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ASEACCU 연차 총회, 8월 19일 서강대학교 개최
작성자 서강가젯(Sogang gazette)
작성일 2019.07.16 12:5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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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한여름의 서강, 여기에 곧 세계 각국의 소중한 손님이 찾아온다. 2019 ASEACCU 연차 총회가 서강에서 개최되기 때문이다. 8월 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열리는 이 행사는 아시아 지역의 가톨릭 대학이 연대하는 연례 행사이다. 한국에서 개최되는 것은 6년 만이며, 특히나 서강대에서 주관을 맡은 것은 처음이다. 이번 행사에는 200명 넘는 대규모의 인원이 참가하게 되며, 이들은 서강을 창구로 해서 다양한 면모의 21세기 한국을 접하게 될 예정이다.



#1. ASEACCU란 무엇?


ASEACCU(Association of Southeast and East Asian Catholic Colleges and Universities)는 아시아 지역 가톨릭 대학 총장 협의회라는 뜻으로, 1993년에 창설되었고, 현재 이 협회의 의장은 서강대의 협정교인 필리핀 University of Santo Tomas의 Rev. Fr. Herminio V. Dagohoy, O.P. 총장신부이다. 2018년 12월 기준 9개국 82개 대학 및 기관이 회원교로 가입되어 있으며, 국내의 회원교는 서강대를 비롯하여 가톨릭대, 대구가톨릭대, 가톨릭상지대, 부산가톨릭대가 있다.


ASEACCU 연차총회는 매년 8월 셋째 주에 개최된다. 보통 3박 4일이나 4박 5일 정도로 개최하는데 서강대가 올해 처음으로 행사 주관을 맡게 되었다. 개최교에서 그 나라와 시점에 가장 부합하는 테마를 정하고 그 테마와 관련해서 발표와 토의를 포함한 인적 교류, 학술 교류를 진행한다. 가톨릭계 대학들이 대학 차원에서 교류하고, 문화적으로도 교류하는 교류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교수, 직원 외 개별 트랙으로 학생들도 참가하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개별적 트랙도 진행된다. 폐회식 때는 공연을 진행하는데, 각 나라 별로 특색 있는 문화 공연을 한다. 우리 대학은 지금까지 본 행사에 이사장, 총장, 교목처장, 국제처장 등 보직자 외에 매해 두 명의 학생을 선발하여 참가하고 있다.


#2. 2019 ASEACCU 연차총회: 화해와 회복 

 



▲ 2019 ASEACCU 홍보 포스터: “화해와 회복” (클릭 시 홈페이지로 이동)


 

2019 연차 총회는 서강대에서 개최하며 2019년 8월 19일(월)부터 8월 23일(금)까지 4박 5일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올해의 테마는 화해와 회복, 그리고 동아시아 지역의 정세이다. “전후 상황에서 최빈국이었던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OECD에서도 손꼽히는 성장세를 달성하고, 급성장한 변화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는가?” 이 질문에 초점을 맞춰 토론과 토의, 문화 체험을 하면서 분단국가의 현실을 직시하고, 화해와 회복에 초점을 맞춰 한국의 과거와 현재를 풀어내고자 한다. ‘외국인의 국제적 시각에서 한국이라는 나라를 이해할 때, 어떤 측면을 보여줘야 할까?’ 하는 근본적인 고민이 2019년의 테마가 되었다.

 

 

#3. 2018 ASEACCU 참가자 – 정새봄(철학 14), 손수민(프랑스문화 14)


2006년 이후, 매해 ASEACCU 연차 총회에 꾸준히 참가해 가톨릭적 연대에 몸소 참여해 온 서강. 10년이 넘는 이 기간 동안 매해 학교를 대표해 학생 2명과 다양한 대표자가 참가해 왔다. 2018년도에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최됐던 연차 총회에는 현재는 졸업을 앞둔 정새봄 학생과 손수민 동문이 참가했다. 아직도 얼마 전의 일처럼 생생하게 당시를 추억하는 두 사람을 만나 보았다.

 



▲ 2018 ASEACCU 당시의 박종구 총장과 안명희 국제처장, 정새봄, 손수민 학생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2018 ASEACCU는 어떤 계기로 참가하게 되셨나요?


수민: 이냐시오인재센터에서 주최한 몽골 봉사 활동에 다녀왔었는데, 그 경험이 정말 좋았어요. 이후 학교의 다른 프로그램들을 많이 찾아보게 되었고, ASEACCU에 먼저 참여했던 동아리 후배로부터 정말 좋았다는 말을 듣고 참가를 결심했어요. 다른 나라의 가톨릭 신자 친구들은 어떤지 궁금했어요. ‘가톨릭 교육은 모두 비슷한 시스템일까?’ 하는 교육적 호기심도 있었고, 외국 친구들을 만나고 교류할 것도 기대가 됐었고요. 제가 가톨릭 신자이기도 하고, 그때 마침 막 새봄이가 세례를 받았던 때였거든요. 제가 새봄이의 대모였고요. 둘 다 가톨릭 신자로서의 궁금증이 앞섰죠.



