 가다


▲청와대가 주최한 트럼프 대통령 국빈만찬에 초대된 이성주 동문


2002년 탈북, ABC도 모르던 소년이 英 외무부 장학금으로 워릭大에서 석사 마치고

오는 9월부터 美 풀브라이트 장학금으로 조지메이슨大에 박사과정 진학 예정

▲ 자신의 영어공부법을 담은 책


평양에서 태어나 함경도로 온가족이 쫓겨난 이후 먹을 것을 찾아 떠돌아다니는 ‘꽃제비’ 생활을 하던 이성주(정외 09) 동문은 2002년 한국에 왔다. 당시에 알파벳을 처음 본 그는 ‘컴퓨터 클리닝’이라고 붙은 글씨를 보고 세탁소에 가서 컴퓨터 수리를 부탁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영어가 필수라는 것을 느끼고 자신만의 영어 공부법을 터득해 영어를 익힌 결과,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신문방송학 복수전공)을 조기 졸업하고 영국 외무부의 장학금을 받아 명문 워릭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 동문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장학금 중 하나인 미국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고 오는 9월부터 조지메이슨대학에서 ‘분쟁분석 및 해결학 박사과정’을 공부할 예정이다.

6월 8일 자신의 영어 학습법을 담은 책으로 독자들을 만나고 있는 그를 서강가젯이 만났다.



저자강연회를 하고 있는 이성주 동문


남들보다 뒤늦은 나이에 대학에 입학한 이 동문은 학부시절 자신을 ‘공부만 하던 학생’이라 떠올렸다. 북한 출신이라 자신이 잘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매 수업 필기와 녹음을 빠뜨리지 않았고, 같은 수업을 듣는 탈북민 후배의 시험공부를 도와주며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한번 더 복습했다. “서강대학교는 우수한 학생들만 다닌다고 들었기 때문에 ‘1학년 때는 친구들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2학년 때는 허리춤, 3학년 때는 어깨동무, 4학년 때는 앞서가자’는 글을 써 두기도 했다”며, 웃는 그는 결국 우수한 성적으로 서강대학교를 조기졸업했다. 서강대학교에서 배운 두 가지로 ‘사람을 존중하는 방법’과 ‘질문하는 방법’을 꼽으며 서강대학교의 장애 학생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칭찬했다. 또한 “학교를 졸업하고 ‘한반도의 문제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들었고, 결국 그 질문이 꼬리를 이어 석사 공부로 이어졌다”며, “서강대학교에서 배운 ‘질문하는 방법’은 자신이 석사를 공부하는 동기가 됐다”고 말했다.


▲ 찰스 헤이 대사로부터 영국외무성 장학금 증서를 받고 있는 이성주 동문


이 동문은 현재 한반도의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세계정상들 앞에서 연설을 하거나 북한 인권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일을 하고 있다. 2014년에는 캐나다 하원 수석 부의장인 베리 데볼린의 인턴 보좌관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실제로 캐나다 인권청문회에서 북한 인권과 관련한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으며, 청와대가 주최한 국빈 만찬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내 억류된 탈북민의 석방을 요청해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인터뷰 당시 예정되어 있는 북미 정삼회담과 그가 꿈꾸는 대한민국에 대해 묻는 질문에 “결국 남한과 북한은 통일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통일’이라는 것은 한반도의 통일이며 그것은 한반도에 살고있는 ‘모두의 통일’을 의미합니다. 핵무기, 도발억제 등도 매우 중요한 논점이지만 ‘사람’, 즉 남한과 북한에 살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가 들어가야 합니다. 북한이 듣기 싫어한다는 이유로 인권 관련 안건을 배제하면 관계가 발전 후에도 절대 제기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결국 사람이 빠진 통일이 되버리겠지요. ‘인권’이란 건 거창한 것이 아니라 북한 사람들이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고, 생각하는 싶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정치인의 업적을 이루기 위한 회담이 아닌 사람의 통일이 논의되는 장이길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 (왼쪽부터) 캐나다 하원 부의장 배리 데볼린, 이성주 동문, 캐나다 총리 스티븐 하퍼 (출처: 캐나다 총리실 제공)


마지막으로 그는 서강대학교 후배들에게 “대학교에서 생각하는 방법과 질문하는 방법을 배우라”고 조언했다. 자신을 기업에 맞추면서 자기 자신을 잃어 버리지 말고 자신이 어떤 꿈을 꾸는지 찾을 것을 강조하면서 꿈을 최종 목적지로 삼고 직업을 수단으로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한 서강대학교에도 많은 탈북민 친구들이 생활하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마치 부산에서 온 친구를 대하듯이 캠퍼스 내에서라도 ‘작은 통일’을 경험해 보길 바란다”며, “앞으로는 꿈을 생각할 때 ‘북한에서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는 것도 더 큰 세상을 꿈꾸는 방법이 된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이 동문이 간직한 꿈을 묻자, ‘집으로 가는 길을 만드는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통일이 자신이 집으로 돌아가는 유일한 길이라는 그는 지금 열심히 길을 만들고 있었다. 과정은 외롭지만 자신이 만든 길로 인해 한 사람, 두 사람이 길을 걷게 되고 먼 훗날 돌아봤을 때 수많은 사람이 다니는 대로(大路)가 될 것을 확신한다며 지금은 그 길을 ‘바르게’ 만들어 가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은 단순히 집에 가는 길일 수도 있지만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은 생계를 이어가는 길이 될 수 있고, 동북아가 살아가는 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단순히 우리 시대의 통일이 아니라 더 큰 세계를 무대로 삼는 발전적이고 항구적인 통일을 준비하는 사람이었다. 추상적 명분인 ‘평화’가 아니라 한반도에 사는 ‘모든 이들의 평화와 통일’이 찾아오기를, 그 과정에서 이 동문이 튼튼한 가교가 되어 주기를 서강가젯이 응원한다.




 글    | 김도연 (학생기자, 커뮤 17) ehdusdl@sogang.ac.kr

 사진 | 이성주 동문 제공 / 김도연 (학생기자, 커뮤 17) ehdusdl@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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