2018 ASEACCU 총회의 핵심 주제는 무엇이었으며, 가톨릭적으로 평화를 달성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새봄: 회의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렸었거든요. 원자폭탄 피해가 있었던 바로 그곳에서 평화를 이야기하고, 이것을 가톨릭적으로 풀어내 보려는 시도였어요. 정확한 주제는 <가톨릭 교육과 평화 계획>이었고요, 작년이 특히나 대형 테러 등 사회 문제가 많았던 시기이기도 해서 평화가 자연스럽게 주제가 된 것 같습니다. 가톨릭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그 기조를 유지하면서 평화 교육을 할지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다만 가톨릭이라는 종교 안에 갇혀 있지 않고 전 인류적인 가치를 다뤘죠. 사실 참가자 중에서도 가톨릭 신자는 많이 없었어요. 캠프 안에 무슬림도 있었고, 개신교, 기독교 다양해서 종교의 차원을 넘어서 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었어요. 먹고 살기도 바쁜 이 세상에서 대체 왜 평화를 실현해야 하는 건지 묻는다면, 가톨릭적으로 얘기한다면 ‘하나님께서 만든 이 세상을 동등하게 향유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라고 답하겠지만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이야기한다면 ‘인간이 더 나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이겠지요.



ASEACCU에서 직접 느낀 ASEACCU만의 활동 기조나 원칙이 있었나요?


새봄: ASEACCU라는 하나의 단체에 소속된 기관들이 아니라 독립적인 여러 대학이 참가하는 회의인 만큼, 다양한 나라와 학교의 교수진과 학생들이 모여 여러 의견을 나눈다는 측면이 강조됐던 것 같아요. 공통으로 합의된 하나의 신념을 주입하고 교육하는 게 아니라 여러 의견을 들으며 협의하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기본 원칙이에요. 예를 들어 일본의 어느 교수님께서는 개인의 내적 평화를 유지하는 본인만의 방법으로 명상을 소개해 주셨고요, 필리핀의 베니라는 교수님은 온라인에서만 평화를 외치고 오프라인에서는 갈등이나 이익에만 치중하는 현상을 꼬집어 주셨어요. 똑같이 가톨릭적 신조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다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라는 걸 느꼈고, 전 지구적 차원의 의견들을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수민: 토론도 있었고, 교육도 있었고요. 무엇보다 각국의 학생들이 모여서 논의하고 각자의 의견을 나누던 시간이 기억에 남아요. 모든 학생이 강의를 듣고 난 후, 혹은 체험 활동을 하고 난 후 포스트잇에 내가 배운 것/느낀 것/앞으로 해야 할 것을 각각 적어서 전지에 붙였는데, 색색의 포스트잇이 가득 모인 전지를 보니 평화가 정말 금방이라도 달성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앞으로는 더 이상 히로시마 원폭 같은 대재앙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하고, 조금 추상적으로 보이더라도 서로를 이해하고 조화를 이루려는 노력이 결국 평화의 기반이라는 걸 배웠죠.

 


2018 ASEACCU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정이 있으신가요?


수민: 원자폭탄 투하 당시 두 살 정도 되는 갓난아이셨다는 생존자 할머님께서 오셔서 말씀을 들었어요. 번쩍하는 섬광이 있었다는 사건 당시의 참혹한 이야기, 거의 유일한 생존자로서 삶을 헤쳐나가야만 했던 할머님의 이야기.. 원폭 투하로 전쟁을 끝낼 수 있었고, 연합군의 더 큰 피해를 막았지만, 많은 민간인 희생자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잖아요. 그 민간인 중 한 명인 할머니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 이후 바로 히로시마 평화 공원을 답사하기도 했는데, 그곳의 한국인 위령비를 보며 평화의 중요성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해볼 수 있었던 기회였죠.


새봄: 저도 할머님의 이야기가 인상이 가장 깊었는데, 기분이 좀 묘했어요. 사실 히로시마 사건이 우리나라에서는 전쟁 종식의 계기가 된 사건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말씀이 끝나신 후 할머님께 이 복잡함에 대해 말씀을 드렸어요. 그랬더니 할머님께서 대뜸 “한국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하시는 거예요, 가장 큰 피해자인 할머님께서. 그 이전까지는 히로시마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직접 생존자 할머님의 말씀을 듣고 추모공원을 답사하면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일본인만이 사망한 것이 아니라 강제 징용한 한국인도 2만 명 이상이 전멸하고 말았다는 것도 알게 됐고, 무엇보다 이런 참사는 개인적 차원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어요. 개인적인 감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중시하고 이를 위해서 미약하나마 노력하고 드러내고, 이야기하고, 최우선순위로 삼는 것이 정치적 차원으로 확대되는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마지막으로, 서강 가족들에게 해주시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새봄: 2018 ASEACCU가 제게는 개인적으로 경험한 바, 느낀 바가 정말 많은 총회였거든요. 이런 기회를 준 서강에 참 감사해요. 학생들도 일차적으로 생각할 때 내게 당장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해서 꺼리지 말고, 예상치 못한 결과와 경험, 인맥들을 많이 얻을 수 있으니까 더 적극적으로 학교의 행사들에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교목처에서 다양한 지원도 정말 많이 해 주거든요. 저도 진작에 적극적이었더라면 졸업 전에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후회가 돼요. 가톨릭적 가치에 관심이 있는 학우라면 신자가 아니어도 정말 괜찮으니까, 꼭 참가해 보시기를 권해 드려요!





ASEACCU 총회가 지니는 진정한 힘은, 그것이 단순히 종교 안에만 갇히지 않는 연대라는 데에 있었다. 오히려 ASEACCU 협의체는 종교의 힘으로 전 인류적 가치를 껴안고, 더 나은 사회를 꿈꾸려는 ‘우리 모두를 위한’ 연대의 결실이었다. 아시아 각국의 대학이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매해 모여 가치를 나누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그들이 이 세계에 퍼뜨린 평화의 파장은 이미 가시화되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그들이 퍼뜨리는 물결이 멈추지 않고 더욱 멀리 퍼져 나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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